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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9일 화요일

[요약] Currie, A. and Sterelny, K. (2017), “In Defence of Story-telling”

Currie, A. and Sterelny, K. (2017), “In Defence of Story-telling”, Studies in the History and Philosophy of Science.

 

저자들은 내러티브가 역사적 재구성의 성공에 핵심적이라고 주장한다. 내러티브 설명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인과적 궤적을 추적하는 것을 포함한다. 따라서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일은 비교적 잘 확립된 사건들 사이를 잇는, 비교적 추정에 가까운 인과적 연결을 상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추정이 항상 해로운 것은 아니다. 추정은 어떤 증거가 유관한지 규정해줌으로써 국소적 미결정성을 극복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과거의 인과적 환경에 대한 이해가 풍부해지면서, 내러티브의 개연성에 대한 제약은 점점 엄격해진다. 내러티브의 허용 가능성은 단지 배경 데이터와의 논리적 일관성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내러티브 설명과 형식적 모형에 의해 생성된 설명은 상호 보완 관계에 있다. 모형은 [변인을] 분리할 수 있고 정확하지만 단순하다. 내러티브는 단순하지 않지만 시간에 따른 복잡한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둘을 조합함으로써 매우 복잡한 역사적 사건 계열(sequences)을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된다.

 

Introduction

ㅇ 역사과학자들은 증거들이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리고 왜 그것이 그 장소에 있는지 등에 대한 내러티브 설명을 만든다.

- 내러티브는 단순한 연대기가 아니다. 내러티브는 사건들을 나열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내러티브는 사건들 사이의, (대개의 경우) 인과적 연결을 상정한다.

- 과거 사건들의 인과적 연쇄에 놓여 있는 여러 요소들이 침식되었기 때문에, 빈 공간을 채워넣는 데에는 상상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ㅇ 저자들은 성공적인 역사적 재구성에 스토리텔링이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점은 역사학뿐만 아니라 역사과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점에서 역사는 방법론적으로 고고학, 지질학, 우주론, 고생물학 등과 연속적이다.

- 물론 역사학과 역사과학 사이에 차이점은 있다. 역사과학자들은 역사학자들에 비해 일반적 패턴을 찾고자 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e. g. 고생물학자들은 대멸종 시기에 나타나는 특징들을 찾고자 한다.

- 그럼에도 역사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역사과학자들은 개별 역사적 에피소드를 설명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는다. e. g. 판게아의 형성과 분리.

- 결과적으로 역사과학에서 역사적 사건들의 일반성과 개별성 모두가 관심사이다.

e. g.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화산의 폭발 이후 생물들의 재정착 과정은 다른 화산섬에서의 그런 현상과 유의미한 유사성이 있지만 차이점 또한 있다.
vs. 화학자들은 다른 조건이 같다면 금속의 산화가 언제 어디서 일어나는지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ㅇ 내러티브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1) 내러티브는 한 특정 역사적 궤적의 독특한 점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기 때문에, 한 사례를 다른 모든 것의 모델로 삼을 수 없다.

(2) 증거들은 시간이 갈수록 침식되므로, 증거들 사이를 연결하는 내러티브는 추정에 불과할 수도 있다. , 가설들이 국소적으로 미결정적인채로 남을 수도 있다. 한 증거 집합과 정합적인 내러티브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그저 그럴듯하기만 한 이야기”(just-so stories)

- 저자들의 답변:

(i) 재구성된 내러티브가 꼭 문제적인 수준의 추정에 불과하지는 않다.

(ii) 추정은 추가적인 증거를 찾아내는 것을 인도함으로써 역사적 재구성에 도움을 준다.

(iii) 정합성은 내러티브 설명에 꽤 엄격한 제약을 가한다.

