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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4일 월요일

[요약] Nanay, B. (2016), "Imagination and Perception"

 Nanay, B. (2016), "Imagination and Perception", in The Routledge Handbook of Philosophy of Imagination.

 

 

1. Introduction

본 논문에서는 지각과 상상의 관계에 대한 다음 세 가지 질문을 다룬다.

 

- 지각과 상상이 얼마나 유사하고, 무엇이 이 유사성을 설명하는가?

- 지각과 상상은 얼마나 다르고, 무엇이 이 차이점을 설명하는가?

- 지각과 상상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

 

 

2. Mental Imagery

"상상"이라는 용어는 다양하게 쓰이지만, 여기서 초점을 맞출 것은 심적 이미지(mental imagery, 심상)이다. 심상을 갖는 것은 명제 태도의 일종인 명제적 상상과 구분된다. 그리고 지각과 상상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은 명제적 상상이 아니라 심적 이미지에 대한 것이다. 심적 이미지는 흔히 "준지각적(quasi perceptual)"이라고 여겨진다.

- 심적 이미지는 반드시 시각적일 필요는 없다. 여기서 "심적 이미지"라는 용어는 청각적, 촉각적, 후각적 이미지도 포괄한다.

- 심적 이미지는 의도적, 자발적으로 떠올릴 수도 있고, 수동적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 심적 이미지는 의식적일 수도 있고 무의식적일 수도 있다. Philips 2014a; 2014b는 사람들의 심적 이미지에 대한 보고가 크게 다른 것은 심적 이미지의 이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심적 이미지가 의식적인지 여부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2010b; 이 논문 5)는 지각된 대상의 가려진 부분에 대한 심적 이미지는 보통 무의식적이기 때문에, 무의식적 심적 이미지가 매우 광범위하게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심적 이미지는 추상적일 수도 있고, 자기를 중심에 놓은 공간 내에 나타날 수도 있다. e.g., 그냥 사과 하나를 마음 속으로 시각화하는 것과, 여기 있는 내 노트북 키보드 위에 사과가 하나 있다고 마음 속으로 시각화하는 것.

 

의도적/비의도적, 의식적/무의식적, 추상적/자기중심적 구분은 orthogonal하여, 모든 조합의 심적 이미지가 존재한다.

 

 

 

3. The Similarity between Perception and Mental Imagery

- 현상적 유사성: 지각과 심적 이미지의 유사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Perky experiment이다. 피험자들에게 하얀 벽을 보면서 특정 물체를 떠올리라고 요청한 후, 피험자들이 모르게 그 물체 이미지를 벽에 희미하게 띄웠다. 피험자들은 자신이 그 이미지를 지각한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시각화했다고 여겼다. 일반적으로 이 실험은 지각과 심적 이미지가 현상적으로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된다(이러한 해석에 대한 비판은 Hopkins 2012, 재반론은 Nanay 2012).

- 신경생리학적 유사성: 지각과 심적 이미지에 관련된 뇌 부위는 거의 겹친다. 이는 지각을 가능하게 하는 심적 과정과 심적 이미지를 가능하게 하는 과정이 같음을 시사한다.

- 안구 운동의 유사성: 특정 장면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를 마음 속으로 떠올릴 때, 그 장면을 지각할 때와 같은 운동이 일어난다. (여기서는 시각과 관련된 것만 다뤘지만 후각과 관련해서도 유사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지각과 심적 이미지는 현상적으로 왜 유사한가?

- 내용이 유사하기 때문이라는 입장: 내용과 현상성 사이에 모종의 의존 관계가 있다면, 내용의 유사성으로 현상성의 유사성을 설명할 수 있다. 의존 관계의 한 예는 수반 관계로, 지각적 현상성이 지각적 내용에 수반한다는 것이다(지각철학의 intentionalism). 하지만 수반 이외의 다른 의존 관계여도 이 입장을 옹호할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이 유사하면 현상성도 유사하다는 설명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내용이 정말로 유사함도 보여야 한다. 그런데 지각의 내용(및 심적 이미지의 내용)에 대해 철학자들 사이에 합의가 없으며, 심지어 지각에는 내용이 없다고 주장하는 철학자들도 있다.

 

지각적 내용에 대한 입장들 (1~3은 내용이 유사하기 때문이라는 입장, 4는 지각에 내용이 없다는 입장)

ㅇ 입장 1: 지각적 내용은 명제적 내용의 일종이다. 지각적 상태는 믿음이나 욕구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명제 태도이다.

