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정리] Biagioli, Mario. (2006). Galileo’s Instruments of Credit: Telescopes, Images, Secrecy 2장: Replication or Monopoly? The Medicean Stars between Invention and Discovery 후반부

Telescopes and Blackboxes

갈릴레오가 발견한 목성의 위성들은 당시에도 그저 광학적 인공물로 묵살당한 것이 아니었다. 이러한 점에서, 갈릴레오의 망원경은 그 작동 원리에 대해 포괄적인 설명이 제공되지 않았어도 비교적 문제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용은 ‘블랙박스화’(기구가 자연에 대해 믿을 만한 지식을 얻는 것으로 인정되어가는 과정. 기구 사용자 공동체 내에서 문자로 된 정보와, 기구 작동에 필요한 기술, 눈금 조정 등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면서 이루어진다. 동일한 종류의 다른 도구들에 대한 일종의 표준이 확립되며, 그 기구에 대한 지식은 더 이상 의문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Nuncius에 나온 발견들의 입증 과정, 즉 글로 쓰여진 혹은 암묵적인 지식, 렌즈 제작 기술이나 관찰 테크닉 등이 전파되는 것은 갈릴레오가 막았다. 그의 망원경에 대한 독점을 블랙박스화와 유사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실험자 회귀를 끝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의 평판을 극대화하기 위해 독점을 추구했다. 그는 진입장벽을 높임으로써 사람들이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

이와 유사하게, Nuncius에 있는, 망원경을 이용한 관찰 묘사는 망원경을 이용할 수 없는 독자들을 조정하는 방법이었지, 지식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보일과 갈릴레오는 둘 다 상세한 기술(description)을 했지만 보일은 그의 경험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반면 갈릴레오는 그가 수행한 관측들이 재현이 어렵고 독자들이 접근할 수 없는 영역임을 보이고자 했다. 이를 통해 그는 그의 보고를 독자들이 따라 하면서 자신의 경쟁자가 될 위험을 최소화했다. 말하자면, 갈릴레오는 그의 독자들을 동료가 아니라, 인정(credit)의 제공자로 보았다.

Inventions and Disclosure

1610년 이전에 갈릴레오는 다양한 전문가 사교 모임에 참가했고, 지역의 후원자에 의존하는 경제 체제 내에 있었다. 그는 Padua 아카데미에서 소수의 청중을 대상으로 일하는 데에 만족했고, 예술가, 장인, 기술자 등과 어울렸다. 1610년까지 그의 이름으로 나온 수학적 혹은 철학적 저술은 군사적 목적의 지리 안내서뿐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망원경의 독점은 망원경의 배분을 신중하게 조정하려는 행동만은 아니었다. 갈릴레오는 많은 목격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을 모르는 듯했다. Nuncius같은 베스트셀러를 쓰면서도, 그는 그의 발견을 밝히는 일을 지역적인 인정 체계 내에서만 했고, 더 넓은 청중들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그들을 협력 대상에 완전히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그는 1609년 이전까지 발명자, 기구 제작자에 가까웠다. 그의 발명가로서의 경력은 Nuncius 출간 9개월 전 망원경의 개발을 통해 정점에 올랐다. 그는 기구 제작보다 발견을 통해서 좀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기 전에, 망원경 제작을 성공의 수단으로 여겼다. 그는 자신을 최고의 망원경 제작자로 규정했다. 그는 발명가에서 ‘발견자’로 바뀌었지만 완전히 그렇지는 않았다.

Nuncius에서도 갈릴레오의 발명자로서의 면모가 드러나지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망원경 제작 정보는 매우 적다. 당시에 발명자들은 기구의 작동 예를 공식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평가 받아야 했는데, 그 작동 원리를 상세하게 기술할 필요는 없었다. 그가 망원경의 원리에 대해 비밀을 유지한 것은 그가 이전에 도구 제작자로 인식됐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철학자 지위를 얻는 데에 기여했다.

그가 비밀을 유지한 것은 그가 원했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그는 망원경의 군사적 이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베네치아 의회에서 보상을 받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비밀을 유지해야 했다. 따라서 그가 망원경을 메디치 가에 보낸 것은 반역으로 여겨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피렌체로 건너가 새로운 전문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어쨌든 특허에 대한 이러한 당시 관행은 왜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통한 이미지 형성 과정에 대한 광학적인 설명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는지 설명해준다. 기존의 과학사학자들은 이러한 점이 망원경의 인식론적 지위에 손상을 주었을 것이라고 보았지만, 갈릴레오는 이에 대해 별로 동요하지 않은 듯하다. 갈릴레오는 망원경에 대한 완전한 설명을 제공하기 위한 광학 이론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고 관심도 없었던 것 같다. 당시의 관행에 따르면 갈릴레오는 망원경의 작동 원리에 대해 굳이 상세한 설명을 할 필요가 없었다.

