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목표가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을 현장에서 추적하려는 것이라면 그것(전문적 문헌들에 대한 문헌 비평)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그들이 하루 24시간 내내 논문만 읽거나 쓰고 있지는 않다. 과학자와 기술자들은 전문적 텍스트 뒤편에 무엇인가가 있고, 그것이 그들이 쓰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계속 주장해 왔다." - 131쪽
1. 텍스트에서 사물로: 결판
"과학 텍스트에 의해 설복당하지 않은, 그리고 저자를 제거해 버릴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한 완고한 반대자들은 텍스트가 만들어진 장소로 들어가 볼 수밖에 없다. 나는 그 곳을 실험실이라고 부를 것이다." - 132쪽
"사실 실험실은 (...) 텍스트 안에 존재한다. (...) 하지만 이 모든 언급은 서류의 세계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것들은 텍스트 안에서 존재하는 기호론적 행위자들일 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1.1 기입
"그 그림(*도표)은 이 방 안의 도구들로부터 추출되고, 다듬어지고, 다시 그려져서, 나타난 것이다." - 135쪽
"논문의 세계와 (...) 장치들의 세계. 그 접면에서 하나의 잡종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뒷날 논문에서 사용될, 이들 장치로부터 튀어나온 가공되지 않은 이미지들이다." - 135쪽
"우리는 이제 자연에서 읽어 낸 텍스트를 믿으라고 요구받는 것이 아니다. 대신 우리는 스스로의 눈을 믿도록 요구받는다. (...) 한편으로 우리가 더 많은 것을 본다. (...) 전에는 이미지만을 보았지만, 이제는 이미지들을 만들어 내는 것들도 볼 수 있다. 다른 한편 우리가 더 적게 본다고도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마지막 그래프를 만든 요인들 각각은 다른 시각적 결과를 낳도록 수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137~138쪽
"기니피그만으로는 엔도르핀과 모르핀의 유사성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해 줄 수 없다. 그것은 텍스트로 옮겨질 수도 없고 우리를 설득할 수도 없다. 유리병 속에 담겨져 생리 기록기에 연결되어 있는 내장의 부분들만이 텍스트로 옮겨질 수 있고 증거 자료가 될 수 있다." - 138~139쪽
"실험실에서는 한번도 우리가 그 존재를 의심하는 엔도르핀이 직접 제시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진짜 엔도르핀의 시각적 이미지를 준비하는, 즉 초점 맞추고 수정하고 다시 맞춰 보는 다른 종류의 세상이 펼쳐진다. (...) 엔도르핀에 대한 교수의 첫 번째 논문에 대해 설득력 있는 반대 논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많은 일들이 이뤄져야 한다." - 140쪽
"자연은 논문 바로 아래 놓여 있지 않다. 그것은 기껏해야 간접적으로만 거기 있다. 논문에서 실험실로 옮겨 가는 것은 레토릭적 자원들로부터, 문헌에 가장 강력한 수단을 제공하도록 고안된 새로운 자원들로 옮겨 가는 것이다. 바로 시각적 디스플레이다. (...) 이로부터 나는 도구를 정의할 수 있다. 나는 (...) 과학 텍스트에서 어떤 종류라도 시각적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어떤 것을 도구(또는 기입 장치)라고 부를 것이다. (...) 어떤 정보를 제공하지만, 그 정보들이 전문적 논문들의 마지막 층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도구가 될 수 없다.(*예: 매개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들)" -140~141쪽
"도구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상대성을 갖는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그것은 우선 시간에 상대적이다. (...) 또한 이 정의는 전문적 논문들 내의(...) 용도에 상대적이다. 그것은 논쟁의 강도와 성격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 논쟁이 없을 때는 우리에게 단지 매개적 정보를 준다고 여겨지던 가이거 계수기가, 논쟁이 격화되는 순간 그 자체 하나의 도구가 된다." - 141~142쪽
