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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31일 목요일

[요약정리] 플라톤. 『티마이오스』. 29d-65b


박종현 역, 『티마이오스』


*원전에는 목차가 없으나, 본 요약문에서는 번역본 43~44쪽에 제시된 목차를 따라 요약하되, 내용의 흐름상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는 경우는 두세 절을 합쳐서 요약했다.


III. 지성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
창조의 동기와 그 본
창조의 동기에 대한 설명에 앞서, ‘언제나 같은 상태로 존재하는 것생성되고 소멸하는 것이 구분된다. 전자는 지성에 의해 알게 되는 것이지만, 후자는 의견(doxa)의 대상이며 참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생성되는 모든 것에는 필연적으로 원인이 있는데, 우주의 경우도 생성된 것이므로 그 원인이 있다. 그것은 데미우르고스(만드는 이)’라고 불리는 창조자로, 그는 언제나 같은 상태로 있는 것을 본으로 삼아 아름다운 우주를 구성했다.
데미우르고스는 훌륭한 이여서 질투심에 벗어나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최대한 자기 자신과 비슷한 상태에 있게 되기를 바랐다. 따라서 그는 무질서에서 질서를 만들어 냄으로써 우주를 창조했다. 지성을 지닌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훌륭하기 때문에 질서 있는 우주에는 지성과 그 지성의 담지자인 혼이 담기게 된다. 그는 우주를 완전한 것에 최대한으로 닮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본성상 자신과 같은 종류인 모든 살아 있는 것(살아있는 개별 생물들이라기보다는 생물들의 형상)을 담는 유일한 것으로 창조한다.

우주의 몸통 구성
우주의 몸통은 물체적인 것으로서, 구성 요소 중 흙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접촉할 수 있고 불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볼 수 있다. 흙과 불을 엮는 끈은 등비 비례이다. 등비 비례의 중항이 양쪽을 중간에서 하나로 결합해 주면서 그 자신도 그 하나에 포함되는 성질 때문이다. , 우주의 몸통은 입체적 형태로 되어있기 때문에 이 등비 비례는 두 개의 중항을 갖는다. (Brisson의 해석에 따르면 플라톤이 두 개의 중항을 갖는 등비 비례를 상정한 것은, 입체 용적이 두 배가 될 때 한 변의 길이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두 용적의 값과 두 개의 중항으로 이루어진 비례 관계의 문제와 같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 공기 = 공기 : = : 의 비례 관계가 조화를 이룸으로써 우주의 몸통이 생겨났다.
우주 전체의 형태는 가능한 모든 것을 포용하고 최대한의 자기 동일성을 지니는 구형이다. 또한 우주는 회전 운동을 한다. 회전 운동은 지성과 가장 많이 관련된 것으로서 자기 동일성을 갖기 때문에 다른 여섯 가지 운동(/////)과 달리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않기 때문이다.

우주 혼의 구성 및 동일성의 운동과 타자성의 운동
우주 몸통의 중심에는 혼이 자리잡고, 이 혼이 몸통 전체에 뻗쳐 있어 우주의 운동을 관장한다. 우주 혼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먼저 존재, 동일성, 타자성 각각에 대해 언제나 같은 상태로 있는 것생성되는 것’,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것을 혼합했다. 그 다음 존재, 동일성, 타자성을 합쳐서 하나로 만들었다. 그 하나에서 한 부분을 떼어내고, 다음에는 그 2, 4, 8배의 부분과 3, 9, 27배의 부분을 떼어냈다. 이 두 계열은 다시 조화 평균과 산술 평균으로 채우고, 각각 2, 3배수로 다른 간격을 채운다. 여기에서 2배 계열은 4/3, 9/8의 간격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3배 계열은 3/2, 4/3의 간격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아래 그림에서 밑줄 친 수와 ( ) 안의 수, < >안의 수 사이의 간격)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를 둘로 갈라 두 원으로 만들어 하나는 적도 면으로 오른쪽으로 돌게 하여 동일성의 운동이라고 부르고, 다른 하나는 동일성의 운동과 비스듬히 교차하게 만들고 왼쪽으로 돌게 하여 타자성의 운동이라고 불렀다. 주도권은 동일성의 운동에게 주었는데, 이는 타자성의 운동의 안쪽을 일곱 개의 원으로 분할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혼은 언제나 같은 것생성되는 것모두와 관련될 수 있다. 감각적 대상이 타자성의 회전에 의해 혼 전체에 대해 전달될 경우 판단(doxa)과 믿음(pistis)이 생기며, 이성적 대상이 동일성의 회전에 의해 전달될 때는 지성에 의한 이해(nous)와 인식(episteme)이 이루어진다.

