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1학기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과학철학통론 I" 수업(담당교수: 천현득) 발제문
※ 원 논문의 순서와 다르게 재구성한 글이다. 순서대로 요약정리한 글은 https://blog.naver.com/yabrielus/220543621551 참고.
1. 메커니즘이란?
메커니즘의 중요성: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만족스러운 과학적 설명에는 메커니즘에 대한 기술이 필요하며, 따라서 과학 활동의 많은 부분은 메커니즘을 발견하고 기술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메커니즘에 대해 고려하는 것은 과학의 존재론적 개입에 대해 생각하는 더 나은 접근이며, 과학사, 과학 활동, 과학적 발견에 대해 바라보는 적절한 방법이고, 중요한 철학적 개념과 문제를 다루는 새로운 방식이다. 만약 메커니즘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면 신경과학과 분자생물학을 이해할 수 없다.
메커니즘의 정의: 저자들은 메커니즘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메커니즘이 무엇이고 과학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저자들은 메커니즘의 구성과 기능에 대해 밝히고자 한다. 저자들은 메커니즘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메커니즘은 개시상태(set-up condition)부터 종결상태(termination condition)까지 규칙적인 변화를 산출하도록 조직화된 존재자와 활동이다.” 메커니즘은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중요한 과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준다.
메커니즘의 예로 뉴런 간의 화학적 신호전달을 들 수 있다. 시냅스 전 뉴런이 신경전달 물질을 시냅스 틈에 분비하고, 그 신경전달 물질은 시냅스 후 뉴런의 수용체에 결합해 시냅스 후 뉴런을 탈분극화한다. 또한 DNA 복제 과정도 메커니즘이다. DNA 이중나선이 풀리고, 약한 전하를 띤 염기들이 밖으로 드러나며, 그 뒤 몇 가지 단계를 거쳐서 두 개의 복제된 DNA 나선들이 만들어진다.
주의점들: '메커니즘'이라는 용어는 기계론적(mechanical) 체계만을 뜻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과학에서 메커니즘으로 간주되는 것은 항상 변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또한, 모든 과학 활동이 메커니즘을 발견하거나 기술하는 활동인 것은 아니다. 저자들이 초점을 맞추는 것은 신경과학과 분자생물학의 메커니즘이다. 메커니즘에 대한 저자들의 설명이 그 외의 과학 분야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는 열린 문제이다.
2. 메커니즘의 구성 요소: 존재자와 활동
이원론: 저자들은 메커니즘을 크게 두 가지 구성 요소, 즉 존재자(entities)와 활동(activities)으로 분석한다. 활동이란 변화의 생산자로서, 새로운 상태나 새로운 생산물을 만들어낸다. 존재자와 활동은 상호의존적으로, 존재자가 없으면 활동도 없으며 활동이 없다면 존재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활동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그 활동과 관련된 속성들을 가진 존재자가 필요하다. 존재자들은 적절한 위치, 구조, 방향을 가져야 하고, 그 존재자들이 관여하는 활동은 특정한 순서, 속도, 지속시간을 가진다.
활동은 원인의 한 가지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야기하다', '상호작용하다'와 같은 용어들은 활동의 유형에 의해 구체화될 필요가 있고, 전형적인 과학적 담화에서 실제로 그렇게 구체화된다. 존재자는 무언가를 생산하는 활동에 관여할 때만 원인이 될 수 있다. 존재자 그 자체는 오직 파생적 의미에서만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폐렴를 낫게 한 것은 페니실린이 아니라, 페니실린의 작용이다.
메커니즘의 규칙성: 메커니즘은 같은 조건에서 항상 혹은 대부분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규칙적이다. 즉, 특정 존재자들과 활동들이 주어지면 항상 혹은 대부분의 경우 같은 종결상태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메커니즘의 규칙성은 우연적이지 않고(non-accidental), 반사실적 조건문을 지지한다.
메커니즘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단계들 사이의 생산적 연속성(productive continuity)이다. 메커니즘에 대한 완전한 기술은 개시상태부터 종결상태까지 틈 없는 생산적 연속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생산적 연속성은 단계들 사이의 연결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메커니즘의 개별화: 활동을 개별화하는 것, 즉 어떤 활동을 다른 활동과 구분해 주는 것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다. 예를 들면 그 활동이 일어나는 시공간적 위치, 활동의 속도 및 지속시간, 활동에 관여하는 존재자들의 유형과 속성들의 유형 등이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작동 방식(예를 들면 접촉으로 인한 작용인지 원격 작용인지), 방향(선형적인지 수직적인지), 극성(인력인지 척력인지), 에너지 요구량, 활동의 범위 등이 있다.