Inventions, Discoveries and Natural Monuments.

Nuncius는 라틴어로 쓰여졌고, 좁은 지역이 아닌 전 유럽의 독자를 대상으로 했다. 이 책은 망원경에 대한 간단한 논의로 시작하긴 하지만 주된 초점은 그의 발견을 보고하는 것이었다. Nuncius와 이 책에서 보고된 새로 발견된 별들은 발명, 발견, 작품에 대한 새로운 경제 체제에 속했다. 메디치의 별들의 가치는 그것이 비밀이라는 점이 아니라 광범위한 가시성에 있다. 별들은 경제 체제에서 새로운 종류의 대상이었다.

갈릴레오는 그 별들을 자연적인 대상인 동시에 메디치 가에 대한 헌정품으로 표현했다. 그는 발견물을 교환하거나 소유, 판매할 수 없었다. 메디치 가에서도 물질적 거래에 수반되는 재정적 보상뿐만 아니라, 철학자의 지위라는 상징적인 보상을 주었다. 갈릴레오의 역할은 혼종적이었다. 그는 그 별의 광역적인 가시성에도 불구하고, 그의 후원자의 별의 발견자로서 매우 지역적인 철학자였다.

메디치 별의 평가와 보상 과정에서도 혼종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다. 더 이전의 과거에서 발명품은 지역 내에서 평가되었고 보상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다. 더 이후의 시기에는 과학적 발견에 대한 평가는 저자가 공개한 정보에 근거해서 해당 지역 밖의 공동체에 의해 이루어졌다. 메디치 별의 경우는 이 중간에 있다. 갈릴레오의 발견은 지역 내의 공동체와 외부의 보고가 혼합되어 평가되었다.

발명은 지역에 대한 효용에 대해, 발견은 사실성 여부에 의해 보상을 받았다. 여기서도 메디치의 별은 이 사이에 있었다. 메디치의 별들은 사실성 여부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효용을 갖는 기념물로서도 평가 받았다. 메디치 가에서 그 효용을 평가하는 것은 발명의 경우에서보다 훨씬 덜 재정적, 물질적, 지역적이었고, 더 상징적이었다.

From Expertise to Location

베네치아와 피렌체를 비교해 보면 이러한 차이점이 뚜렷이 드러난다. 베네치아에서 갈릴레오가 망원경에 대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망원경을 써보게 함으로써 그 군사적 가치를 인정받기만 하면 되었다. 이와 다르게 피렌체에서 메디치의 별들을 평가 받을 때는 그 별들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케플러의 옹호와, Nuncius의 성공이 그 계약의 성립에 큰 역할을 했다.

메디치 가에서 그 별들의 사실성 여부를 의심한 것은 아니었다. 메디치의 대공은 망원경에 점차익숙해졌고 그 별들을 직접 여러 번 관찰했다. 만약 그 관찰 내용을 믿을 수 없었다면 그러한 점을 평가할 수 있는 지역 인재들을 충분히 찾을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 별들이 그들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였다. 대공이 할 일은 사실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망원경은 베네치아에서는 국지적으로 이용되었고 의원들은 그것의 가치에 대해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메디치 가가 갈릴레오의 주장을 얼마나 신용했는가와 상관없이, 그들은 그 별들의 가치를 확신할 수 없었다. 후원자의 보상은 그 별들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 없이는 평가될 수 없었다. 이런 맥락에서 외부인들의 견해는 메디치 가의 사람들보다 기술적으로 유능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외부인으로서 그 별들의 가치를 말했기 때문에 중요했다. 케플러의 평가는 그가 훌륭한 수학자였기 때문이 아니라 외부에서 높게 평가될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중요했다.

이후 갈릴레오는 직업적으로 보장을 받으면서 더 많은 증인을 찾는 일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대공의 증인으로서의 권위 때문만은 아니었다. 갈릴레오는 봉급을 잘 받고 잘 지내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을 급하게 여기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그의 망원경을 복제하고자 애쓰는 일에 압박감을 느낄 필요가 없었고 그런 일들은 그의 권위를 증명해주는 것에 불과했다. 그는 그런 일에 경쟁하지 않고 편안하게 많은 발견들을 해낼 수 있었다. 그는 망원경을 독점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관측에서 겪는 문제들에 대해 더 솔직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