- 문제점: 이 입장에서는 지각과 심적 이미지 사이의 현상적 유사성을 설명하기가 힘들다. 많은 명제 태도들(믿음, 희망, 욕구 등)은 지각과 같은 내용을 가지더라도 현상성은 다르다.

 

 

ㅇ 입장 2: 지각적 내용은 그 지각적 상태의 대상이다

- 문제점: 이 입장에서도 지각과 심적 이미지 사이의 현상적 유사성을 설명하기가 힘들다. 지각적 상태와 달리, 심적 이미지의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ㅇ 입장 3(저자가 옹호하는 입장): 내용은 대상에 속성을 귀속시키는 것이다. 지각적 상태는 지각된 대상에 속성을 귀속시킨다. 심적 이미지는 속성을 상상된 대상에 귀속시킨다. 속성이 귀속된 대상이 매우 다르더라도, 귀속된 속성은 유사할 수 있다. 이 점이 지각과 심적 이미지의 내용을 유사하게 만들고, 따라서 현상성도 유사하게 만든다. , 귀속되는 속성에 대해서, 그리고 귀속 방식에 대해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ㅇ 입장 4: 지각적 상태는 내용을 갖지 않는다. 지각적 상태는 지각된 실제 대상과의 관계에 의해 구성되며, 이것이 지각적 상태의 본질적 성질이다. 이러한 입장은 선언주의 논쟁과 관련이 있다. 선언주의에 따르면 지각과 환각(hallucination)은 현상적으로는 유사하지만, 지각은 실제 대상과 관련 있고 환각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러면 지각과 환각 사이의 현상적 유사성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같은 문제가 지각과 심적 이미지 사이에도 제기된다.

이 입장은 다음과 같은 의존성 논제(Dependency Thesis)를 옹호한다. 의존성 논제에 따르면, 한 대상에 대한 심적 이미지를 갖는 것은 그 대상에 대한 경험을 표상하는 일로 이루어져 있다. , 우리는 대상에 대한 경험을 상상함으로써 대상을 상상한다. 따라서 심적 이미지의 내용은 대상에 대한 경험 뿐만 아니라 대상 그 자체이다. 따라서 지각적 상태는 그 대상 자체를 심적 이미지는 현상적 속성을 지각적 상태에서 물려받는다.

- 문제점: 현상적 유사성은 설명할 수 있으나, 심리학적, 행동적 유사성까지 설명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안구 운동의 유사성에 대한 실험을 다시 생각해보자. 의존성 논제에 따르면, x에 대한 심적 이미지는 x에 대한 경험을 표상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표상하기는 특정 안구 운동을 동반하지 않는다. 표상이 아니라 그 표상의 내용, x에 대한 경험이 안구 운동을 동반한다.

 

 

 

4. The Difference between Perception and Mental Imagery

지각과 심적 이미지 사이의 차이점들은 다음과 같다.

- 지각은 행위를 야기하지만, 심적 상태는 그러지 않는 경우가 많다.

- 지각은 "존재감(feeling of presence)"이라고 표현되는 현상적 매력(oomph)를 갖는다.

 

차이점을 설명하는 데 있어, 지각적 상태가 내용을 갖지 않는다는 입장(3절의 입장 4)가 유리한 것으로 보인다. 심적 이미지와 지각이 다른 종에 속하는 심적 상태고, 지각만 실제 대상과 관련 있다면, 지각이 존재감을 갖는다는 점이 설명된다.

 

심적 이미지와 지각의 유사성이 내용의 유사성에서 온다는 입장에도 최소한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 Hume의 주장과 같이, 시각적 이미지와 지각은 유사하지만 선명함에 차이가 있다. 지각이 심적 이미지보다 선명하다.

- (저자의 입장) 귀속된 속성의 한정성(determinacy)이 지각에서는 상향식이고, 심적 이미지에서는 하향식이다. 지각적 상태에 귀속된 속성은 지각된 대상에 의해 한정된다. 반면 심적 이미지에 귀속된 속성은 주체의 기억, 믿음, 기대에 의해 한정된다. (심적 이미지가 지각보다 덜 한정적이라는 주장은 아니다. 추가적인 한정성이 서로 다른 원천에서 온다는 것이다.)

