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규진 역,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1부: 가난에 빠진 세계를 돌아보라
[1부 제목이 원제와 다르게 번역되었다.]
1부: 가난에 빠진 세계를 돌아보라
1장: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ㅇ 사고 실험
- 아주 어린 아이가 연못에 빠져 있고, 당장 구하지 않으면 익사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옷이 젖는다는 이유로 아이를 구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옷이 젖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은 불이익인 반면 아이의 생명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 이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기부함으로써 우리는 가난한 나라에서 죽어가는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우리가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e. g. 음료수, 외식, 옷, 영화, 콘서트, 등)에 들이는 돈으로 구호 단체에 기부하지 않는 것은 죽어가는 아이를 내버려두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ㅇ 하루 1.25 달러로 연명하는 14억 명의 사람들
- 세계 은행에서 정의한 절대 빈곤: 적당한 음식, 물, 주거, 의복, 위생 시설, 의료 서비스, 교육으로 이루어지는 가장 기초적인 인간의 욕구 충족이 어려운 상태.
- 절대 빈곤은 힘 없는 자의 설움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e. g. 소지품을 빼앗겨도 경찰이 제대로 도와주지 않는다.
- 절대 빈곤의 기준은 매일 1.25달러이다. 이는 구매력에 따른 조정을 마친 수치이다. 즉, 절대 빈곤이란 미국에서 1.25 달러로 얻을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보다 못한 것이 하루에 얻을 수 있는 것의 전부인 상태이다.
- [2008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절대 빈곤 상태인 사람은 14억 명에 이른다.
ㅇ 매년 1천억 달러어치의 음식이 버려지는 풍요의 땅 미국
- 미국에서는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는데 엄청난 돈이 사용되거나, 먹지 않은 음식물과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이 대량으로 버려지고 있다.
- 매일 수천 명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이렇게 돈을 낭비하는 일은 부도덕한 일인가?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책임을 져야 하는가?
2장: 구할 것인가 말 것인가
ㅇ 자동차냐, 아이냐
- 사고실험: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어서 안정된 노후를 보장해 줄 자동차를 희생해서 아이 한 명을 사고에서 구할 수 있는 상황
- 이 때 아이를 구하지 않는 선택과, 우리가 기부를 하지 않고 노후를 위해 저축하는 것은 유사한 일이다.
- 차를 희생하지 않았을 때 반드시 아이가 죽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우리가 기부하는 돈이 정말로 도와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는지 의문을 품을 수 있다.
ㅇ 과연 어디까지 희생해야 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 절대 빈곤에 빠진 사람을 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논증
(전제 1) 음식과 주거, 의료 서비스의 결핍으로 고통 받고 죽는 일은 나쁘다.
(전제 2) 우리가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있고 그것이 우리에게 큰 손해가 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나쁘다.
(전제 3) 구호 단체에 기부함으로써 큰 손해를 보지 않고 죽어가는 사람을 구할 수 있다.
(결론) 따라서 우리가 구호 단체에 기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나쁜 일을 하는 것이다.
- 위 논증의 각 전제를 부정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위의 논증을 받아들이면, 우리가 꼭 필요한 것 이외의 무언가를 한다면 나쁜 일을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러한 결론은 받아들이기 힘들게 느껴진다.
ㅇ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 '자선'이 아니라 '의무'였던 시대
- 기독교 전통에서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은 구원받기 위해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즉, 잉여 재산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는 일은 자선이 아니라 가진 자의 의무이고 못 가진 자의 권리였다.
- 유대교에서도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을 강조한다. 히브리어로 '자선'은 단순하게는 '정의'를 뜻한다.
- 이슬람교에서 최소한도 이상의 재산을 가진 신자들은 매년 그 재산(소득이 아니라)에 비례하여 "자카트"를 내야 한다.
- 맹자는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해서 가난한 사람을 돕지 않는 것은 책임 회피라고 말했다.
3장: 기부를 거절할 때 우리가 내세우는 10가지 논리들
1.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흑백논리는 없다. 어떤 쟁점에 대해서든 누구나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으며, 각자의 신념대로 행동할 수 있다.
- 저자의 반론 1: 지나친 흑백논리를 삼가야겠지만, 그것이 누구나 각자의 신념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도덕 상대주의는 피해야 한다.
- 저자의 반론 2: 기부를 안 한다고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쓸 때 여러 가지를 고려해보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2. 자기가 번 돈은 마음대로 쓸 권리가 있다.
- 저자의 반론 1: 사회경제적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부유한 나라 사람들의 소득의 최소 90퍼센트는 "사회적 자본"(금융 시스템, 치안 시스템, 사법 제도, 사회간접자본 등) 덕이라는 연구가 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돈을 벌기 힘들거나, 아예 일자리가 없는 나라들도 있다.
- 뭔가를 할 권리가 있다는 것과 그것을 할 당위성이 있다는 것은 다르다. 어떤 일을 하지 말라고 남에게 강요할 권리는 없어도, 잘못된 일이니 하지 말라고 말해줄 권리는 있다.
3. 자유지상주의: 남에게 해를 끼쳤다면 책임을 져야 하지만, 자신이 아무른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무가 없다.
- 저자의 반론 1: 자유지상주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모든 국가 서비스를 폐지해야 한다.
- 저자의 반론 2: 부국이 빈국과의 비윤리적인 거래로 이익을 얻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렇다면 부국은 빈국의 국민들에게 해를 끼치는 셈이다. e. g. 세네갈의 어업, 적도 기니의 석유 등.
- 저자의 반론 3: 부국이 야기한 온난화로 빈국이 피해를 보고 있다.
4. 미국은 세금을 통해 대외 원조를 하고 있다.
- 저자의 반론: 미국은 국민총소득 대비 대외 원조 규모에서 하위권이고, 민간 부분 원조 액수도 마찬가지이다.
5. 구호, 원조에 의존하는 박애적인 대응은 현실에서 정치 개혁을 저해한다: 빈곤의 제도적 원인인 자본주의에서 주의를 돌리고 급진적 대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을 무력화한다.
- 저자의 반론: 구호, 원조, 급진적 대안이 모두 빈곤을 물리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급진적 대안을 당장 실천하기는 어려우므로 다른 방법들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6. 돈이나 식량을 공짜로 주면 의존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다.
- 저자의 의견: 동의한다. 사람들이 지속 가능하게 돈을 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7. 남에게 돈을 줘버리면 미래의 성장이 지체되고, 나중에 더 많이 기부할 수 없는 여유가 줄어든다.
- 저자의 반론: 워렌 버핏만큼 잘 벌 수 없다면 빨리 기부하는 것이 낫다.사회 문제는 오래 지속될수록 해결하기가 힘들어진다.
8. 가진 것을 모두 털어서 나눠주면 경제가 완전히 망가지고, 새로운 부를 창출하거나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방해가 된다.
- 저자의 반론 1: 개개인이 가진 것을 모두 털어서 기부한다고 해서 경제가 망가지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국민이 그렇게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 저자의 반론 2: 대규모의 절대 빈곤이 종식되면 장기적으로 보면 세계 경제가 약진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 활동에 참가하고, 새로운 시장, 새로운 무역·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9. 사람은 자기 가족, 지역사회, 국가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이것이 인간의 기본 조건이다.
- 저자의 반론: 물론 그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부국의 중산층은 지금 쓰는 것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도 가족을 부양하기에 충분하다.
10. 멀리 떨어진 사람들에게 일상적으로 마음이 쓰이지 않는다.
- 저자의 반론: 자신이 어떻게 느낀다고 해서, 그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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