(iv) 우리가 직접적인 증거를 가지고 규명하는 에피소드들과, 간접적인 증거를 통해 재구성한 에피소드 사이에 근본적인 인식적 구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v) 내러티브 설명 그 자체는 역사적 과정에 대한 더 일반적인 모형에 제약을 가한다. 일반적이고 형식적인 접근과 내러티브 접근 사이에 생산적인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2. The Supposed Vice of Speculation

내러티브 회의론자: 내러티브는 우리에게 이용 가능한 증거를 넘어서는 문제적인 추정을 포함한다.

- Henry Gee: 역사의 데이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내러티브를 만들 때 우리 선입견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지질학적 시간은 원인과 결과를 잇는 내러티브를 허용하지 않는다". - 지질학적 시간은 엄청나게 길지만 화석은 매우 드물다.

- 내러티브는 개선 불가능한 수준으로 심각하게 미결정되어 있다. 게다가 많은 경우 우리가 알아차리지도 못하거나 과소평가하게 된다는 점에서 더 문제적이다.

 

저자들: 쓸데없는(idle) 추정과 생산적인 추정을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후자는 문제적이지 않다.

- 생산적인 추정은 유관한 증거를 규정할 수 있다.

- 생산적인 추정은 역사적 재구성에 경험적 제약을 증가시킨다. - 다음 절에서 더 논의.

- 생산적인 추정은 추가적인 탐구를 이끈다. , 증거에 대한 새로운 탐색을 이끄는 대안적인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데에 이용된다.

- 비생산적인 추정은 과학에서 충분히 적다. 그리고 지식 생산은 그런 것을 피하도록 조직화된다.

e. g. 대부분 고생물학자들은 발자국 화석에 대해서와 뼈 화석에 대해서 서로 다른 분류 시스템을 이용한다. 발자국만 보고 어떤 생물[]이 그것을 남겼는지 밝히는 것은 쓸데없는데, 그러한 가설을 지지할 방법론이 부재하기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봤자 새로운 종류의 증거를 산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자국 화석은 뼈 화석에 비해 덜 촘촘한 분류 체계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생산적인 추정은 역사적 재구성에 어떤 증거가 필요한지 미리 규명해준다. (생산적인 추정이 없다면, 어떤 증거가 필요한지 미리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e. g. 어떤 발자국 화석이 물 속에서 찍혔다고 보는 가설은, 생체역학적 탐구를 하도록 한다. 그리고 그러한 단일 사례는 그것 자체로 추가적인 가설과 비교 대조될 수 있다.

e. g. 멸종한 생물이 어떻게 걸었는지에 대한 연구는 걸음걸이에 대한 생리학적, 해부학적 이론들과, 뼈 및 발자국 화석에 기반을 둔 해부학적 재구성을 통합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생리학적, 해부학적 이론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하고, 그것을 발자국 화석과 비교·대조해 볼 수 있다.

 

 

3. Coherence

ㅇ 정합성은 과소평가된 인식적 가치이다. 정합성은 단지 논리적 일관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합성은 잠재적 내러티브 설명에 매우 엄격한 제약을 부과할 때가 많다. 이런 상황 하에서, 내러티브의 생산 그 자체가 인식적 성취일 수 있다.

과거에 대한 풍부한 배경 지식을 통해 신빙성 있는 내러티브를 만들 수 있다.

e. g. 동물의 뼈 화석을 발견했다면:
- 뼈가 그 구조를 유지하면서 결정화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있으므로, 그 뼈의 주인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해부학적 구조를 통해 척추동물임을 알 수 있다.

척추동물 해부학을 통해, 그 동물이 종아리뼈도 가지고 있었으리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족보행인지 사족보행인지 알 수 있다.

뼈 구조를 알면 그로부터 걸음걸이에 대해 추론할 수 있다. 뼈 구조와 걸음걸이 사이에 규칙성이 있기 때문. - 앞다리/뒷다리 길이가 거의 같으면 달리기에 적합하다.

해부학적 구조, 계통, 걸음걸이 등을 알면 그 동물의 생리학적 특성(체온 조절, 에너지 필요량 등)을 알 수 있다.