시간의 창조와 천체들의 운행 방식
데미우르고스는 이제 시간을 창조한다. 시간은 영원성을 나타내는 수의 모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의 창조와 더불어 태양, , 다섯 행성들이 시간의 기준으로서 만들어졌는데, 데미우르고스는 이들을 타자성의 운동의 궤도들에 자리잡게 했다. 천체들의 동일하고 한결 같은 회전 운동은 언제나 같은 것을 모방한다.

전통적인 신들
데미우르고스는 계속해서 우주를 최선의 것의 모상으로 만들기 위해 살아있는 것들을 만들었다. ‘살아있는 것들의 분류는 다음과 같다. 천상의 신의 부류(천체들), 날아다니는 것, 물 속에 사는 것, 걸어 다니는 것. 신적인 것, 즉 천체들은 최대한 빛나고 아름답게 하기 위해 불로 만들어 냈고, 우주를 닮게 하기 위해 둥글게 만들었으며, 동일성의 운동을 따르게 하며, 온 천구에 둥글게 배치하였다. 천체들은 회전 운동뿐만 아니라 전진 운동도 한다. 지구는 모든 천체 가운데서 으뜸가는 것으로서, 우주의 중심에서 회전한다. 여기에 더해 신화에 나오는 다른 신들도 창조된다.

인간 혼의 구성과 혼 운명
데미우르고스는 신들에게 생물들을 탄생시키도록 했다. 신들은 데미우르고스가 자신들을 창조한 것을 모방해 생물들을 창조했다. 생물의 혼에서 불사의 것은 데미우르고스가 우주의 혼을 만들고 남았던 것들에서 분배했다. 이리하여 인간의 몸에 혼들이 심기고, 몸에 있어서 일부가 드나들 때마다 감각적 지각, 즐거움과 괴로움, 욕망, 두려움, 격정 등이 생긴다. 혼의 지배에 따라 훌륭하게 산 인간은 별의 거주지로 되돌아가나, 실패하면 여성으로, 또 실패하면 짐승으로 윤회한다.
생물들의 몸은 수많은 볼트들로 접합되었고, 여기에 혼의 회전을 묶어 넣었다. 이 혼의 회전은 외부의 불, 공기, , 흙 때문에 생기는 감각적 지각 때문에 강제적으로 움직여서, 생물이 여섯 가지 운동 모두에 관여하게 된다. 이러한 감각적 지각들은 동일성의 회전과 반대로 흘러서 동일성의 회전을 차단하는 한편 타자성의 회전을 흔든다. 감각적 지각에 의한 인식의 혼동은 이런 이유에서 일어난다. 혼이 몸 속에 묶이게 될 때 처음에는 지성이 없는 상태이나, 올바른 양육과 교육을 통해 회전들이 안정되면 사람을 분별 있게 만들어준다.

인간 몸의 구조: 머리 및 사지/8. 시각의 작용 원리
신들은 구형인 우주를 모방하여 혼을 구형체 속에 넣었는데 이것이 머리이다. 몸은 머리의 이동 수단이며 머리에 의해 지배된다. 신체에는 앞뒤가 있는데, 앞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신들은 신체의 앞에 중요한 기관을 배치했다.
특히 눈은 감각 지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각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눈에서는 내부의 불이 정면으로 나온다. 한편 낮에는 낮의 불이 가득 차 있는데, 이는 내부의 불과 비슷한 부류로서 서로 마주치면 동질화된 물질을 이룬다. 이렇게 눈의 정면에 생긴 물질의 흐름에 대상에서 나오는 또 다른 불이 접하면 그 운동이 몸을 통하여 혼에 전달됨으로써 시각이 성립한다.