메커니즘은 그 메커니즘을 구성하는 활동과 존재자들의 개시상태 및 종결상태에 의해, 그리고 그것들의 기능에 의해 개별화된다. 기능은 메커니즘에 포함된 존재자들과 활동들에 의해 수행되는 역할들이다. 일반적으로 기능은 존재자가 "가지고 있는" 속성으로 이해되지만, 그보다는 존재자들의 활동과 관련지어 이해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흔히 심장은 피를 순환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심장의 기능은 피를 순환시킴으로써 산소와 영양분을 몸의 다른 부분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나트륨 채널의 기능은 활동전위(action potential)를 만드는 데에 있어 나트륨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다.
3. 메커니즘의 진행 단계: 개시상태, 중간단계, 종결상태
메커니즘은 크게 개시상태(set-up condition), 중간단계(intermediate stage), 종결상태(termination condition)의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어떤 현상에 대한 메커니즘을 기술하는 일은 그 현상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설명하는 일, 즉 개시상태와 중간단계가 어떻게 종결상태를 만들어내는지 밝히는 일이다.
개시상태: 메커니즘에 대한 기술은 개시상태에 대한 이상화된 기술로 시작한다. 개시상태는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존재자들과 그 존재자들의 속성을 포함한다. 존재자들의 구조적 속성, 공간적 관계, 방향 등은 메커니즘의 활동을 존재자들이 어떻게 수행하고 다음 단계로 진행되는지 보여줄 때 중요하다.
그밖에도 개시상태는 메커니즘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조건들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뉴런의 화학적 신호 전달 메커니즘에서 이용 가능한 에너지, pH, 전하 분포 등의 조건이 그것이다. 이런 조건들은 교과서 등에서 간략한 기술을 위해 생략되는, 일종의 ceteris paribus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중간단계: 메커니즘에 대해 완전히 기술하기 위해서는 개시부터 종결까지의 과정에 개입하는 존재자들과 활동들을 밝혀야 한다. 즉,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존재자들, 그 존재자들의 속성, 그리고 그것들을 이어주는 활동들을 기술하고, 한 단계의 작용이 어떻게 다음 단계에 영향을 주는지 기술해야 한다. 메커니즘에 대한 완전한 기술에서는 특정 단계가 빠지지 않고 이어져야 한다. 또한, 전체 과정이 그 시점의 과학 지식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존재자들과 활동들을 통해 이해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메커니즘은 선형적으로 진행되지만, 복잡한 메커니즘은 여러 갈래로 나뉘거나, 하나로 합쳐지거나, 순환할 수도 있다. 우리는 편의상 메커니즘을 분절된 단계들로 나누지만, 엄밀히 말하면 메커니즘은 하나의 연속적인 과정이다.
종결상태: 메커니즘에 대한 기술은 종결상태로 끝난다. 종결상태는 주목할 만한 종점(privileged endpoint)을 기술하는 이상화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종점은 휴지 상태, 균형 상태, 전하의 중화, 어떤 대상의 제거 혹은 생산 등일 수 있다. 우리가 특정 조건을 주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종점이 단일한 과정의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일 수 있고, 최종 산물이 우리가 이해하거나 만들어내고자 하는 대상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4. 메커니즘의 층위
내포 위계(nested hierarchy): 메커니즘들은 내포 위계를 띠는데, 이는 한 층위에서의 메커니즘이 다른 층위에서는 하나의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Na+ 채널의 활성화 메커니즘은 탈분극 메커니즘의 한 요소이고, 탈분극 메커니즘은 화학적 신경전달 메커니즘의 한 요소이며, 화학적 신경전달 메커니즘은 중추신경계에서 일어나는 더 높은 수준의 메커니즘의 한 요소이다. 따라서 신경과학과 분자생물학의 메커니즘은 여러 층위에 걸쳐 기술될 때가 많다.
바닥 층위: 메커니즘에 대한 내포 위계적 기술은 일반적으로 가장 낮은 단계의 메커니즘에서 바닥을 만난다(bottom out). 바닥 메커니즘은 해당 분야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상대적으로 근본적이거나 문제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과학자들이 받는 훈련은 메커니즘의 특정 층위에 집중되며, 따라서 서로 다른 연구 관심사를 가진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유형의 존재자들과 활동들을 바닥으로 취급한다. 설명은 바닥 메커니즘에서 끝나고, 더 낮은 층위의 메커니즘은 그 분야 연구자들의 관심사와 무관하다. 예를 들어 신경과학 내에서 어떤 과학자들은 유기체의 행동에 관심을 갖고 그 이하의 메커니즘에 대해 무관심하며, 어떤 과학자들은 뉴런을 구성하는 분자들의 활동에 관심을 갖지만 양자역학 층위까지는 내려가지는 않는다. 물론, 바닥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연구 관심사와 목적에 따라 어떤 층위를 바닥으로 취급하는지는 달라질 수 있다.
