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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8일 금요일

[요약] Siegel, S. (2012), "Cognitive Penetrability and Perceptual Justification"

Siegel, S. (2012), “Cognitive Penetrability and Perceptual Justification”, Noûs 46(2): pp. 201-222.


※ PDF 파일: https://drive.google.com/file/d/15JUA_JidPKmxDRw5G841wi2zvsfbDyUu/view?usp=sharing (독단론자의 가능한 입장 하나와 저자의 반론이 한 페이지에 나타나도록 편집했다)


인지적 침투 현상은 경험의 정당화 역할에 문제를 일으킨다. 이는 믿음 형성의 순환적 구조와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례: Jill<Jack이 화났다>는 믿음을 갖는다. 그리고 그 믿음이 <Jack이 화났다>는 시각 경험(Jack이 화나 보인다는 경험)Jill이 하게 만든다. Jill은 인지적으로 침투된 경험인 <Jack이 화났다>는 경험을 <Jack이 화났다>는 믿음의 추가적인 증거로 간주한다.

 

위의 경우, Jill은 일종의 순환에 빠진 것이다. 자신의 믿음을 통해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통해 원래의 믿음을 정당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인식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시각 경험은 세계에 대해 알려주며, 주체의 믿음을 세계와 비교하여 점검해보도록 한다. 그런데 침투하는 상태들에 따라 경험이 변하면, 주체가 자신의 믿음을 세계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믿음과 그 믿음을 비교하는 꼴이 된다. 이러한 상황은 추가적인 정당화가 도입되지 않는 피드백 루프를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위의 사례는 다음과 같은 경우와 유사하다.

 

사례(gossip circle): JillJack에게 <p>를 이야기해줬다. 얼마 안 가 Jack<p>Jill에게 들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Jill에게 <p>를 이야기해줬다.

 

위의 예에서 JillJack의 진술을 자신의 <p>라는 믿음에 대한 추가적인 증거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이런 사례들에서 인식적 향상(elevation)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지각적 정당화에 대한 올바른 이론은, 이런 사례들에서 인식적 향상이 일어난다고 예측하지 말아야 한다.

이 논문에서 저자는 지각적 정당화에 대한 한 가지 이론인 독단론(dogmatism)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저자는 독단론이 인지적으로 침투된 경험이 인식 주체의 인식적 향상이 일어난다고 예측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또한 저자는 이 문제가 독단론 외의 다른 지각적 정당화 이론들에도 적용된다고 말한다.

 

 

1. 인지적 침투가능성이란 무엇인가?

이 논문에서는 시각 경험에 대한 인지적 침투 사례를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우선 시각 경험이란, 일반적으로 무언가를 볼 때 생기는 의식적 상태이다. 시각 경험은 의식적 상태이기 때문에 현상적 특성을 갖는다. 논의를 위해 저자는 시각 경험이 참이거나 거짓일 수 있는 내용을 갖고, 그 내용의 참 또는 거짓은 그 경험의 참 또는 거짓과 공변한다고(covary) 상정한다.

인지적 상태가 시각 경험에 끼치는 모든 영향이 인지적 침투는 아니다. 인지적 상태에 의해 고개를 돌리거나, 다른 곳에 주의를 돌려서 시각 경험이 변하는 일은 인지적 침투에 포함되지 않는다.

저자는 시각 경험의 인지적 침투가능성을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만약 시각 경험이 인지적으로 침투가능하다면,

- 두 주체가(혹은 서로 다른 반사실적 상황들이나 서로 다른 시점들에 있는 한 주체가)

- 같은 외부 조건 하에서 같은 원자극(distal stimuli)를 보고 똑같이 주의를 기울이는 동안,

- 서로 다른 인지적 상태들의 차이의 결과로서

- 서로 다른 내용을 갖는 시각 경험을 하는 것이

- 법칙적으로(nomologically) 가능하다.

 

대부분의 인지적 침투 사례들에서 다음과 같은 반사실적 조건문이 성립한다.

 

만약 주체가 같은 원자극을 보고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배경 상태 B에 있지 않았다면, 그 주체는 내용 <p>를 갖는 경험을 하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진정한 인지적 침투 사례들이 있다고 가정한다. 이 가정은 경험적 주장이지만, 이 논문에서는 이 가정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이 가정이 성립할 때 어떤 인식적 문제가 생기는지 탐구하는 것이다.