시각과 청각의 진짜 원인과 보조적 원인
시각은 보조적 원인들에 속하는데, 이것은 이성이나 지성을 통해 언제나 같은 상태로 있는 것을 지각하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은 시각을 통해 천체를 관측하고 시간의 관념과 우주의 본성에 대해 탐구할 수 있다. 소리와 청각, 말 등도 다 이런 목적을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시가는 조화(harmonia), 리듬을 통해 혼이 질서를 찾게 한다. 이처럼 감각들은 언제나 같은 상태로 있는 것의 인식을 보조하도록 주어진 것이다.




IV. 필연의 산물들
 방황하는 원인
앞서 논의된 우주의 탄생은 필연의 산물들과 지성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필연의 산물들이란 지성이 개입하기 이전의 물질의 상태를 말한다. 지성은 필연의 산물들설득하여 최선의 것, 즉 질서 있는 상태로 이끌었다. 따라서 우주의 구성에 대해 이해하려면 이들 필연의 산물들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2. 생성의 수용자에 대한 비유적 설명들/(3. 4원소의 형상 형상의 존재 여부에 대한 논의인데, 전체 흐름과 큰 관련이 없는 내용이므로 본 요약문에서는 생략하였다)/ 4. 존재(형상), 공간(수용자), 생성에 대한 요약적 설명
필연의 산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같은 상태로 있는 것생성되는 것이외의 세 번째 종류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것은 생성의 수용자로서, 생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수용자는 생성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본성상 모든 형태에서 벗어나 있으며, 따라서 감각적 지각의 대상이 아니다. 수용자는 공간의 종류로서 언제나 존재하고 소멸되지만, 앞에서 말한 언제나 같은 상태로 있는 것과도 다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인식도 지성에 의한 인식과는 다른, 일종의 서출적 추론(감각에 의해 지각되지 않고 추론을 통해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지성 자체에 의해 이해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을 통해서 포착된다.

5. 혼돈의 상태에 대한 기술
원초적인 물질들은 4원소의 흔적은 가지고 있으나, 비례도 없고 척도도 없어 무질서한 상태였다. 이들을 품고 있는 수용자는 균형이 잡히지 않은 힘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계속 흔들리며, 이로 인해 마치 곡식을 흔들어 크기 순으로 분류하는 것처럼, 원초적인 물질들이 서로 닮은 것끼리 모인다. 데미우르고스는 여기에 도형과 수를 통해 형태를 만들어 낸다.

6. 4원소의 수학적 구성과 정다면체들의 할당
모든 물체는 입체적인데 이는 다시 면으로 나눌 수 있고 면들은 다시 삼각형들로 구성된다. (플라톤은 이 삼각형들도 가장 근원적인 원리는 아니라고 보는 듯하나, 이 책에서 설명하는 물질의 형성과 변환을 설명하기 위해서 이보다 더 거슬러 올라갈 필요는 없다) 이 요소 삼각형들은 직각이등변삼각형과 직각부등변삼각형으로 나뉜다. 직각부등변삼각형의 경우 모여서 정삼각형을 만들 수 있는 형태, 즉 각 변의 비가 ‘1 : 3^(1/2) : 2’를 이루는 형태이다.
불과 공기, 그리고 물은 직각부등변삼각형들로 이루어져 있어 상호 변환이 가능하다. 이들 요소 삼각형들이 여섯 개씩 모여 하나의 정삼각형을 형성하고, 이들이 다시 모여 정사면체, 정팔면체, 정이십면체를 만드는데 이들은 각각 불, 공기, 물에 해당한다. 이 원소들 각각을 이루는 요소 삼각형의 수가 불, 공기, 물 순으로 커지기 때문에 원소들의 이동성에도 차이가 나게 된다. 또한 원소들의 모양에 따라 성질에도 차이가 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정사면체의 꼭지점은 가장 예리하므로 불은 날카로운 성질을 띤다. 한편 정십이면체는 특정 원소가 아닌 우주 전체를 위해 이용하였다.
흙의 경우 다른 원소들과 달리 직각이등변삼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네 개의 요소 삼각형이 모여 정사각형을 만들고, 정사각형들이 모여 정육면체를 만든다. 정육면체는 가장 안정된 면을 갖기 때문에 흙은 네 원소 중 가장 덜 움직이며 조형성이 높다.