"이 정의 아래에서 우리는 앞에서보다 훨씬 정확하게 실험실을 정의할 수 있다.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도구를 모아 놓은 곳." - 143쪽
"과학 텍스트 뒤편에는 무엇이 있는가? 기입들이 있다. (* 기입은 어떤 실체가 기호, 기록, 문서, 논문 등으로 구현되면서 겪는 모든 변형을 가리킨다.) 그것들은 어떻게 얻어지는가? 도구를 설치함으로써." - 143쪽
"일단 사실이 구성되고 나면, 도구는 더 이상 고려되지 않는다. (...) 활동 중인 과학을 추적할 경우 도구는 전문적 텍스트에 바로 뒤따라 나오는 필수적인 요소다." - 144쪽
"좀 더 따지려 한다거나, 사실이 만들어지는 최전선으로 나가 보려 한다면, 도구가 보이게 되고, 그와 함께 토론을 계속하기 위한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따지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드는 일이다. (...) 관련된 기입들을 만들 수 있게 해 주는 방대한 자료의 축적 없이는 어떠한 찬성이나 반대도 불가능해지는 불평등한 세계로 변한다." - 144쪽
1.2 대변인
"실험실에 이르면 반대는 더 어려워진다. 왜냐하면 반대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 대상과 사람 사이에는 어떤 인간 매개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 145~146쪽
"우리가 도구와 맞닥뜨릴 때, 우리는 '시청각적' 스펙터클을 만난다. 도구에 의해 만들어진 시각적 기입들과 과학자가 거드는 언어적 해설이 있다. (...) 그것들은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기입된 사물로부터 온 것과 저자로부터 온 것을 구분하기 어렵다. (...) 저자는 마치 도구의 창에 기입된 것의 대변인처럼 행동한다. 대변인은 말하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위해 대신 말하는 사람이다."
"우리 정의에서 대변되는 것들의 질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건 대변자들의 숫자이며 단합이다. 대변인을 만나는 것이 일개 개인을 만나는 것이 아님을 유의해 둬야 한다. (...) 그들 각자와 그들이 대변하는 것들을 함께 만나는 것이다." - 149쪽
"반대자가 현실에서 보는 것은 대변인이 말하는 것과 상당히 다르다. (*반대자는 대변인을 의심하고 직접 증명해보려 시도한다.) 과학 논문이 얼마나 많은 자원들을 동원했건 간에 그것들은 권력의 증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주장했던 저자는 옆으로 비켜나고, 의심하는 사람이 직접 기입된 사물들 또는 무리 지은 사물들로부터 저자와 동일한 주장을 보거나 듣거나 만져 본다." - 151쪽
1.3 힘겨루기
"반대자는 (...) 더 완고하게 버틸 수 있다. 대변인의 말과 대변되는 이들의 대답이 동일하다는 것은 주의 깊게 설정된 상황의 결과였을 것이다." - 152쪽
"그가 처음에 조우했던 일관적인 어떤 것이 사실상 달리 작동하도록 유도될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의 집합에 불과했음을 깨닫는다." - 154쪽
157~159쪽의 예.
"반대자가 아무리 멍청하다 해도 충분하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 있다. 계속 반대하기 위해서는 반대자에게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동맹, 자원이 필요하다." - 159쪽
"힘겨루기를 통해 반대자들은 대변인, 그리고 그들이 대변하는 것들을 만나게 된다. (...) 힘겨루기를 통해 대변인은 주관적 개인이 될 수도 있고, 객관적 대표자가 될 수도 있다. 객관적이라는 것은 누군가와 그들이 대변하는 것들 간의 연관을 아무리 끊어 내려 해 봐도 저항을 이겨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주관적이라는 것은 당신이 다른 사람들 또는 사물들 대신 말한다 해도 듣는 사람들은, 당신은 오직 당신 자신만을 대표하고 있다고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 160쪽
"이 두 개의 관형사('객관적, '주관적')가 힘겨루기가 주어지는 상황에 따라 상대적임을 알아 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들은 대변인이나 그들이 대변하고 있는 것들을 궁극적으로 판정하는 데 사용될 수 없다." - 160쪽
2. 대항 실험실 구축하기