5. 메커니즘 스키마와 메커니즘 스케치
메커니즘 스키마(mechanism schema): 과학자들이 내포 위계의 모든 층위에서 완벽하게 메커니즘을 기술하지는 않는다. 또한,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메커니즘의 유형에 대해 관심을 갖지, 특정 메커니즘 사례의 모든 세부사항에 대해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따라서 메커니즘에 대한 기술은 과학자들의 연구 목적이나 관심사에 따라 세부사항이 적절하게 생략되어 나타난다. 이와 같이 한 메커니즘 유형에 대해 추상적으로 기술한 것을 저자들은 ‘메커니즘 스키마’라고 부른다. 분자생물학의 센트럴 도그마에 대한 다음 다이어그램이 메커니즘 스키마의 한 예이다.
DNA → RNA → 단백질
메커니즘 스키마의 추상성: 메커니즘 스키마는 이미 알려진 구성 부분과 활동들에 대한 기술을 통해 더 구체적으로 채워질 수 있다. 즉, 세부사항이 얼마나 포함되느냐에 따라서 스키마는 다양한 정도의 추상성을 가질 수 있다. 위의 스키마에는 DNA 복제(duplication), DNA에서 RNA로의 전사(transcription), RNA에서 단백질로의 번역(translation) 과정이 나타나 있다. 이 스키마는 세부사항들이 대부분 생략된 매우 추상적인 것이며, 복제, 전사, 번역 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존재자들과 활동들이 명시된 더 구체적인 스키마도 만들어질 수 있다.
메커니즘 스키마의 일반성: 스키마의 일반성이란 그것이 예화될 수 있는 범위가 얼마나 넓은지를 말한다. 추상성과 일반성을 혼동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위의의 스키마는 매우 추상적이면서(추상성) 지구상의 대부분의 생물들에 적용된다(일반성). 그런데 RNA 바이러스들의 경우 다른 생물들과 단백질 합성 메커니즘이 다르다. RNA 바이러스들의 단백질 합성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은 스키마로 나타낼 수 있다.
RNA → 단백질
이 스키마는 앞선 스키마와 같은 정도로 추상적이지만, 오직 RNA 바이러스들에게만 적용되므로 일반성은 훨씬 낮다.
메커니즘 스키마의 기능: 신경과학과 분자생물학의 이론은 여러 변수들에 대해 위계적으로 조직화된 메커니즘 스키마들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메커니즘 스키마들은 해당 분야가 발전하면서 새로 발견되고, 평가되고, 수정된다. 또한 메커니즘 스키마들은 현상을 기술하고 예측하고 설명하는 데에, 그리고 실험을 설계하고 실혐 결과들을 해석하는 데에 사용된다.
메커니즘 스키마들이 예화되었을 때 스키마는 그 메커니즘이 만들어내는 현상에 대한 메커니즘적 설명을 제공한다. 또한, 메커니즘 스키마들은 예측을 만들기 위해 사용될 수도 있다. 그리고 메커니즘 스키마들은 실험 설계 및 실험 결과 해석에 이용될 수도 있다. 실험가들은 실험을 위해 개시상태를 갖춰놓고 메커니즘이 작동하게 한다. 메커니즘이 작동할 때, 실험가는 메커니즘의 어떤 부분에 개입하고 그것이 종결상태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또는 메커니즘이 무엇을 하는지 관찰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생겨난 변화들은 가설적 스키마에 증거를 제공할 수 있다.
메커니즘 스케치: 메커니즘 스키마와 달리, 메커니즘 스케치는 바닥 존재자들과 활동들이 (아직) 채워질 수 없는, 혹은 메커니즘의 각 단계들에 틈이 있는 추상화라고 할 수 있다. 즉,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향하는 생산적 연속성에서 빠진 부분이 있고 우리가 그 부분을 어떻게 채워야 할 지 모르는 것이다. 따라서 메커니즘 스케치는 메커니즘 스키마를 얻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기능을 한다. 새로운 발견에 의해 메커니즘 스케치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 폐기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스케치에서 빠진 부분을 새로운 발견을 통해 채우면 스키마가 될 수 있다.