> 가능한 반론: 존재감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

> 저자의 재반론: 존재감의 유무가 지각과 심적 이미지의 현상성의 차이를 드러내주지는 않는다. 지각이 (최소한 의식적일 때는) 존재감을 동반한다는 점은 옳지만, 심적 이미지도 존재감을 동반할 때가 있다.

- 1: 내 노트북을 보면서, 그 노트북이 노란색이라거나 크기가 두 배인 것을 상상하는 경우. 이 경우 내가 심적 이미지를 형성한 것이지만, 노트북의 존재감도 여전히 느낀다.

- 2(위의 예보다 논쟁의 여지가 큼): 꿈과 환각은 일종의 심적 이미지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꿈을 꿀 때나 환각 경험을 할 때 존재감이 동반된다.

2를 설명할 때는 지각에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 불리하다. 실제 대상이 없는데도 존재감이 동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존성 논제를 동원할 때도 왜 어떤 경험을 표상할 때는 존재감이 동반되고 어떤 경험을 표상할 때는 그렇지 않은지 설명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5. The Interaction between Perception and Mental Imagery

5.1. Is mental imagery necessary for perception?

- 칸트주의: 심적 이미지는 지각 그 자체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무엇인가를 그것으로서 지각하기 위해서는, 대상이 약간 달랐다면 그것이 어땠을 지(혹은 어떻게 보였을 지) 상상해야 한다.

대상을 삼차원으로 보려면, 우리는 대상을 다른 각도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도 상상해야 한다. [내 의견: 아닌 것 같다. 우리가 대상을 삼차원으로 보는 이유는 두 눈에 약간씩 다른 영상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 더 온건한 칸트주의: 심적 이미지는 일부 지각에 필수적이다. 무형 지각(amodal perception)은 지각된 대상의 가려진 부분에 대한 표상이다 (e.g., 일부 가려진 고양이를 보면서 가려진 부분까지 지각한다). 이렇게 가려진 부분은 믿음에 의해 표상되는 게 아닌데, 그 표상도 감각적 현상성을 갖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가려진 부분은 심적 이미지에 의해 표상된다(Nanay 2010b).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심적 이미지는 지각적 상태에 매우 많을 것이다. 가려진 물체를 지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주변 시야. 우리 시각장(visual field)의 주변부를 담당하는 색 수용 세포가 없는데도, 우리는 시각장 주변부도 흑백이 아니라 컬러로 본다. 심적 이미지가 주변부에 색깔을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내 의견: visual experience를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눈에 들어온 것까지만? 아니면 뇌에서 후처리를 한 것까지? 그리고 주변부의 색깔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5.2. Perception/mental imagery mixed cases

심적 이미지를, 대상에 속성들을 준지각적으로 귀속시키는 것으로 본다면, 귀속은 두 가지 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다. (1) 상상된 대상에 속성을 귀속시킨다. (2) 지각한 대상에 상상된 속성을 귀속시킨다.

심적 이미지를 갖는 위의 두 방식은 모두 지각/이미지 혼합 사례들과 일관적이다. e.g., 가구 상점에서 소파를 보면서, 내 방에 놓으면 어떨지 상상한다. , 실제 소파를 지각하면서 상상된 속성(내 방의 시공간적 속성 등)을 귀속시킬 수 있다. 그리고 소파를 사지 않고 집에 와서, 소파(상상된 대상)가 내 방에 있으면 어떠어떠할지(내 방의 실제 시공간적 속성)를 귀속시킬 수 있다.

이러한 지각/심적 이미지 환합 사례는 광범위하다. 만약 무형 지각이 심적 이미지를 포함한다면, 거의 모든 우리 지각적 상태는 사실상 지각/심적 이미지 혼합 상태이다.

그리고 상향식/하향식 한정성이 혼합된 사례들도 있다면, 지각/심적 이미지가 혼합된 사례들도 있다. e.g., 인지적 침투는, 만약 존재한다면, 지각이 상위 인지적 과정에 영향을 받는(하향식) 사례이다.

의존성 논제의 옹호자들은 이러한 혼합 사례들을 설명하기가 더 어렵다. 때가 끼어 있는 창문으로 밖을 내다본다고 해보자. 우리는 무형 지각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본다. 그런데 의존성 논제의 옹호자들은 때에 가려진 풍경에 대한 지각적 경험을 우리가 표상한다고 말해야 한다. 이런 관점은 옹호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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