2.1 더 많은 블랙박스 빌려 오기
"방문자가 따질 만한 흠결이 발견될 때마다 교수는 그에게 새로운, 그리고 좀 더 논박의 여지가 없는 블랙박스를 들이밀었다. (...) 이것들을 하나씩 논박해 보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현실적이지는 않다. (...) 블랙박스를 하나씩 열어 갈 때마다 더 단단히 봉인된 블랙박스를 만나게 될 테니 말이다." - 162~163쪽
"더 많은 블랙박스를 빌려 오고 그것들을 모든 과정의 앞부분에 배치하는 것은 더 좋은 대항 실험실을 만드는 첫 번째의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면 토론이 굴절하여 방향을 바꾼다. 만일 모든 가능한 토론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방법을 발견해 낸다면, 그걸 발견한 실험실이 다른 실험실을 이기는 것이다. (...) 저자가 동원한 블랙박스의 숫자에 비례해 반대의 비용이 상승한다." - 166~167쪽
2.2 행위자로 하여금 대변인을 배반하게 만들기
"이 절에서 내가 저자, 반대자로 사용할 두 과학자들은 상대방의 주장을 주관적 의견으로 격하시키려 한다. (...) 서로가 동일한 장비를 사용하고, 그들의 주장을 단단하고 오래도니 동일한 사실들에 연계시켜 놓는 한 누구도 상대방을 이길 수 없다. (...) 이 교착 상태를 깨는 유일한 방법은 새롭고 예상치 못했던 자원을 발견하거나, 아니면 반대자의 동맹자들을 전향하도록 하는 것이다." - 168쪽
행위소: "대변되는 것들은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간에 모두 행위소라고 부를 것이다." - 169쪽. 169~170쪽의 예.
"일련의 예를 통해 우리는 동맹자와 그들의 대표자를 분리시켜 균형을 깨는 방법을 보았다. 그러나 이런 술책이 논쟁을 해결할 수는 없다. 그것은, 다만 경쟁의 영역을 수정해 약간의 시간을 벌어 줄 뿐이다." - 173쪽
2.3 새로운 동맹의 형체 짓기
"과학자들에게 새로운 대상이란 무엇인가? (...) 무엇인가를 정의한다는 것은 원래 그 무엇인가에게 한계 내지 형체를 짓는다는 의미다. (...) 그 형체는 실험실에서 가해지는 일련의 시험에 ㄷ해ㅐ 그것이 드러내는 것, 도구의 윈도(표시 화면)에 기입한 대답에 의해 결정된다. (...) 실험실에서 새로운 대상은 그것이 하는 일을 따라서 이름지어진다는 점을 주목해라. (...) 실험실에서 새로운 대상은 시험에 대해 내놓은 대답들의 리스트이다." - 176쪽
"새로운 대상을 구체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이 통과할 시험들의 숫자를 확대하는 것이었다. (...) 그러나 그 탄생 시점에서의 그것은 (...) 실험실에서 견뎌 낸 시험들의 긴 리스트였다." - 178쪽
"실험실은 이런 식으로 새로운 대상들을 많이 만들어 낸다. 실험실에서는 극단적인 조건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그에 대한 반응들을 집요하게 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 182쪽
"이렇듯 새로운 대상들이 반응하에 따라 이름 짓는 방식은 (...) 흔히 '실험 과학'이라고 알려진 분야의 실험실에 국한되지 않는다. 수학에서도 마찬가지다." - 182쪽
"도구의 윈도에 기입된 대답을 가지고 새로운 대상을 정의하는 방식이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가진 힘의 최종적 근원이다. 이것이 우리의 두 번째 근본 원칙이다." - 182쪽
2.4 실험실에 대항하는 실험실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실험실의 권력은 그것이 우호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행위소의 숫자에 비례한다. 이 지점부터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일반인들은 진술을 빌려 올 수도, 변형시킬 수도, 논박할 수도 없다. 그 모든 것은 그들 배후에 실험실을 가진 과학자들이 할 수 있다." - 184쪽
"어쨌든 반대편 실험실을 완전히 이기기 위해서는 네 번째 전략이 필요하다. 새로운 대상을 더 오래된 대상으로 변형시키기, 그런 다음 그것들을 다시 실험실에 공급해 주기." - 184쪽
"특히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은, 새로운 대상이 즉각 어떤 다른 것으로 변모하는 방식이다. (...) 흔하지 않은 것은 논쟁에서 이기려고 새로운 대상을 산출해 내는 그 사람들이, 더 빠르고 완벽한 승리를 위해 산출된 대상들을 상대적으로 오래된 것으로 변형시키는 방식이다." - 184~185쪽, 단백질 예.