계통분석에 성공하면, 같은 계통에 속한 다른 동물과 비교해 다른 정보를 더 알아낼 수 있다.

stratigraphic placement는 그 생물이 살았던 시대와 생태에 대해 알려준다. - 물론 지형 형성 과정, 화석 형성 과정, 방사성 붕괴 등 다른 지식과 결합되어야 한다.

- 인과적 환경에 대한 우리 일반적인 그림이 풍부해질수록, 그것을 통한, 궤적의 내러티브 가설들은 더 강하게 제약된다. 개연성 있는 스토리는 급격하게 줄어든다.

e. g. 플라이스토세의 기후에 대한 상세한 모형은 인류의 진화에 대한 내러티브를 강하게 제약한다. 게다가 인류 형태학, 생리학, 행동학, 인류의 시공간적 분포 등의 지식도 통합되어야 한다. 이런 제약 하에서 좋은 내러티브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 자체로 상당한 인식적 성취이다.

e. g. K-Pg 전환기의 생물상 변화에 대한 설명은 운석으로 인해 생성된 크레이터, 이리듐 층, 충격 석영, 흑요석, 지역적인 그리고 전지구적인 환경 변화, 대멸종 등에 대한 설명과 통합되어야 한다.

- 이러한 점은 내러티브 설명뿐만 아니라 설명 일반에도 적용된다. 인과적 배경에 대한 정보가 풍부해질수록, 정합성은 점점 중요해지고 경험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점점 엄격한 제약이 된다.

 

 

4. Narratives and Models

ㅇ 내러티브는 역사과학에서 형식적 모형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형식적 모형은 이론가들이 서로 다른 요인들의 상대적 중요성에 대한 다양한 가설들을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평가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동일한 요인이 작용하지만 상대적 강도나 배경 조건이 다른 시나리오들을 표상할 수 있게 해준다.

- 그러나 형식적 모형은 복잡성을 포착하는 데 약하고, 역사가 전개되면서 배경 요인들이 어떻게 바뀌는지 표상하는 데에 좋지 않다. 모형들은 복잡성과 다루기 쉬움(tractability) 사이의 교환 관계(trade-offs)에 직면하기 때문에, 단순화하는 가정들을 포함하도록 강제된다.

- 내러티브 설명은 복잡성을 포함할 수 있다. 그리고 역사가 전개되는 배경에 대한 우리 그림이 풍부하고 자세해질수록 내러티브 설명은 더 엄격하게 제약된다. 그러나 정량적 정확성은 희생된다.

 

ㅇ 인간 협력 행동의 진화에 대한 설명은 내러티브와 모형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Bowles and Gintis는 인간 협력의 진화에 대해 내러티브가 아니라 정교한 형식적 모형들을 사용한다.

- 우리 조상들에서 우리에게 이어지는 궤적을 추적하지 않는다.

- 인간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요인들을 모두 포함하기보다는, 각 요인들을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다룬다. e. g. 사회적 학습과 가르침, 집단 간 경쟁을 위한 [집단 내] 협력, 사회적 규칙과 처벌의 진화, 호혜성, 재생산적 협력 등

- Bowles and Gintis는 사람들이 집단 내의 무임승차자를 처벌했을 때 생길 편익이 비용보다 클 때 처벌에 참여한다는 모형을 세웠다. 그리고 처벌을 위해 사람들이 신호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 이런 분석은 더 큰 내러티브와 잘 맞지 않는다. 만약 무임승차자를 처벌하는 일이 협력의 진화에 중요했다면, 처벌 행동은 인류 진화 초기에 나타났어야 한다. 하지만 처벌 행동에 쓸 만큼 복잡한 의사소통은 인류 진화 역사에서 상당히 늦게 나타났다. 따라서 처벌에 대한 모형은 더 많은 요인들을 포함하는 내러티브에 의해 제약되어야 한다.

이처럼 내러티브와 모형은 서로 제약하면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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