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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0일 목요일

[요약정리] Sterelny, K. and Griffiths, P. (1999), Sex and Death: An Introduction to Philosophy of Biology 4장: The Organism Strikes Back

4.1. 유전자란 무엇인가?
유전자 선택론의 비판자들도 유전자 선택론자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진화적 변화가 유전자의 빈도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들은 진화를 유전자 빈도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은 부정한다. 유전자의 변화가 표현형의 성공/실패를 따라가는 것은 맞지만, 유전자의 빈도 변화를 설명함으로써 표현형의 성공/실패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표현형과 유전자의 관련성은 매우 간접적이어서 유전자들은 선택에 있어 거의 비가시적이다. 특정 표현형을 위한 선택(selection for)때문에, 유전자도 선택(selection of)되는 것이다.  
비유: 사람의 표현형 계통의 성공/실패는 개체군 내의 성(surname)의 비율 변화에 온전히 반영된다. 하지만 성에 작용하는 힘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 힘은 비가시적이게 된다.
유전자 선택론의 비판자들은 표현형과 유전자의 관련성이 간접적이라는 근거로서 (1) 한 유전자의 표현형이 다양할 수 있다거나 (2) 한 유전자로 인한 적합도가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이 두 논증을 같은 것으로 간주하는데, 왜냐하면 한 유전자가 비교적 일정한 적합도 효과를 가지는 것은 비교적 일정한 표현형 효과를 가지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유전자의 선택에 대한 가시성을 논의함에 있어, 두 가지 중요한 과학적 쟁점이 있다. (1) 유전자란 무엇인가(어떤 DNA 서열이 유전자로 간주되는가)의 문제. (2) 유전자와 표현형 사이의 관계의 복잡성 문제. 겉보기에 쉬워 보이는 유전자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자.

대개의 경우 유전자는 어떤 종류의 기능적 단위로 간주된다. 분자생물학에서 가장 흔한 의미는 "reading sequence"인데, 이는 mRNA로 전사되는 서열을 뜻한다.

그러나 윌리엄스, 도킨스는 진화적 유전자(evolutionary gene) 개념을 사용한다. 

진화적 유전자: 염색체에 있는 임의의 적당히 짧은 DNA 서열
- 어떤 것이 유전자인지와, 그것이 단백질 구성 기능을 가지는지는 관련 없다.
- 서열이 같다면 유전체(genome) 내의 어느 곳에 있든지 간에 같은 유전자이다.
- 적당히 짧아야 하는 이유는, 긴 서열은 교차(crossing over)에 의해 자주 잘려서 오래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맥락에서 중요한 것은 임의의 DNA 서열이 유전자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판자들은 이런 식의 유전자 개념은 선택에 비가시적이라고 말한다. 만약 유전자가 임의의 DNA 서열이라면, 그것들 대부분은 표현형과 체계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DNA에서 아무 부분이나 막 잘라놓고 "이 부분의 표현형 효과는 뭐냐"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이에 대해 도킨스는 특정 유전자의 적합도를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정의함으로써 자신의 유전자 개념을 방어한다. [표현형을 그냥 적합도로 뭉뚱그리는 듯]

