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ing, A. (1950),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 Mind.
"기계도 생각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여러 가지 반론들이 제기됐다. 저자는 그러한 반론들을 검토하고 재반론을 내놓는다.
1. 신학적 반론
사고는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영혼의 기능이다. 따라서 동물과 기계는 생각할 수 없다.
튜링 1: 이런 식의 반론은 신의 전능함에 대한 제약을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이 왜 동물이나 기계에 영혼을 부여할 수 있다고 믿으면 안 되는가?
튜링 2: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기계를 제작하려고 하는 것은, 영혼을 창조하는 신의 능력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낳는다고 신의 능력을 침해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튜링 3: 과학사에도 성경을 근거로 과학 이론을 반박한 경우가 있었으나, 그런 반박은 현재 보면 아무런 쓸모없는 이야기로 보인다. e. g. 태양이 중천에서 멈췄다는 성경 구절로 지동설을 반박
2. 진실을 회피하는 반론
기계가 생각한다는 사실의 귀결이 두렵다. 따라서 기계가 그런 일을 할 수 없기를 바라고, 그렇게 믿자.
튜링: 이런 논의가 이렇게 명시적으로 표현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실제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논의이다. 우리는 어떤 측면에서 다른 창조물들보다 인간이 우월하다고 믿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 주장은 반박할 가치가 없다.
3. 수학적 반론
수리논리학은 이산적 상태 기계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괴델의 정리이다. 괴델의 정리는 충분히 강력한 논리 체계 내에서, 그 체계 자체가 모순이 아닌 한, 그 체계 내에서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는 진술이 정식화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밖에 Church, Kleene, Rosser, Turing도 유사한 결과를 얻었다. 기계를 명시적으로 언급하는 튜링의 결과를 살펴보자. 튜링은 무한한 용량을 가진 디지털 계산기를 언급한다. 튜링의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이런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이 있음을 증명하려는 것이다. 모방 게임과 같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도록 만들더라도, 그 기계가 아무런 답을 내놓지 못하거나 틀린 답을 하는 질문이 존재할 것이다. 이것은 수학적인 결과이다. 즉, 사람의 지성에 가해지는 제약과는 다른 제약이 기계에 가해진다는 것이다.
튜링: 그 결과가 특정 기계의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입증한다고 해도, 그러한 한계가 인간의 지성에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은 증명되지 않았다. 기계가 반드시 잘못된 답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점에 지나친 의미부여를 해서는 안 된다. 인간도 질문에 대해 틀린 대답을 자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가 승리를 거둔 건 겨우 하나의 기계에 대해서이다. 모든 기계를 상대로 동시에 승리를 거둘 수는 없다. 주어진 모든 기계보다 똑똑한 사람이 있어도 그보다 더 똑똑한 다른 기계가 존재할 수 있다.
4. 의식을 근거로 한 반론
기계가 사고나 느낌을 가질 수 있어야만 기계가 뇌에 필적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계가 시를 쓰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스스로 그 시를 쓴 사실을 알고 있고, 기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튜링: 이것은 모방 게임의 타당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반론을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면, 기계가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스스로 그 기계가 되어 자신이 생각한다고 느끼는 것 뿐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런 유아론보다는 모든 사람이 생각한다는 것을 믿는 것이 보통이다.
극단적 유아론을 피하려면 모방 게임을 지능에 대한 시험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매우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진다고 하자. 그 경우 기계의 대답이 단지 "단순한 고안물"이라고 간주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화는 미리 입력해놓고 틀기만 하면 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5. 여러 가지 결함을 근거로 한 주장
"당신은 결코 기계가 X를 행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다."
튜링: 이런 주장은 주로 귀납을 통해서 나온다. 사람은 평생 동안 수많은 기계를 보며, 그로부터 여러 일반적인 결론을 귀납적으로 이끌어낸다. 그러한 일반화가 기계 일반의 필연적 성질이라고 결론짓는다. 그러나 기계의 이러한 제약은 대부분의 기계가 기억 용량이 작다는 점에서 온다. 미래에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6. 러브레이스의 반론
러브레이스의 반론의 변형: 기계가 진정한 의미에서 새로운 일은 결코 할 수 없다.
튜링: 인간의 독창성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자신이 한 독창적인 일이 교육에 의한 것이거나, 이미 잘 알려진 일반 원리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
7. 신경계의 연속성을 근거로 한 반론
신경계는 이산적 상태 기계가 아니다. 따라서 이산적 상태계가 신경계의 움직임을 흉내내기 힘들다.
튜링: 모방 게임에서는 이런 차이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디지털 계산기가 연속적 기계인 미분해석기의 답을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디지털 컴퓨터도 옳은 답을 내놓을 수는 있다.
8. 행위의 비형식성을 근거로 한 주장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상황 집합에서 어떤 사람이 무슨 일을 할 것인지를 기술하기 위한 규칙들의 집합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튜링: 동의하지만, 완전한 행동 법칙이 없다고 쉽게 단언할 수 없다. 그런 행동 법칙의 존재여부는 경험적 탐구를 요한다.
9. 초감각적 지각을 근거로 하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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