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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11일 월요일

[요약정리] Popper, Karl. (1963) "Science: Conjectures and Refutations"

단행본 Conjectures and Refutations
번역: 이한구 역, 「과학: 추측과 논박」, 『추측과 논박 I』, 민음사 2001, 75-86쪽.
재수록: Martin Curd and J. A. Cover, eds., Philosophy of Science: The Central Issues (New York and London: W. W. Norton & Company, Inc., 1998), pp. 3-10.



I.
포퍼가 다루고자 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한 이론은 언제 과학적 이론이라는 지위를 획득하는가?' 또는 '한 이론이 과학적이라고 할 때 그 기준이 존재하는가?' 이 질문은 어떤 이론이 어떤 조건 하에서 참인지나 받아들일 만 한지와 다른 질문이다. 과학도 때때로 틀릴 때가 있으며 사이비과학도 때때로 맞을 때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저자는 과학과 사이비과학을 구분하고자 한다. 흔한 답은 과학이 관찰, 실험 결과를 통해 귀납추리를 하는 경험적인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이비과학도 경험적일 수 있으므로, 이것은 기준이 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점성술도 여러 가지 경험적 근거를 사용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마르크스주의,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은 그 광범위한 설명력으로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이 이론들은 해당하는 주제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이론들에 따라 세상을 보면 모든 것이 그것을 입증하는 근거였다. 신문의 모든 면은 계급 편향을 담고 있고, 프로이트 이론은 여러 '임상적 관찰'에 의해 끊임없이 입증되었다. 모든 상상가능한 사례들은 아들러 심리학을 입증해주도록 해석될 수 있었다. 그러나 포퍼는 이러한 강력한 설명력이 실은 겉보기에 그러해 보이는 것에 불과하며, 사실은 약점이라고 주장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비교하면 이러한 점이 뚜렷이 드러난다. 상대성 이론의 예측은 위험을 감수하는 예측이다. 만약 예측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 이론은 반증된다. 우리는 (실제로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상대성 이론이 반증되는 경우를 상상할 수 있다.  
이러한 통찰을 포퍼는 다음과 같이 정식화한다.

1. 우리가 입증 사례만을 찾는다면, 거의 모든 이론에 대해 그러한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2. 따라서 입증 사례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예측의 결과가 아닌 이상 그 이론에 대한 근거로 간주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그 이론을 감안하지 않고 예측한다면 그 이론과 양립 불가능한 결과가 나올 것임을 함축한다. 
3. 모든 좋은 과학 이론은 일종의 '금지'이다. 즉, 좋은 과학 이론은 특정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금한다. 이론이 더 많은 것을 금지할수록, 그것은 더 좋은 이론이다.
4. 어떤 상상 가능한 사건에 의해서도 반증되지 않는 이론은 비과학적이다. 통념과는 달리, 반증 불가능한 것이 좋은 이론이 아니라 반증 가능한 것이 좋은 이론이다.
5. 이론을 반증하기 위한 시험만이 진정한 시험이 될 수 있다. 시험 가능성은 곧 반증 가능성이다. 반증 가능성에도 정도가 있는데, 어떤 이론들은 더 시험 가능하고, 반증에 더 노출되어 있다. 즉, 더 큰 위험을 감수한다.
6. 5번에서 말한 진정한 시험의 결과가 아니라면 이론에 대한 입증 근거로 고려되지 말아야 한다. 반증을 시도했지만 실패한다면 그것은 이론을 용인할 근거(corroborating evidence)가 된다.
7. 어떤 진정으로 시험 가능한 이론들은 거짓으로 밝혀지더라도 옹호자들에게 계속 지지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애드 혹(ad hoc, 사후설명적. 이론을 시험 결과에 끼워 맞추는 것)적인 보조 가정을 도입하거나, 이론을 애드 혹적으로 해석함으로써 반증을 피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항상 가능하고, 이론을 반증에서 구해주지만 그 이론을 비과학적으로 만들거나 최소한 덜 과학적으로 만든다. 

위의 일곱 가지 사항을 요약하면, 어떤 이론이 과학적이기 위한 기준은 반증 가능성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을 것이다.

II.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반증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위의 조건을 만족한다. 점성술은 그렇지 않다. 점성술사들은 자신들의 이론에 대한 입증 근거만을 받아들이고 반증 근거들은 무시한다. 그들은 예언과 이론에 대한 해석을 모호하게 함으로써 반증을 교묘하게 피해간다. 그들은 반증을 피하기 위해 이론의 시험 가능성을 줄인다. 그럼으로써 그들의 예측은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 마르크스의 이론은 반증 가능했고, 실제로 반증되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반증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론을 재해석해 반증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보수적 왜곡conventionalist twist) 두 종류의 정신분석학 이론(프로이트, 아도르노)은 반증 불가능하다. 정신분석학자들의 주장은 중요한 통찰을 담고 있을 수도 있지만 그들은 그것을 시험 가능한 형태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
물론 많은 과학 이론들이 신화(등 비과학적 이론)에서 비롯되었고, 비과학적 이론이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거나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과학적 의미에서 경험적으로 지지되었다고 할 수 없다. 반증 가능하다고 해서 반드시 의미 있거나, 중요하거나, 참이거나, 수용할만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증 가능성은 경험 과학의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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