유전자 [유형] X의 적합도 = 해당 유전자 X를 가지고 있는 모든 개체의 적합도의 평균

이런 정의에 따르면 선택에서 계속 탈락하는 쪽에 있는 유전자는 그저 운이 나쁜 것이 아니라, 안 좋은 유전자이다. [유전자의 적합도를 저렇게 정의하면 "탈락하는 유전자 = 안 좋은 유전자"가 정의상 분석적으로 참이 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잘못되었다. 유전자는 불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는 쪽에 있는 비암호화(non-coding) DNA 서열들은 생물학적 효과가 아예 없기 때문에 성공하는 쪽에 있는 비슷한 비암호화 DNA 서열보다 안 좋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도도새의 인트론(intron)은 바퀴벌레에 있는 그와 비슷한 인트론보다 안 좋은 것이 아니다. 도킨스의 이러한 평균화 제안(averaging proposal)은 모든 상관관계가 설명적이지 않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만약 우리가 A가 아닌 것에 대해서, 만약 그것이 A였다면 그것은 B였다고 말할 수 없다면, 그러면 A임은 B임을 유발하지 않는다. 만약 바퀴벌레가 도도같은 인트론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멸종할 위험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도킨스는 진화적 유전자 정의에서 이상한 결과들이 나온다는 점을 인식했다. 그런 이상한 결과들 중 한 가지는 오직 네 가지 유전자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네 가지 뉴클레오타이드(A, T, G, C)만이 진정한 유전자가 된다. 네 가지 뉴클레오타이드의 상대적인 allelic(allele의) 적합도만으로 존재하는 모든 DNA의 composition을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유기체에서 한 뉴클레오타이드에 대한 평균 적합도를 계산해낼 수 있다. 그리고 그 뉴클레오타이드가 복제되는 수는 그 적합도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그 적합도는 다음 세대의 염기의 비율을 예측하는 데에 이용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네 가지 뉴클레오타이드의 평균 적합도가 세계에 있는 모든 DNA의 compostion을 설명할 것이다. 
이런 점을 검토하고 도킨스는 진화적 유전자 개념을 포기했다. 뉴클레오타이드는 선택의 표적이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뉴클레오타이드는 그것들 자신이 더 잘 복제되게 하는 표현형 능력을 행사할 수 없어서, 적절한 의미의 "경쟁"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꼭 서열 길이라기보다는 표현형 효과가 없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DNA 서열들은 이질 염색질(heterochromatin)로 압축되어 RNA로 전사되지 않으므로 표현형 효과가 없다. [그러므로 유전자라고 할 수 없다.]) 결국 도킨스는 유전자를 표현형 능력을 갖는 DNA 서열로 정의하기 위해 진화적 유전자 개념을 포기했다. 그렇다면 표현형 능력을 갖는 DNA 서열로서 유전자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 분자적 유전자(molecualr gene) 개념: 유전자는 실재하는 기능적 생화학적 단위이다. 이는 분자생물학자들이 발견하는 것으로, DNA 조각인데 그것들 주변에 다른 일들이 일어나도록 야기하는 특정 속성들을 갖는 DNA 조각이다. 도킨스의 "능동적 생식 계열 복제자"라는 정의가 여기에 속한다.
- 차이 제조자(difference maker): 유전자를 그것의 효과에 의거해 정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유전자가 일관된 효과를 갖는다는 점이 보장된다. e. g. 일락해오라기의 줄무늬 깃털을 위한 유전자, 까치의 공격성을 위한 유전자 등. 이런 유전자는 반사실 시험을 통과한다. 존재 혹은 부재가 한 표현형 형질과 다른 것들 사이의 차이를 만든다는 점에서 "차이 제조자"이다. (Sterelny and Kitcher 1988)
유전자가 선택에서 비가시적이라는 반론에 대응하기 위해 이 두 가지를 각각 고려해보자.


4.2. 능동적 생식 계열 복제자로서의 유전자[분자적 유전자 개념의 일종]
도킨스에 따르면 능동적 복제자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능동적 복제자: 그것의 본성이 그것이 복제될 확률에 영향을 주는 임의의 복제자.

유전자 선택론의 비판자들은 유전자와 표현형 사이의 관계가 간접적이어서 유전자는 선택에 비가시적이라는 논증이 진화적 유전자뿐만 아니라 분자적 유전자에도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유전자가 특정 단백질만 만든다고 해도, 그 유전자의 복제에 있어 뚜렷하게 구분되는 표현형 효과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 단백질이 여러 곳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유전자의 효과는 유전체에 있는 다른 유전자에도 의존한다. e. g. 철분을 저장하게 하는 allele: 남자에게 있으면 철분 과다, 하지만 여자에게 있으면 생리로 잃는 철분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함. 따라서 남자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여자에게 주는 좋은 영향 때문에 선택됨. 다른 예로는 겸상백혈구빈혈증. 따라서 유전자 선택론의 비판자들은 "일관적 표현형 효과"를 갖는 유전자가 거의 없다고 본다. 이에 따라 비가시성 논증은 다음과 같이 정식화할 수 있다.

전제 1: 유전자를 위한 선택이 있다 iff 유전자 작용(action)이 강건(robust)하고 일정이다. 
한 유전자 G*가 선택되려면 G*의 개별 복제들은 생존과 번식에 일정한 효과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들은 선택압에 비가시적일 것이다. 
G*는 신빙성 있는(reliable[일정한]) 표현형 효과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G*의 복사본들의 복제 비율은 서로 관련 없는 여러 과정들의 평균에 불과할 것이다. (몇몇 복사본들은 이런 이유로 좋고, 다른 복사본들은 다른 이유로 좋고, 또다른 복사본들은 안 좋고).

전제 2: 콩주머니 유전학(각 형질은 그 형질을 위한 하나의 특정한 유전자의 작용에 의해 설명된다는 주장)은 틀렸다. 유전자와 표현형 사이에 1:1 관계는 없다. 모든 형질은 여러 유전자의 작용이 있어야 하며, 많은 유전자들은 하나 이상의 형질에 관여한다.

결론 1: 유전자는 일정한 효과를 가지지 않는다. 그것 덕분에 선택에 가시적이 되는, 한 유전자 타입이 하는 하나의 일이라는 것은 없다.

결론 2: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유전자는 선택의 단위가 아니다. 

이 논증에 대응하면서 스티렐니와 키처는 일정한 표현형 효과를 요구하는 것이 선택적 설명의 요점 뒤집는다고 주장했다. 선택에 대한 설명은 개체군에서 주된 경향을 포착하기 위해 특이한 시나리오들을 평균화하는 것이다. 알비노 개체들은 대개 선택되지 않는데, 몇몇 알비노들이 동물원에서 보호받아도 그렇다. 그러므로 명백한 적응적 가설조차도 일정한 효과를 요구하면 배제되어 버리는 엉뚱한 결과를 낳는다.

