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ice, H. P. (1957), “Meaning”, The Philosophical Review, 66(3), 377-388.
참고한 자료: https://kanalyticphil.fandom.com/ko/wiki/Grice_(1957),_%22Meaning%22
ㅇ 자연적 의미(natural meaning)와 비자연적 의미(non-natural meaning)의 구분
- "x가 p를 의미한다"
- 자연적 의미: x가 p와 인과적·법칙적 관계를 맺고 있다. e. g. "이 반점들은 홍역을 의미한다", "최근 예산은 우리가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임을 의미한다"
- 비자연적 의미: x가 p를 규약적으로 의미한다. e. g. "버스의 벨이 세 번 울린다는 것은 버스가 꽉 찼다는 것을 의미한다.“
- 차이점 1: “x는 p를 의미한다”에서 p가 사실임을 함축하는가?
- 자연적 의미: YES
e. g. "이 반점들은 홍역을 의미하지만, 그는 홍역에 걸린 것이 아니다"는 성립할 수 없다.
- 비자연적 의미: NO
e. g. "버스의 벨이 세 번 울린다는 것은 버스가 꽉 찼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버스는 실제로 꽉 차지 않았다”는 성립할 수 있다.
- 이러한 차이는 자연적 의미는 x와 p가 법칙적 관계를 맺고 있지만 비자연적 의미는 그렇지 않다는 데서 비롯된다.
- 차이점 2: "x가 p임을 의미한다"에서 "x에 의해 의미된 것(what is meant by x)은 p이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가?
- 자연적 의미: NO
e. g. “이 반점들은 홍역을 의미한다”에서 “이 반점들에 의해 의미된 것은 홍역이다”라고 주장할 수 없다.
- 비자연적 의미: YES
“버스의 벨이 세 번 울린다는 것은 버스가 꽉 찼다는 것을 의미한다”에서 “버스의 벨이 세 번 울린다는 것에 의해 의미된 것은 버스가 꽉 찼다는 것이다”라는 주장을 할 수 있다.
- 차이점 3: "x가 p를 의미한다"에서 “누군가가 x로 p를 의미한다”를 추론할 수 있는가?
- 자연적 의미: NO
e. g. "이 반점들은 홍역을 의미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이 반점들로 홍역을 의미했다는 것이 아니다.
- 비자연적 의미: YES
e. g. 버스 벨 사례에서 우리는 “승무원이 버스 벨이 세 번 울리는 것으로 버스가 가득 찼음을 의미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 차이점 4: “x는 p를 의미한다”를 인용 부호가 포함된 문장 “x는 ‘p’를 의미한다”로 재진술할 수 있는가? (재진술해도 의미가 유지되는가?)
- 자연적 의미: NO
e. g. "이 반점들은 홍역을 의미한다"는 "이 반점들은 ‘홍역’을 의미한다"로 재진술될 수 없다.
- 비자연적 의미: YES
e. g. “버스의 벨이 세 번 울린다는 것은 ‘버스가 꽉 찼다’는 것을 의미한다”로 재진술할 수 있다.
- 차이점 5: "x는 p를 의미한다"는 "...라는 사실은(the fact that) p를 의미한다"의 형태로 재진술될 수 있는가? (재진술해도 의미가 유지되는가?)
- 자연적 의미: YES
e. g. “이 반점들은 홍역을 의미한다”는 “그가 이 반점들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그가 홍역에 걸렸음을 의미한다”로 재진술될 수 없다.
- 비자연적 의미: NO
e. g. “버스 벨이 세 번 울렸다는 사실은 버스가 꽉 찼음을 의미한다”는 “버스 벨이 세 번 울린다는 것은 버스가 꽉 찼다는 것이다”로 재진술될 수 없다.
ㅇ 그라이스의 의도 기반 의미 이론
- 그라이스는 다음 세 가지 의미 진술들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려고 한다:
(1) “A는 (개별 상황에서) x로 p를 의미했다NN”
(2) “x는 (개별 상황에서) p를 의미했다NN”
(3) “x는 (무시간적, 일반적으로) p를 의미했다NN”.
- 그라이스는 (1) 즉 화자 의미는 화자의 의도를 토대로 분석한 뒤, (1)을 토대로 문장의 (2) 개별적 의미와 (3) 일반적 의미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려고 한다.
- A가 서술문 x의 발화로 p를 의미했다NN = A는 x의 발화를 통해,
(i) 청자에게 p라는 믿음을 유발시키고자 의도했다.
(ii) 의도 (i)을 청자가 파악하기를 의도했다.
(iii) 청자가 의도 (i)을 파악함으로 인해 믿음 p를 갖게 되기를 의도했다.
- 의도 (i)이 필요한 이유: 발화의 가장 기본적인 사용 방식은 발화를 통해 무엇을 주장하는(assert) 것이다. 주장은 화자가이 참이라고 믿고 있는 내용 또는 정보 p를 청자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화자가 해당 발화를 통해 청자에게 p라는 믿음을 유발시키고자 의도해야만 한다.