7. 4원소의 변환과 삼각형들의 다양한 크기
, 공기, 물의 변환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흙의 경우 다른 원소들과는 요소 삼각형이 다르기 때문에 쪼개지더라도 다시 흙으로 합쳐진다. 다른 세 원소들은 서로 접촉을 할 때, 수가 더 많은 쪽이 수가 더 적은 쪽을 요소 삼각형으로 쪼개고, 쪼개진 요소 삼각형들은 다시 합쳐져 수가 많은 원소를 형성한다. 같은 원소들끼리 만나면 변화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쪼개지고 결합하는 과정에서 같은 원소가 되면 변화가 멈춘다. 이러한 변환 과정에서 장소의 이동도 일어나게 되는데, 이는 닮은 것끼리 모이기 때문이다.

8. 운동과 정지
4원소의 변환에 따른 이동은 운동과 정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운동은 균등성의 상태에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다. 우주는 회전하고 있기 때문에 구심력이 원소들을 죄어서 틈이 없이(, 원소들의 서로 다른 구조에 의한 틈은 존재한다) 모이게 하고, 따라서 원소들이 서로 변환되면서 계속 위치를 옮기게 된다. 운동은 이러한 원리로 발생한다.

9. 4
원소의 다양한 부류들
, 공기, , 흙의 네 가지 기본 물질 외의 다른 부류들은 각각의 요소들이 다른 크기의 입체를 형성하면서 생겨난다. (Cornford는 같은 모양의 다면체라도 요소 삼각형의 개수가 다를 수 있다는 뜻으로 이 구절을 해석한다. 예를 들어 정삼각형은 직각부등변삼각형 두 개로도 만들어질 수 있지만, 여섯 개, 여덟 개 혹은 그 이상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 물체들은 그것을 이루는 원소들의 종류, 크기, 밀도 등이 다르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성질들을 갖는다. 또한 이러한 구성이 변함에 따라 다른 물체로 변환된다. (필자의 해석으로는, 현대 화학에서 분자 단위 이상의 성질은 원자들의 성질로 환원될 수 없다고 보는 것과 달리 플라톤은 물체의 모든 성질이 원소들의 성질로 환원될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10. 감각적 지각과 그 성질들
감각적 성질들(pathemata, 대상들이 우리 감각과 관련해서 갖는 성질들)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촉각, 즐거움과 괴로움의 원인, 미각, 후각, 청각, 빛깔에 대한 설명이 제시된다. 여기서도 물체의 성질이 원소들의 구성과 관련 지어 설명된다는 점에서 앞 절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무거움과 가벼움, 즐거움과 괴로움에 대해서는 다른 관점의 설명이 더해진다.
무거움과 가벼움은 위아래의 개념과 연관되어 있다. 우주는 둥글기 때문에, 위아래는 정해져 있지 않고 중심과 주변으로 나뉠 뿐이다. 흙은 우주의 중심에, 불은 주변에 있고 공기는 그 중간에 있다. 앞서 언급됐듯이 물질은 자신과 동류의 것으로 향하려는 경향을 가지기 때문에 그 물질의 기준으로는 자신의 원래 영역으로 향하는 쪽이 아래쪽이다. 무게는 이러한 경향이 저항에 부딪힐 때 나타나는 것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설명은 불완전하다. 이 설명에 따르면 불이 우주 바깥으로 향하는 것을 우리가 막는다면 불의 무게가 느껴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즐거움과 괴로움도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설명이 된다. 즐거움은 우리 몸이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갈 때, 괴로움은 우리 몸이 부자연스러운 상태가 될 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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