비판자들은 환경을 더 잘게 나누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선택에 대한 설명은 actual sequence explanation이 아니라 robust process explanation이기 때문이다. 
Actual sequence explanation: 세세한 설명.
Robust Process explanation: 전반적인 설명. 많은 구체적인 내용들을 평균화한 내용이기 때문에, 몇 가지 잘 들어맞지 않는 사례도 허용.

게다가, 환경을 더 미세하게 분할해버리면 진화론의 경험적 내용에 중요한 구분인 실제 적합도/기대 적합도 구분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이 구분은 "적자생존"이 동어반복이라는 주장을 물리치는 데에 중요하다. 적자생존이 경험적 내용을 결여한다는 비판은, 적합도가 생존에 의해 정의되기 때문에 정의에 의해 참이라는 것이다. ["실제 적합도 = 생존도"이므로 "적자생존"이라는 말은 "생존한 놈이 생존한다"라는 분석적 참이 되버린다는 주장.] 이런 주장은 잘못됐는데 왜냐하면 실제 생식 성공과는 별개로 기대 적합도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기대 적합도 != 생존도"이므로 "적자생존"이라는 말은 "생존할 것 같은 놈들이 생존한다"는 경험적 주장이 됨.]



4.3. 차이 제조자로서의 유전자
대안적으로, 유전자 선택론자는 유전자를 차이 제조자로 정의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형질들에 대한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고, 형질 차이에 대한 유전자만 존재한다. 그리고 차이만이 선택에 가시적이다. 이에 따라 "X를 위한 유전자"(gene for X)라는 용어를 다음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한 특정 allele은 "갈색 눈을 위한 allele"인데, 왜냐하면 표준적 환경에서 다른 것이 아닌 그 allele을 가지면 눈이 파랗기보다는 갈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차이 제조자라는 정의는 모호하며, 두 가지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1) 파란 눈을 위한 유전자 = 파란 눈 차이 제조자인 특정 DNA 서열의 모든 복사본들(copies)
장점: 한 유전자 유형(type)의 분자적 통일성(unity)을 보장해준다. 한 유전자 유형에 속한 개별 유전자들은 같거나 거의 같은 DNA 서열을 갖는다.
단점: 어떤 개체의 특정 DNA 서열이 그 개체가 파란 눈을 가지게 한다면, 그 DNA 서열이 다른 개체에서는 파란 눈을 가지게 하지 않아도 그 DNA 서열은 파란 눈을 위한 유전자이다.
이렇게 되면 차이 제조자 개념은 그저 유전자가 능동적 복제자라는 아이디어의 다른 버전에 불과하다. 표현형 수준에서의 어떤 통일성도 보장해주지 못한다. [전자랑 후자가 같은 이야기인지 모르겠음]

(2) 기능적 정의: 해당 서열의 존재가 실제로 그것들을 눈 색깔과 관련하여 차이 제조자로 만들어주는 유전자좌에 있는 DNA 서열만이 눈 색깔을 위한 유전자이다(only DNA sequences at loci where their presence actually makes them difference makers with respect to eye color are "genes for" eye color). [무슨 뜻인지 잘 이해 못함.]
장점
- 파란 눈을 위한 유전자를 파란 눈을 실제로 야기하는 모든 서열들과 오직 그 서열들만을 유전자로 정의하지 않는다. 특정 개체에서 발현(expressed)되지 않는 열성 allele들, 그리고 발달에 실패한 개체들에 있는 allele도 여전히 해당 유전자 유형에 속한 것으로 취급된다. 
- 차이 제조 유전자들이 충분히 일정한 표현형 효과를 가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차이 제조 유전자들이 정말로 자연선택의 대상임을 확신할 수 있다. 
단점
- 해당 유전자를 정의하는 데에 사용되는 표현형과 독립적인 유전자 유형으로서의 실체(reality)가 있는지 불분명하다. 즉, 해당 유전자의 모든 복사본들이 분자 수준에서 통일성을 갖는다는 점을 전혀 보장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복사본들이 서로가 서로의 복사본인 복제자 계통을 형성할 거라고 보장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표현형이 그것의 유전자 계통에 대한 효과를 통해서만 진화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게 된다.
- 유전자/표현형 관계는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점들이 유전자 선택론에 대한 결정적인 반론은 되지 못한다. 
ㄴ 한 표현형에 여러 유전자가 관련된다는 점은 유전자 선택론자들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한 유전자 계통이 널리 퍼지게 된 이유가 개체군마다 다르다는 점도 받아들일 수 있다.
ㄴ 유전자 계통의 표현형 효과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도 유전자 선택론자들이 받아들일 수도 있다. e. g. '파란 줄무늬를 위한 유전자'는 옛날에는 A라는 유전자 계통을 가리켰다가 나중에는 B라는 유전자 계통을 가리킬 수도 있다. 이것 자체로는 유전자 선택론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 진짜 문제는 한 시점의 한 개체군의 유전자 계통이 각 복사본마다 다른 이유로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특정 유전자 계통의 성공은 개체의 성공의 부수 현상이지, 개체의 성공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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