- 단, (i)만으로는 부족하다. e. g. 내가 탐정에게 B가 살인자라는 믿음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살인 사건 현장에 B의 손수건을 놓아두었다고 해서, 손수건이 (혹은 내가 B 씨의 손수건을 놓아둔 것이) B가 살인자임을 의미한다NN고 볼 수는 없다.
- 의도 (ii)가 필요한 이유: 언어 의미는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모든 이들에게 보편적으로 인식될 수 있어야 하므로 (=언어의 공공성), 화자가 어떤 특정한 믿음을 유발시키겠다는 의도를 가져야 할 뿐 아니라 이러한 자신의 의도를 청자 또한 파악하기를 의도해야만 한다.
e. g. “나는 살해 현장에 B의 손수건을 남겨놓음으로써, 탐정에게 <B가 범인이다>라는 것을 의미했다.” (X) - 나는 내가 탐정에게 B가 살인자라는 믿음을 불러일으키려고 의도했다는 점을 탐정이 파악하기를 의도하지 않았다.
- (ii)가 추가되어도 아직 부족하다. e. g. 헤롯이 세례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살로메에게 보여주었다. 이 경우, 헤롯은 살로메에게 세례 요한이 죽었다는 믿음을 불러일으키기를 의도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 의도를 살로메가 인지하기까지 의도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례 요한의 머리가 얹힌 쟁반이, 세례 요한이 죽었음을 의미한다NN고 보기는 힘들다.
- 의도 (iii)이 필요한 이유: 화자가 의도 (ii)를 갖는 이유, 즉 청자가 화자의 의도 (i)을 파악하기를 화자가 의도하는 이유는, 청자가 다른 것이 아닌 바로 화자의 의도 (i)에 대한 파악에 근거하여 믿음 p를 갖게 되기를 화자가 의도하기 때문이다.
- 만약 청자가 화자의 의도 (i)을 파악하는 것과 상관없이 화자의 발화 x로부터 믿음 p를 가질 수 있다면, 화자가 x의 발화를 통해 p를 의미하는 것을 분석하는 데 화자의 의도 (i)에 호소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 g. 살로메가 세례 요한이 죽었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은 세례 요한의 잘린 머리를 봤기 때문이지, 헤롯이 자신에게 세례 요한이 죽었다는 믿음을 불러일으키기를 의도했다는 점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e. g. “철수는 Y가 X의 부인에게 과도한 친근함(undue familiarity)을 보이는 사진을 X에게 보여줌으로써 <Y가 X의 부인에게 과도한 친근함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했다.” (X)
- 사진의 경우에는, <Y가 X의 부인에게 과도한 친근함을 보인다>라는 믿음을 X에게 유발시키고자 하는 철수의 의도를 X가 파악하건 말건 상관없이 X는 해당 사진을 보고 이 믿음을 갖게 될 것이다.
e. g. “철수는 Y가 X의 부인에게 과도한 친근함을 보이는 그림을 그려서 X씨에게 보여 줌으로써 <Y가 X의 부인에게 과도한 친근함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했다.” (O)
- 그림의 경우에는, 철수가 <Y가 X의 부인에게 과도한 친근함을 보인다>라는 믿음을 X에게 유발시키고자 의도하고 아울러 이러한 철수의 의도를 X가 파악할 때에만 비로소 X는 해당 그림을 보고 이 믿음을 갖게 될 것이다. 사진 사례와의 차이는 관련된 결과의 산출이, 해당 결과를 청자에게 불러일으키려는 화자의 의도를 청자가 파악함으로써 일어나는지 혹은 그와는 무관한지에 달려 있다.
ㅇ 가능한 반론: 내가 일반적인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표정을 찌푸렸든, 내 불쾌감을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찌푸렸든, 내 찌푸린 표정을 본 사람은 (그리고 의도적인 경우 내 의도를 이해했다면) 내가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것이다. 그렇다면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보는 사람의 반응에 차이가 없으니까, 내 의도적 찌푸림은 아무것도 의미하지NN 않는다고 봐야 하지 않는가?
- 그라이스의 답변: 의도적 찌푸림이 무의식적 찌푸림과 같은 효과를 갖는 것은, 오직(only if) 청자가 그 찌푸림이 불쾌감을 전달하는 것으로 의도되었다고 받아들일 때 뿐이다.
(아마도 그라이스는 여기서 장난으로나 연극에서 고의적으로 인상을 쓰는 경우를 염두하고 있는 것 같다. 이 경우, 청중은 인상 쓰기가 고의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내가 불쾌한 감정을 갖고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 - 김혜진)
ㅇ 지금까지는 의미되는NN 바가 인지적이거나 정보적인 경우, 즉 의도된 결과가 특정 내용의 믿음인 경우를 살펴보았다. 그라이스의 분석은 명령문에도 적용된다.
e. g. 내가 방에 있는 사람을 내쫓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때 내가 그를 내보내기 위해서 창 밖으로 1파운드 지폐를 던진다면, 1파운드 지폐를 던지는 나의 행위가 나가라는 나의 명령을 의미한다고NN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1파운드 지폐를 주우러 그 사람이 나가는 결과는, 그를 내쫓으려는 나의 의도를 그가 파악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얻어지기 때문이다.
