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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0일 수요일

[요약정리] Wray, K. Brad. (2018) Resisting Scientific Realism 11장: How Are False Theories Able to Make True Predictions?


Wray, K. B. (2018). Resisting Scientific Realism. Cambridge University Press

과학적 실재론자들은 이론이 성공적인 예측을 내놓는다는 점을 과학적 실재론에 대한 근거로 생각한다. 특히 머스그레이브와 레플린 등은 예측 중에서 '참신한'(novel) 예측을 중요하게 간주한다. 몇몇 실재론자들은 이론이 오랜 기간 동안 예측을 계속해서 내놓는다는 사실을, 몇몇 학자들은 예측의 정확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예측적 성공들은 우리 이론들이 참 혹은 근사적 참이라는 실재론자들의 주장에 의해 잘 설명되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반실재론자들은 거짓인 이론들도 어떻게 참신한 예측을 내놓을 수 있는지 설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반실재론자들이 이러한 점을 설명해낸다면 과학의 참신한 예측적 성공에서 참을 추론하는 실재론자들의 주장을 약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 장에서, 레이는 거짓인 이론이 참인 예측을 내놓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고찰한다. 두 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는데, 첫째는 행성 운동에 대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론이고, 다른 하나는 원자량에 의거해 원소를 분류하려고 했던 멘델레예프의 시도이다. 
그 전에, 과학자들이 참신한 예측에 대해 그다지 설득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만약 성공적 예측이 실재론자들이 말하는 정도의 효과가 있다면, 과학자들이 여러 이론들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참신한 예측을 내놓는 이론을 수용할 것이다. 그러나 과학사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Stephen Brush는 다음과 같은 사례들을 찾았다.

(i) 예측이 실패했는데 받아들여진 이론
(ii) 예측이 성공했는데 기각된 이론
(iii) 예측과 상관없이 받아들여진 이론
(iv) 사후 추리가 참신한 예측만큼이나 신빙성 있는 입증 근거로 받아들여진 경우

사실, 이론의 뛰어난 예측적 성공 대부분은 그것이 널리 받아들여진지 한참 후에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물론 그렇다고 참이 성공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 다만 과학철학자들이 생각하는 정도로 과학자들이 참신한 예측에 가치를 두지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셰리(Eric Scerri)와 워럴(John Worrall)은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의 수용에서 예측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했다(Scerri and Worrall 2001). 널리 알려진 것과 달리, 예측적 성공은 멘델레예프의 도식이 받아들여지는 데에 그렇게까지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예측뿐만 아니라 사후 포섭(accomodation)도 같은 비중을 차지했다. 