"시험의 리스트들이 하나의 사물이 된다. 말 그대로 물화되는 것이다. (...) 새로운 대상은 그보다 앞서 새로운 대상이었다가 물화된 안정적인 블랙박스에 의해 형성되고 정의되었다. (...) 요점은 새로운 대상들이 침전물들의 복합적 구성으로부터 나타난다는 것이다." - 186~187쪽
"실험실 벽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시공간적으로 아주 오래전 실험실에서 이뤄지던 일들로부터 생겨난 침전물들 때문이다." - 188쪽
"실험실은 이제 실재를 정의할 만큼 강한 힘을 갖는다." - 189쪽
3. 자연에 호소하기
3.1. '자연은 우리 편'
"(대)자연의 음성을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최종 답을 기대했다. 그러나 우리가 얻은 것은 그 음성의 구성, 내용, 표현, 그리고 의미에 대한 새로운 싸움이었다. 즉 우리는 더 적은 게 아니라, 더 많은 전문 문헌과 더 커진 자연사 박물관의 더 많은 수집물을 갖게 되었다. 더 적은 게 아니라, 더 많은 논쟁이 생겨났다. (...) (대)자연은 싸우는 진영들 바깥에 있지 않다. 그것은, (...) 모든 적군을 동시에 지지해주기를 요청받는다." - 194쪽
3.2 두 얼굴의 야누스가 하는 이중적 이야기
3.1절에 대한 반론: "레토릭과 블랙박스의 동원에 대한 당신(*라투르)의 강박과 싸울 때 우리(*라투르에 대한 반대자들)가 의미한 것은, 논쟁이 일단 해결되면 그렇게 한 것이 최종 동맹자인 (대)자연이며, 레토릭 책략이나 도구 또는 어떤 실험적 기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 195쪽
"(대)자연이 모든 논쟁을 결정짓기에 충분하다라는 첫 번째 버전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왜냐하면 과학자들의 자원이 얼마나 크든 결국엔 그것이 중요하지 않고, (대)자연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두 번째 버전에서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다. 논쟁을 종식시킬 동맹자들과 자원들을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테크노사이언스를 이해하기 위해 있는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 196쪽
"논란이 가득한 동안에는 누구도 (대)자연이 어떠한지, 무어을 말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것은 결코 최종 심판자로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논쟁이 종식되면, (대)자연은 궁극적 중재자다." - 197쪽
"자연에 대해 과학자가 갖는 관계와 과학자 상호간의 관계가 이렇게 갑자기 바뀌는 것은, 우리가 과학자들의 활동을 쫓아갈 때 만나게 되는 가장 당혹스러운 현상 중 하나다." - 198쪽
3.3 세 번째 방법의 규칙
세 번째 방법의 규치기 어떤 논쟁의 해결은 (대)자연의 재현(*볼드 처리는 내가 함)의 원인이지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한 논쟁이 어떻게, 그리고 왜 해결되었는가를 설명하는 데 그 결과, 즉 (대)자연을 절대 사용할 수 없다." - 200쪽
"어떤 논쟁이 왜 중단되고 왜 블랙박스가 닫히게 되었는가를 설명해 줄 하나의 이유가 아니라 많은 이유가 우린 필요하다." - 201쪽
"과학에 대한 상대론과 실재론자의 해석 사이에 있는 구분은 분석가들이 균형을 잃게 만들어 버렸다. 그래서 과학의 확립된 부분에 대해서조차 그들이 상대론자로 남아 있게 하였고, 이는 그들을 우습게 보이게 한다. 아니면, 그들은 아직 논쟁 온기로 인해 따끈하고 확실치 않은 부분에 대해서조차 실재론자로 계속 남아 있고, 스스로 바보가 된다. 위에 기술한 세 번째 방법의 규칙은 균형을 맞추게 해 주기 때문에, 우리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다." - 2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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