e. g. 내가 문을 가리키며 그를 밀친다면, 나의 이 행위는 나가라는 명령을 의미한다NN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그가 나가는 결과는, 오직 그를 내보내고자 하는 나의 의도를 그가 파악하는 한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e. g. 내가 복수심을 품고 어떤 사람을 괴롭히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그를 괴롭게 하고자 면접에서 그를 떨어뜨린다고 한다고 하자. 이때 나는 그를 괴롭게 하는 결과를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고, 이 의도를 심지어 그가 파악하기를 의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의도를 파악함으로써 그가 괴로워하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면접에서 그를 떨어뜨리는 나의 행위는 무언가를 의미하는NN 것이 아니다.
e. g. 반면 그를 길에서 보고도 못 본 체하는 경우는 무언가를 의미한다NN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에게 괴로운 마음을 불러일으키려면, 나의 이 의도를 그가 파악해야만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ㅇ 여기까지는 그라이스의 (1) 개별 상황에서 화자 의미에 대한 분석이었다. 그라이스는 이를 토대로 문장의 (2) 개별적 의미와 (3) 일반적 의미에 대해서도 분석하는데, 이 세 가지 의미 진술들에 대한 그의 분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A는 (개별 상황에서) x로 p를 의미했다NN”= A는 x를 발화함으로써 (i) 청자에게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키기로 의도했고, (ii) 이 의도 (i)를 청자가 파악하기를(recognize) 의도했으며, (iii) 청자가 의도 (i)를 파악함으로써 해당 결과가 불러일으켜지기를 의도했다.
(2) “x는 (개별 상황에서) p를 의미했다NN”= 누군가가 x로 p를 의미했다NN.
(3) “x는 (무시간적, 일반적으로) p를 의미했다NN”=(모호한 의미에서) 사람들이 x로 p를 의미했다NN.
ㅇ 가능한 반론: 위의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경우에도, x가 무언가를 의미했다NN고 말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e. g. 어떤 특이한 사람이 있어서, 내가 끙 하고 앓는 소리를 낼 때마다 그가 얼굴을 붉히거나 병에 걸리기를 원한다고 말했더니, 그는 나의 이 의도를 파악했으며 정말로 내가 끙 할 때마다 얼굴을 붉히거나 병에 걸렸다고 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나는 끙 소리를 냄으로써 (i) 그에게 얼굴을 붉히거나 병에 걸리기를 의도하고, (ii) 그가 이 의도를 파악하기를 의도했으며, (iii) 그가 이 의도를 파악함으로써 얼굴을 붉히거나 병에 걸리기를 의도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의 끙 소리가 그가 얼굴을 붉히거나 병에 걸림과 관련된 무언가를 의미했다NN고 보기는 어렵다.
- 그라이스에 따르면, x가 무언가를 의미하기NN 위해서 의도된 결과는 반드시 청중의 통제(control) 안에 있는 것으로서, 청자에게 해당 결과를 산출하기 위한 이유(reason)이지 단지 원인(cause)이어서는 안 된다. 청자는 어떤 결과를 산출하려는 화자의 의도를 인지한다는 것은, 청자가 해당 결과를 내놓도록 하는 동기(motive)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야지, 청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야기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내가 끙 소리를 내었을 때, 상대방이 얼굴을 붉히거나 병에 걸린 것은, 그가 나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렇게 될 이유를 가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괴상한 심리학적 기제로 인해 얼굴이 붉어지거나 발병하도록 야기되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 무언가를 의미하는 사례가 아니다.
ㅇ 의미되는NN 바와 유관한 화자 의도의 범위
- x에 의해 의미되는NN 내용과 유관한 화자의 의도의 범위를 일차적 의도(primary intention)로 좁힌다. 내가 x를 발화할 때, 일차적으로는 결과 E를 산출하기를 의도하고, E를 통해서 추가적으로 F도 산출하도록 의도한다면, x는 E만을 의미한다NN.
e. g. 내가 “오늘 한강에서 축제가 있다”(x)고 동생에게 말함으로써 한강에서의 축제에 대한 정보를 주고(E), 그로써 한강에 가도록 만들려고(F) 의도한다. 이때 “오늘 한강에서 축제가 있다”는 나의 말은 <한강에서 축제가 있다>를 의미하기는NN 하지만, 동생이 한강에 간다는 것까지 의미하는NN 것은 아니다.
ㅇ 어떻게 화자의 언어적 의도(inguistic intentions)를 청자가 파악할 수 있을까?
- 사람들은 종종 발화에 수반하여 “나는 ~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계획된 의도를 표현하곤 한다.
- 의도가 명시적으로 표현되지 않은 경우에도, 우리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발화자가 해당 발화를 일반적인 용법과 일치하는 방식으로 의도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 우리는 화자가 무엇을 의도하는지가 애매한 상황에서는 문맥을 고려하여 어떤 것이 그의 의도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 화자에게 직접 그의 의도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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