6. 활동, 이해가능성, 설명
이원론의 인식적 적합성: 메커니즘의 존재 요소를 존재자와 활동으로 보는 것은 메커니즘적 설명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중요하다. 메커니즘이 이해 가능하게 되는 것은 그 분야의 바닥 존재자들과 활등들에 대한 기술에 의해서이다.
어떤 메커니즘적 설명이 좋은 설명인지 여부는 그 메커니즘이 참인지 여부와 관련이 없다. 메커니즘 기술은 현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현상의 이해가능성은 설명이 옳다는 점에서 나오지 않고, 설명항(개시상태와 중간 존재자 및 활동들)과 피설명항(종결상태 또는 설명되어야 할 현상) 사이의 설명적 관계에서 나온다.
흄이나 후기 논리경험주의자들을 따라 활동들(또는 메커니즘들)의 이해 가능성을 그것들의 규칙성으로 환원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메커니즘에 대한 기술은 바닥 층위의 존재자들과 활동들에 의해 종결상태를 이해 가능하게 만든다. 설명하는 것은 단지 한 규칙성을 다른 규칙성들의 연쇄로 재기술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설명이란 생산적 관계를 드러내는 것이다. 규칙성 그 자체가 설명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 규칙성을 만들어내는 활동들이 설명력을 갖는 것이다. 예를 들어 Na+ 채널의 활동을 설명하는 것은 [Na+ 채널이 세포 안팎의 Na+ 농도를 바꾼다는 규칙성이 아니라] Na+ 채널의 결합, 구부러짐, 열림 등의 활동들이다. 메커니즘적 설명은 설명의 대상인 현상이 하나 이상의 이러한 추상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recurring) 유형의 활동의 산물 또는 높은 층위의 생산적 활동의 결과임을 보이거나 설명하는 것이다.
무엇이 이해 가능한 것으로 간주되는지는 어떤 존재자들과 활동들이 바닥 층위이고 문제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지에 따라 역사적으로 변화한다. 즉, 이해 가능성은 역사적으로 구성되고 분야에 상대적이다.
7. 메커니즘과 환원
기존의 환원 논의: 과학 이론 간 환원에 대한 기존의 철학적 논의들은 궁극적 존재론, 과학 이론 변화, 과학적 설명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명하기 위한 시도였다. 네이글(Ernest Nagel), 섀프너(Kenneth Schaffner) 등이 제시한 연역적 환원 모형들은 과학의 여러 층위 간의 관계를 논리적 도출 관계로 보았다. 그러나 이러한 모형은 신경과학과 분자생물학에 잘 맞지 않는다. 신경과학과 분자생물학의 여러 층위 간 관계는 메커니즘을 통해 이해되어야 한다. (저자들은 앞서서 바닥 층위가 상대적이라고 했기 때문에, 환원과 관련된 문제들 중 궁극적 존재론의 문제는 여기서 제기되지 않는다)
과학 이론 변화: [기존의 연역적 환원 모형들은 과학 이론 변화란 한 이론에 의해 다른 이론이 제거(elimination)되거나 대체(replacement)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신경과학과 분자생물학에서의 이론 변화는 여러 층위의 메커니즘 스키마들이 점진적이고 단편적으로 구성되고, 평가되고, 수정되는 과정이다. 제거 또는 대체는 설명되어야 할 현상에 대한 제안된 메커니즘 스키마 또는 그것을 이루는 구성요소들의 포기 또는 재개념화로서 이해되어야 한다. 즉, 이론 변화는 기존의 연역적 환원 모형에서의 이항관계가 아니라 [더 복잡한 관계이다.]
과학적 설명: 기존의 연역적 환원 모형들은 낮은 층위의 용어와 높은 층위의 용어를 동일시(identification)하거나, 낮은 층위의 법칙에서 높은 층위의 법칙에서 도출함으로써 과학적 설명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고자 했다. 그러나 메커니즘적 설명에서 동일시와 도출은 지엽적인 문제이다. 게다가 연역적 환원 모형은 과학적 설명의 다층위적 특성에 잘 맞지 않는다. 여러 층위에서의 존재자들과 활동들을 그것들이 중요한 의의를 갖는(important, vital, significant) 맥락 하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과학적 설명은 많은 경우 서로 다른 층위들을 생산적 관계로 통합(integration)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Na+ 채널의 활동은 여러 층위들, 즉 활동전위의 생성, 신경전달물질의 방출,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의 신호 전달에 있어서의 역할과 분리되어서는 제대로 이해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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