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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7일 금요일

[요약] 이병덕, <표상의 언어에서 추론의 언어로> 1장: 의미지칭이론

 1. 의미란 무엇인가

질문: 특정 형태의 표시 또는 소리가 어떻게 특정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가? e.g., '히틀러'라는 언어 표현의 의미란 무엇인가?
의미지칭이론의 대답: 언어 표현의 의미는 그 표현이 지칭하는(= 지시하는 = 가리키는, refer) 대상이다. e.g., '히틀러'라는 언어 표현의 의미는 히틀러이다.


2. 의미지칭이론의 주요 이론적 동기
우리가 세계 속에서 성공적으로 생존하고 번영하고 위해서는 세계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과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언어가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언어는 세계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세계 속 특정 대상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으려면 그 대상을 지칭하는 언어표현이 필요하다.

사용(use)과 언급(mention)의 구분
우리는 어떤 대상의 언어표현(이름, 일반명사, 기술구, 문장 등)을 사용함으로써 그 대상을 언급한다. 

언급되는 언어표현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작은따옴표 안에 그 언어표현을 쓴다.

이름(고유명, proper name)의 경우

(2) 서울은 인구가 많다. - '서울'이라는 이름(⊂ 언어 표현)을 사용
(3) '서울'은 이음절이다. - '서울'이라는 이름을 언급

(1) (a) '버락 오바마'는 (b) 버락 오바마를 지칭한다
(a)는 '버락 오바마'라는 이름을 언급하는 것, (b)는 '버락 오바마'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

※ 고유명사(proper noun): 문법적 범주로, 교유명인 단어 하나를 가리킨다. 고유명(proper name)은 의미론적 범주이다.
e.g., '서울': 고유명이자 고유명사이다.
'Los Angeles': 고유명이지만, 고유명사는 아니다. 관사('Los')와 일반명사('Angeles')가 합쳐져 고유명을 이룬 것이다.
'Johnnie Walker': 고유명이지만, 고유명사는 아니다. 고유명사('Johnnie')와 고유명사('Walker')가 합쳐져 고유명을 이룬 것이다.
'Seven Eleven': 고유명이지만, 고유명사는 아니다. 일반명사('Seven')과 일반명사('Eleven')가 합쳐져 고유명을 이룬 것이다.

일반명사의 경우
(4) '개'는 개들을 지칭한다.

의미지칭이론에 따르면, '개'의 의미는 이 표현이 지칭하는 대상(지시체, 지칭체, reference)인 개들이다.

문장의 경우
(5) '고양이 한 마리가 돗자리 위에 있다'는 문장은 고양이 한 마리가 돗자리 위에 있다는 사실을 표상한다.

의미지칭이론에 따르면, '고양이 한 마리가 돗자리 위에 있다'는 문장은 고양이 한 마리가 돗자리 위에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 ''고양이 한 마리가 돗자리 위에 있다'는 사실을 표상한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어떤 사실을 가리키면서 작은따옴표를 쓰는 것은 혼동의 여지가 있다. 작은따옴표는 언어표현을 가리키는 데 사용하기로 했으니, 사실을 가리킬 때는 다른 기호를 쓰거나 아예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3. 의미지칭이론의 세 가지 난점들
난점 1: 지칭체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언어표현들이 있다.

(6) 페가수스는 날개가 있는 말이다.
(7)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8) 포숙아가 관중을 도운 것은 그들의 우정 때문이었다.

(6)~(8)은 모두 유의미하다. 그런데 '페가수스', '아무것', '때문'같은 언어표현의 지칭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범주 용어: 명사, 형용사
여범주 용어: '매우', '때문에' 등
여범주 용어도 문장의 의미에 기여를 하지만, 무언가를 지칭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난점 2: 의미지칭이론에 의하면 문장의 각 요소는 의미를 갖기 위해 무언가를 지칭하는 이름의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문장은 이름들의 목록이다. 그런데 이름들의 목록은 진리치를 가질 수 없다.

(9) 버락 오바마, 달, 지구, 대한민국, 3.
cf. '지구는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의미지칭이론가의 반론: 문장이 이름들의 목록이긴 하지만, (9)와는 다른 종류의 목록이다. 술어(predicate)는 구체적 대상이 아니라 속성(property)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10) 민상은 뚱뚱하다.

'___은 뚱뚱하다'라는 술어는 뚱뚱함이라는 속성을 지칭한다. 따라서 (10)은 다음과 같이 재서술될 수 있다.

(12) 민상은 뚱뚱함을 소유한다.


난점 2': 브래들리의 무한퇴행 논증(= 무한후퇴 논증, the infinite regress argument)
(12)에서 민상이라는 구체적 대상은 뚱뚱함이라는 추상적 속성과 소유함이라는 관계 R로 연결된다.
그런데 소유함이라는 관계 R도 일종의 추상적 속성이므로, 민상이라는 구체적 대상과 관계 R'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관계 R'도 일종의 추상적 속성이므로, 민상이라는 구체적 대상과 관계 R''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런데 ....
이런 식으로 관계가 무한히 필요하므로, 민상과 뚱뚱함은 연결될 수 없다.


난점 3: 공지칭어는 많은 경우 동의어가 아니다.

(13) 노무현
(14) 제16대 대한민국 대통령

(13)과 (14)는 공지칭어로서, 지칭체가 같다. 그러나 (13)과 (14)의 의미는 다르다. 따라서 언어표현의 의미가 단지 그 의미표현이 지칭하는 대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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