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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4일 월요일

[요약] Debus, D. (2016), "Imagination and Memory"

 Debus, D. (2016), "Imagination and Memory", in The Routledge Handbook of Philosophy of Imagination.

 

1. Introduction

홉스는 상상과 기억이 같은 종류이지만 여러 이유로 다른 이름을 갖게 됐다고 보았다. 저자는 홉스의 관점에 반대하지만, 홉스가 그렇게 급진적인 주장을 하도록 한, 상상과 기억 사이의 중요한 유사점들과 연결점들이 있다고 본다. 둘 사이의 유사점과 차이점들을 고려하면서, 형이상학적 질문들(, 상상과 기억의 본성과 관련된 질문들)과 인식론적 질문들(, 주체가 자신이 상상을 하고 있는지 기억을 하고 있는지를 어떻게 구분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을 모두 다룬다.

 

2. Propositional vs. Experiential

기억과 상상은, 실제로는 아닌 것과 더이상은 아닌 것, 혹은 경험하지 않고 있는 것이나 더이상 경험하지 않게 된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이 점은 둘 각각에 유사한 구분이 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명제적 상상과 경험적(감각적) 상상이 구분되듯이, 명제적 기억과 경험적(회상적) 기억이 구분된다.

경험적 기억과 경험적 상상은 특히 관심의 대상인데, 그것들의 경험적 특성 및 그것이 우리 심적 활동에서 하는 중요한 역할 때문이다. 게다가 경험적 기억과 경험적 상상은 고립적으로, 주체의 관점에서 벗어나 고려되었을 때, 매우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도 주목할 만 하다. 주체의 관점에서 벗어나 생각하면 그 둘은 구분하기 어렵다. e.g., 맥락을 떼어놓고 생각하면, 지난 일요일에 했던 일에 대한 경험적 기억은 경험적 기억인지 경험적 상상인지 구분하기가 힘들다. 반대로 이번 일요일에 할 일에 대한 경험적 상상은, 맥락을 떼어놓고 생각하면, 경험적 상상인지 경험적 기억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일반적인 주체들은 그 둘을 잘 구분한다. 그리고 인식적으로나 더 실용적으로나 우리는 경험적 상상과 경험적 기억을 다르게 사용한다. 우리는 경험적 기억이 과거에 대상들이 어땠는지 우리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과거 일에 대한 판단에 이용한다. 반면 우리는 경험적 상상이 대상이 될 수도 있었던 것만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우리는 그럴 수도 있던 상황에 대한 판단에만 그 경험을 이용한다. 실용적으로도, 우리는 경험적 기억을 과거 사건을 이해하는 데, 그리고 우리가 그 시점에 있었으면 어땠을 지 상상하는 데 이용한다. 반면 우리는 감각적 상상을 혹은 계획과 결정을 하는 데 이용한다.

 

3. Distinguishing Features?

Hume: 경험적 기억과 경험적 상상은 강도(force)와 생생함에서 다르다. 상상은 기억보다 강도가 약하고 덜 생생하다(지각 경험 > 기억 > 상상). 그렇다면 주체는 생생함의 정도를 통해 둘을 구별해야 할 것이다.

- 저자의 반론: 어떤 상상은 어떤 기억보다 더 강하고 생생하다.

 

Russell: 기억은 "과거라는 느낌"을 동반하는 반면, 상상은 그렇지 않다.

- 저자의 반론 1: 어떤 심적 사건이 "과거라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는가? 어떤 경험적 기억은 그런 느낌을 동반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기억에 "과거의 느낌"이 전혀 동반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 저자의 반론 2: 논의를 위해 "과거라는 느낌"이 존재한다고 하고, 모든 경험적 기억이 그 느낌을 동반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Russell"과거라는 느낌"이 어떻게 그 경험이 과거의 사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체가 생각할 이유를 주는지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느낌은 그 경험이 과거의 사건이라고 볼 이유를 주지 못한다. 예를 들어, 법정에서 증인이 "내가 그렇게 기억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만, 무슨 이유로 그 경험이 과거의 사건을 보여주는 것인지 질문을 받았을 때, "그 경험이 내 마음 속에 떠올랐을 때 과거라는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내 의견: 여기서 저자는 어떤 사건에 대한 경험이 그 사건이 일어났다는 증거인지의 문제와, 그 경험이 왜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인지의 문제를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

 

Urmson: 주체는 해당 경험을 떠올릴 때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안다는 점 때문에 상상과 기억을 구분할 수 있다.

