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ical Topics
[원 논문을 재구성하여 요약했다.] 해킹은 이론 실재론(theory realism)과 대상 실재론(entity realism)을 구분하고 이론 수준에서는 실 재론/반실재론 논쟁에 대한 결정적인 논증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대신 해킹은 실재론/반실재론 논쟁이 개별 대상에 대해 이루어져야 하며, 관찰 불가능한 대상이 실재한다는 믿음은 실험을 통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가 대상의 몇몇 인과력을 이해하고 그 인과력을 이용해서 자연의 다른 부분에 개입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 수 있다면, 그 대상이 실재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1. 이론 실재론과 대상 실재론의 분리
해킹은 이론 실재론과 대상 실재론을 구분한다. 이론 실재론에 대한 논쟁은 과학 이론이 참인지의 여부에 대한 논쟁이고 대상 실재론은 특정 이론적 대상들이 실재하는지의 여부에 대한 논쟁이다. 기 존의 과학적 실재론/반실재론 논쟁이 주로 이론 실재론을 둘러싸고 이루어졌는데, 해킹은 이론 수준 의 논쟁에서는 결정적 논증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이론 수준의 논쟁은 과학 이론이 라는 표상이 실재와 대응되느냐의 논쟁인데, 아무도 표상 밖으로 나가 그 표상이 실재와 대응되는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킹은 실재론/반실재론 논쟁이 대상 실재론에 대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론 실재론과 대상 실재론의 이와 같은 분리가 어떻게 가능할까? 다른 말로, 이론이 참이라 고 믿지 않고도 그 이론에 상정된 대상의 실재를 믿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해킹은 퍼트넘의 의미 론을 이용해 이런 질문에 답한다. 퍼트넘에 따르면 용어의 의미는 구문론적 표지, 의미론적 표지, 지 시체, 스테레오 타입 네 가지 요소를 갖는다. 여기서 핵심은 지시체와 스테레오타입이다. 지시체는 해당 용어가 지시하는 대상을 말한다. 스테레오타입은 해당 용어와 자주 연관되는 기술 (description)인데, 현재의 맥락에서는 과학 이론이라고 볼 수 있다. 과학 이론이 변화할 때 용어의 의미에서 변화하는 것은 스테레오타입이지, 지시체가 아니다. 따라서 대상에 대한 이론을 믿지 않더 라도(= 용어의 스테레오타입이 참이라고 믿지 않더라도), 대상의 실재는 믿을 수 있다(= 용어의 지시 체가 존재한다고는 믿을 수 있다). e. g. 돌턴이 말하는 '원자'와 우리가 말하는 '원자'는 스테레오타 입은 다르지만 같은 대상을 지시한다.
2. 대상의 실재에 대한 믿음이 정당화되는 조건
해킹은 과학에서의 실험 활동을 이론적 대상을 조작하여 자연에 개입하는 것으로 본다. 해킹은 어떤 대상의 몇몇 인과적 속성들(쉽게 말해, 그 대상이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이 충분히 잘 이해되고, 자연의 다른 부분에 개입하는 데에 그런 인과적 속성들을 이용할 수 있다면 그 대상의 실재성을 믿 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조건은 그 대상을 이용해 자연의 다른 부분에 개입하는 기구를 만들 수 있는 경우에 잘 만족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해킹은 자신은 기존 실재론이 기반을 두고 있는 최선의 설명으로의 추론을 이용하지 않는다 고 주장한다. "실험의 성공에 대한 최선의 설명은 그 대상이 실재한다는 것"이라는 식의 IBE 추론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식의 추론은 시간적 순서를 잘못 파악한 것(time-order wrong)으로, 실험가 들은 실험 결과로부터 대상의 실재를 추론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대상의 실재를 먼저 믿고, 그 대상에 대해 알려진 사실들(낮은 수준의 일반화들)을 이용해 도구를 만든다. 그 다음 그 도구를 통해 실재의 다른 부분에 성공적으로 개입하면, 대상의 실재에 대한 믿음이 정당화되는 것이다. 해킹은 이 를 다음과 같이 정식화한다. 대상 X보다 더 가설적인 자연의 부분들에 간섭하기 위해 X의 인과적 속성들을 이용하는 장치를 만 드는 데 충분히 자주 성공한다면, X의 실재를 믿는 것이 정당화된다.
전자와 중성 보존(neutral bosons)을 비교해보면 논점이 명확해진다. 아직 아무도 중성 보존들을 조 작하지 못한다. 따라서 전자의 실재를 믿는 것은 정당하지만, 중성 보존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만약 중성 보존을 조작하여 세계의 더 가설적인 부분에 간섭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때에는 우리가 중성 보존의 실재른 믿는 것이 정당해질 것이다.
3. PEGGY II의 사례
[Curd & Cover에 실린 "Commentrary"를 주로 참고해 작성함]
전자를 발사하는 도구인 PEGGY I는 통해 의론 의존적이지 않은 실험을 통해 전자의 실재에 대한 믿음이 정당화되는 것을 보여준다. PEGGY I는 중수소에 분극화된 전자를 발사하도록 고안된 도구 이다. 이 실험의 목적은 weak neutral interaction의 parity(반전성 혹은 우기성이라고 번역하며, 자연현상이 일어나는 방식이 공간의 구별없이 동등성을 가지는 것을 보증하는 양이다)가 깨지는 것 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예측에 따르면, 전자들을 발사해서 목표물을 맞출 때 1/100의 비율의 비대 칭적인 산란이 일어날 것이었다.
칭적인 산란이 일어날 것이었다. 해킹은 PEGGY I를 제작하는 과정과 실험 과정이 이론적이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한다. PEGGY I의 제작자들은 기구의 결함(bugs)을 제거할 때 이론을 통해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 아니라 비이론적인 시행착오를 거쳤다. 또한 GaAs 전자를 방출하는 물질로 이용되었는데, 실험에 쓰이는 특징에 대해서 는 이론적 이해가 없었다. 이와 같이, 이론을 통해 현상을 설명하지 않으면서 전자를 이용해 weak neutral interaction의 parity가 깨지는 현상을 만들어냈다. 이 사례에서 실험가들이 전자에 대한 실 재론자였던 이유는 전자를 이용해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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