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지식의 여러 유형들
- 절차적 지식, 표상적 지식, 체험적 지식
절차적 지식: 예를 들면 자전거 타기 같은 것. 한 사람의 행위 체계 또는 인식 체계가 관련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규칙에 따라 적절하게 조직되어 있어야 할 뿐, 어떤 정보가 마음 속에 떠올려져 있을 필요는 없다.
표상적 지식: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안다'와 같이, 어떤 정보를 떠올릴 수 있어야 하는 것.
행위적 능력을 반드시 함축하지는 않으나, 절차적 지식(신체적 능력만이 아닌 인식적 추론 능력까지 포함)과 완전히 분리되어 정의될 수는 없는 듯하다. 예를 들어 '김구는 암살되었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김구는 살아있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추론 능력(절차적 지식)이 결여되어 있고 따라서 올바른 표상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체험적 지식: 무엇인가를 해봐서 아는 것.
지식은 이 세 유형에 속하거나, 셋 중 둘 이상의 유형으로 분석될 수 있다. 인식론의 주된 관심이 되어 온 것은 표상적 지식이다.
인식론이 지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지식이 인간과 세계를 지적으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연결은 세계에 대한 이해로 이루어지고, 그러한 이해는 세계에 대한 표상을 통해서 가능하다. 따라서 인식론은 표상적 지식을 주된 관심사로 삼는다. [절차적 지식이나 체험적 지식으로 세계를 알게 되는건 아니니까]
- 표상적 지식의 여러 유형들
표상적 지식도 몇 가지 세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표상적 지식을 산출하는 인식 능력 또는 그 지식을 이루는 명제를 확증하는 방식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표상적 지식은 경험적 지식과 선험적 지식으로 나누어진다. 선험적 지식은 감각 경험에 그 정당성을 의존하지 않는 지식이고, 경험적 지식은 의존하는 지식이다. 경험적 지식은 다시 지각적 지식과 그렇지 않은 지식으로 나누어진다.
선험적 지식은 지각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이성에 의해서 가능한데,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가 문제가 된다. 이성이 어떠한 인지적 과정을 포함하고 있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한 판단이 지식이 될 수 있는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그 판단의 배경을 이루는 인지 과정을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 (예: '저기에 나무가 있다'는 지식. 가까이서 본 사람이 이런 판단을 했으면 지식이라고 할 수 있으나, 나무 모양이 불분명할 정도로 먼 곳에서 이런 판단을 했다면 지식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선험적 판단을 이루는 인지 과정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이것을 어떻게 지식이라고 할 수 있는지 문제가 생긴다. 이런 점에서, 지식이라고 할 수 없는 독단적 생각들이 자명하게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흔하다. 결론적으로, 선험적 지식이 어떻게 성립하는지, 그것이 가능하기는 한지 논의하기는 어렵다.
도덕적 지식의 경우 더 어렵다. 도덕에 관한 비인지주의 혹은 정서주의에 의하면, 도덕적 언명은 주관적 정서의 표현에 불과하다. 즉, 도덕은 세계에 대한 정보로서의 지식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도덕에 관한 직관주의에 따르면 도덕적 지식은 도덕적 직관에 의해 파악되는데, 직관이 어떤 인지 과정을 포함하는지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이 책에서는 경험적 지식의 분석에 논의를 제한한다.
러셀은 경험적 지식을 직접적 의식에 의한 지식과 서술에 의한 지식으로 구분한다. 감각 자료(sense data)를 알기 위해서는 아무런 추론도 필요하지 않고 단지 접촉을 통한 직접적 의식만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외적인 대상에 대한 지식에 이르기 위해서는 추론이 필요하다. 이러한 추론에 의한 지식은 외적 대상에 대한 특정한 서술을 포함하며, 명제 형식의 판단이 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직접적 지식에 의한 지식과 서술에 의한 지식 구분은, 지식의 내용의 형식에 따른 구분으로 각각 비명제적 지식과 명제적 지식에 대응된다.
지식 ㅡ 절차적 지식
ㄴ 표상적 지식 ㅡ 도덕적 지식(만약 가능하다면 명제적 지식)
ㄴ 선험적 지식(만약 가능하다면 명제적 지식)
ㄴ 경험적 지식 ㅡ 직접적 의식에 의한 지식(비명제적 지식)
ㄴ 서술에 의한 지식(명제적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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