왜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론이 성공적이었는가?
지동설이 받아들여진 이유는 천동설보다 예측적으로 우월했기 때문이 아니다. 천동설은 예측적으로 성공적이었다. 그럼에도 천동설은 많은 중요한 점에서 거짓이었다. 천동설은 우주의 구조를 잘못 표상하는 이론이었다.
레이에 따르면 천동설이 실재를 정확하게 표상하지 않았더라도, 연구 환경(research environment)과 행성 모형(planetary models)이 천동설의 성공을 설명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레이는 천동설의 성공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로, 당대 과학 이론의 예측에 기대되는 정확도가 오늘날의 이론에 요구되는 정확도보다 낮았기 때문에 성공했다. 과학의 한 분야에서 정확성의 기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한다. 천동설은 당시의 기준보다 높았기 때문에 성공적이었던 것이다. 이런 설명은 역사를 현재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천동설이 예측적으로 정확하기 때문에 참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다. 즉, 그 사람은 오늘날 과학적 실재론자들이 하는 것과 동일한 방식의 추론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추론은 틀린 것으로 밝혀졌다.
둘째로, 천동설은 정확한 예측을 하도록 만들어졌기(designed) 때문에 정확한 예측을 했다. 불규칙성이나 변칙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eccentric circles, equant point 등의 메커니즘들이 도입됐다. 이런 것을 사후설명(ad hoc)이라고 깎아내릴 수는 없는데, 코페르니쿠스도 똑같은 일을 했기 때문이다. 좀 더 일반적으로, 쿤은 이런 것들이 정상과학의 중요한 일이라고 보았다. 과학자들은 이런 일을 위해 훈련을 받고 연구 경력을 쌓아 나간다. 따라서 사후설명을 위해 이론이 구성되어 예측적으로 정확하다는 점은 예측적 성공을 깎아내릴 이유가 되지 못한다. 해킹도 실험에서 사후 포섭이 하는 중심적인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사후 포섭이 과학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예측적 정확성에서 참을 성급하게 추론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로, 천동설은 세계와 이론의 몇몇 불일치를 무시했기 때문에 예측적으로 성공적이었다. 천동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하늘에서 달의 크기는 극적으로 변하게 보여야 한다. 그럼에도 천동설은 그것이 예측해낼 수 있는 측면에 의거해 평가받았고, 변칙현상들은 자주 간과되었다. 지동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론들은 세계를 부분적으로 표상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이론이 예측적으로 성공적이라고 기술하는 것은, 그 이론이 실재를 잘못 표상하는 측면들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측면만 보고 그 이론 전체가 참이라고 추론하는 것은 부당하다.
넷째로, 천동설은 근본적이지만 알려져 있지 않은 원인들을 우연히 도입해 설명했다. 천동설에서 수성 금성 토성에 대해, epicyle위에서, deferent circle에서 행성으로 이어지는 선은 항상 지구에서 태양으로 이어지는 선과 평행했다. 이것은 단지 가정된 것이지만, 행성 운동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모형을 제공했다. 이 가정은 이 행성들의 운동을 태양의 운동에 엮었다[즉, 이런 가정이 실제로 행성들이 태양에 엮여 운동한다는 점과 우연히 일치했다.]. 이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돈다는 현재 이론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가정은 운이다. 그럼에도 이런 가정은 정확성을 낳았다.
이러한 사례 연구는 거짓인 이론들이 정확한 예측을 낳고, 그런 것을 오랜 기간 동안 계속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거짓인 화학 이론의 성공
멘델레예프는 화학 원소를 정의하는 본질적인 특성인 원자번호가 아니라 원자량에 의거해 원소들을 분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델레예프의 주기율은 성공적이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잘못이었지만 운이 좋았다. 원자번호와 원자량 사이에 강한 연관관계가 있었던 것이다. 
둘째, 몇몇 불일치는 무시되었다. 멘델레예프가 예측했던 원소들 중 상당수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멘델레예프는 주기율을 포기하지 않았다.
셋째, 사후설명이 도입되었다. 멘델레예프는 원자량 순서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주기율을 맞추기 위해 원자량 순서가 아니고 다른 성질들을 기반해 배열을 조절했다. 멘델레예프는 이런 원소들의 원자량 측정이 잘못 측정되었을거라고 하기도 했다. 



두 사례를 요약하자면, 거짓인 이론에서 참인 예측이 나올 수 있는 네 가지 요소가 있다.

(1) 정확성의 기준이 시간에 따라 바뀐다. 이런 기준은 거짓인 이론도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수준일 때도 있다.
(2) 모형과 이론들은 데이터를 설명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졌다. 
(3) 결점, 실패 등이 간과된다.
(4) 인과적으로 유관한 점이 있는 요소를 운 좋게 도입한다.

선택적 실재론(Psillos 1999, Kitcher 1993)을 도입한다고 해도 실재론은 옹호될 수 없다. 위의 사례연구에서, 천동설의 성공에 관련된 특징들이 지동설에 보존되지 않았다(네 번째 이유 빼고). Carrier, Lyons, Vicker 등은 거짓인 이론이 참신한 예측을 제공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여기서는 좀 더 일반적으로, 거짓인 이론들이 참인 예측을 내놓을 수 있는 요소 일반을 규정한 것이다. 거짓인 이론에서 참인 예측이 나오는 것은 기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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