- 저자의 반론: 많은 상상과 기억은 의도치 않게 일어난다. e.g., 일 하는 중 집중력이 떨어지면 과거에 있었던 일이 떠오르기도 하고, 다른 일이 상상되기도 한다.

 

4. Context Matters

저자는 기억과 상상이 보통 다른 심적 사건과 심적 사태의 맥락 안에서 일어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 저자는 기억이 상상에는 없는 (최소한 일반적으로는) 특징적인 관계적 속성, 즉 유관한 믿음들의 특정 맥락에서 일어난다는 속성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그 유관한 관계적 속성들은 그 경험을 과거에 대상들이 어땠는지 보여준다고 생각할 이유를 준다.

더 정확히 말해, 경험적 기억은 믿음들(발생적일 수 있지만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는)의 맥락에서 일어나는데, 그 믿음들에 기반을 두고 주체는 그 경험의 내용에 대해 적절히 세부적이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만약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주체는 그것을 과거에 대상들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받아들일 이유를 갖게 된다. 그런 이야기들은 세부적이면서도 암묵적으로 주체 자신이 따라갔던 시공간적 경로를 묘사하며, 만약 같은 경로를 따라간다면 그 기억과 비슷한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야기는 1인칭 대명사를 사용하여 기술된다. 이렇게 이야기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은 그 경험이 과거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볼 이유를 제공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논제를 받아들일 수 있다.

 

맥락 논제(Context Claim): 주체는 특정 경험이 과거에 대상들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받아들일 이유를 갖는다 if 그 경험이 믿음들의 맥락에서 일어나는데, 그 믿음에 기반해 주체는 충분히 세부적이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 경험의 내용을 언급하며 할 수가 있다.

 

물론 대개의 경우 주체는 명시적으로 그런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경우, 그 경험이 과거에 대상들이 어땠는지를 주체에게 보여준다는 점을 주체가 받아들일 이유가 된다. 왜냐하면 유관한 믿음들의 맥락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주체는 그 경험이 그 믿음들(그 경험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과 들어맞는다는 점(fitting in)을 의식하고(aware), 그 주체는 그 유관한 경험과 맥락적 믿음들 사이에 설명적 관계가 성립한다는 점을 원초적으로 의식하기(aware) 때문이다. 따라서 경험적 기억이 그렇게 들어맞음을 아는 주체는 그 경험이 대상들이 어땠는지를 자신에게 보여준다고 받아들일 이유를 갖는다.

반면, 경험적 상상은 유관한 믿음들과 경험들의 맥락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5. "False Memories"

맥락 논제는 주체가 어떤 경험적 상상이 자신에게 과거에 대상들이 어떠했는지 보여준다고 착각하는 경우를 잘 설명할 수 있다. , 소위 "거짓 기억(false memory)"이라고 불리는 것을 잘 설명할 수 있다. 사실, "거짓 기억"이라는 용어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왜냐하면 그 경험은 기억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Hyman et al. 1995의 실험: 피험자들의 부모가 피험자들에게 어릴 때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주도록 했는데, 그중 피험자들이 겪지 않았던 일 한 가지를 섞어서 이야기하도록 했다. 나중에 피험자들에게 그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을 때, 피험자들은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던 것처럼 생생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러한 "거짓 기억" 사례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런 사례들에서, 주체는 한 사건에 대한 묘사를 들으면, 그 묘사와 맞는 사건을 경험적으로 상상하고, 그 경험적 상상을 경험적 기억이라고 착각한다. 주체가 이런 식으로 착각을 한다는 점은 맥락 논제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 이런 착각을 하는 주체는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거짓) 믿음들도 가지며, 그 믿음들에 기반을 두고 그들은 겉보기에 자전적이고(그러나 실제로는 허구이고) 그 경험적 상상의 내용과 관련된 이야기를 말할 수 있다. , 그 주체들은 그 경험이 유관한 겉보기에 자전적인 믿음들의 맥락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기억으로 받아들일 이유를 갖게 된다.

"거짓 기억"의 사례는 경험적 기억과 경험적 상상 사이의 중요한 형이상학적 사이를 드러내준다. 왜냐하면 앞서 이야기했듯 한 주체가 무엇인가를 경험적으로 기억하기 위해서는, 유관한 사건이 과거에 실제로 일어났어야 하고, 그 주체가 그 사건을 목격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짓 기억"은 사실 기억이 아니며, 경험적 상상의 사례이다.

더 일반적으로 말해, 주체가 한 사건을 경험적으로 기억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1) 그 유관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고,

(2) 그 주체는 그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목격했다.

(3) 그 사건의 발생은 그 주체의 현재 경험을 야기하는 하는 데 있어 인과적 역할을 했다.

 

6. "Mental Time Travel"

기억과 상상 사이의 다른 유사점은 실험심리학과 신경과학 등 경험과학에서 연구되었다. "심적 시간 여행"은 주의를 과거에 기울이면 기억이 되며, 미래에 기울이면 예측(상상)이 된다. 그리고 두 경우에 중요한 유사점이 존재한다. 신경과학자들은 두 경우에 신경생리학적 기저가 동일함을 보여주는 증거를 찾아냈다. 그런데 이 증거들은 기억과 상상 사이의 관계에 대해 어떤 의미를 갖는가?

ㅇ 어떤 사람은 기억과 상상이 신경생리학적 사건에 불과하므로, 기억과 상상의 신경생리학적 기저가 동일하다고 밝혀지면 기억과 상상은 사실 같은 종("심적 시간 여행")에 속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 저자의 비판 1: 경험적 기억이나 경험적 상상에는 현상적, 질적 속성이 포함되어 있다.

- 저자의 비판 2: 상상과 기억은 우리가 여러 믿음을 옹호할 이유를 주는데, 이러한 규범적인 역할은 순수하게 신경생리학적인 용어로는 완전히 설명될 수 없다.

- 저자의 비판 3: 상상적 기억을 하는 주체는 과거 사건과 연결되어 있고, 그 기억은 과거 사건에 의해 부분적으로 구성된다. 이런 관점에서, 신경생리학적 사건이 아닌 과거의 그 사건도 기억의 구성 요소이다.

[여기서 저자는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 같다. 기억과 상상의 신경생리학적 기저가 같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상상과 기억이 신경생리학적 사건에 불과하다는 주장(심신동일론)까지 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기억과 상상의 기저에 놓인 신경생리학적 사건이 같은 종에 속한다고 해도, 상상과 기억이 중요한 면에서 다르다고 볼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주체가 과거 사건을 경험적으로 기억할 때, 그 주체는 과거의 특정 사건을 경험적으로 의식한다(aware). 반면 주체가 미래 사건에 대해 경험적으로 상상할 때, 그 주체는 특정 미래 사건에 대해 경험적으로 의식하지(aware) 않는다. 특정 사건을 경험적으로 의식하기(aware) 위해, 그 사건은 주체 자신의 시공간적 관점에서 실제 사건이어야 하기 때문이다(단지 가능한 사건이 아니라).

그렇다고 "심적 시간 여행"에 대한 경험적 연구들의 가치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상상과 기억 사이의 여러 유사점들을 보여준다. 신경생리학적 기저뿐만 아니라, 아이의 발달에 있어, 상상 능력 상실과 기억 능력 상실의 관련성에 대해서, 기억과 미래에 대한 상상 능력이 인간 고유의 능력인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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