 

 

2. 독단론

전통적 토대론: 파기 가능한 경험은 믿음을 직접적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

독단론: 파기 가능한 경험도 믿음을 초견적으로(prima facie) 직접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다.

 

독단론은 두 가지 주요 주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 파기자(defeaters)가 없다면, 내용 <p>라는 지각 경험을 하는 것은 당신이 <p>라는 믿음을 갖는 것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다.

- 주체 S의 경험이 p를 믿는 일을 정당화할 때, 그 정당화는 직접적(immediate)이다. , 정당화를 위해 추가적인 명제(proposition)가 필요하지 않다.

 

인지적 침투 현상에 의해 제기되는 인식적 문제는 첫 번째 주장에만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독단론뿐만이 아니라 다른 입장에도 적용된다.)

 

 

독단론에는 여러 버전이 있을 수 있다.

정당화 내용에 따른 분류

- 순수한(pure) 독단론: <p>라는 경험이 <p>라는 믿음을 직접적으로 정당화하는 경우에서, <p>의 내용에 제한이 없다.

- 내용-제한적 독단론: <p>의 내용에 제한을 둔다.

 

감각 양상(sensory modality)에 따른 분류

- 양상-무제한적 독단론: 어떤 유형의 감각이 정당화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 양상-제한적 독단론: 특정 유형의 감각을 통한 경험(e. g. 시각 경험)만 정당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당화에 대한 입장에 따른 분류

- 독단론은 정당화의 원천으로 지각뿐만 아니라 기억이나 증언 등도 포함할 수 있다. (* Huemer의 현상적 보수주의)

- 독단론에서 말하는 정당화는 이분법적(정당화 O vs. X)일 수도 있고 정도가 있을 수도 있다.

 

본 논문에서는 시각 경험에 대한 순수한 독단론을 다룬다. 순수한 독단론을 다루는 이유는, 내용에 대한 제한이 두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내용에 제한을 두는 것은 독단론의 현상론적(phenomenological) 동기와 어긋난다.

- 인지적 침투 현상에 의해 제기되는 문제는 저차 내용들(색깔과 모양)에도 해당되기 때문에 내용에 제한을 두는 것은 부적절하다.

 

 

3. 인지적으로 침투된 경험의 몇 가지 사례들

저자는 인지적으로 침투된 경험의 두 가지 사례들을 자세하게 검토한다. 저자는 이 사례들에서 인식적 향상이 일어나지 않지만, 독단론을 따르게 되면 인식적 향상이 일어난다고 잘못 예측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사례: Jill<Jack이 화났다>는 믿음을 정당화 없이 갖는다. JillJack을 보았을 때, Jill<Jack이 화났다>는 믿음은 Jack이 화나 보이게 만들었다. 만약 Jill이 그 믿음을 갖지 않았다면, Jill<Jack이 화났다>는 경험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JillJack을 보기 전에 Jill에게 인식적으로 적절한 태도는 <Jack이 화났다>는 믿음을 보류하는 것이다. 그러나 JillJack을 보기 전에 이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인식적으로 부적절하다. 그런데 JillJack을 보고 <Jack이 화났다>는 경험을 한다면, 이 경험은 <Jack이 화났다>Jill의 믿음을 정당화한다. 따라서 Jill의 인식적 상태가 향상되고, <Jack이 화났다>Jill의 믿음은 정당화된다.

 

Jack을 보기 전: 정당화 없이 <Jack이 화났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인식적으로 부적절하다.

Jack을 본 후: <Jack이 화났다>는 믿음이 정당화되므로 Jack을 보기 전보다 인식적 상태가 향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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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례들은 침투하는 믿음의 내용과 침투되는 경험의 내용이 같은데,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많은 인지적 침투 사례에서 침투하는 믿음의 내용과 침투되는 경험의 내용은 다르다. : 기분(mood)이 경험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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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yor: 인지적 침투는 직접적 정당화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지적 침투가 일어난다고 해서, 침투된 경험과 그 경험이 정당화하는 믿음 사이에 매개가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정당화와 원인론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정당화에 문제가 생기지도 않는다.

 

저자의 반론: 인지적 침투가 매개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은 맞다. 그런데 정당화와 원인론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종류의 원인론은 경험의 정당화 역할을 제약하며 인지적 침투가 바로 그런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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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The Challenge for Dogmatism

독단론 입장에서 인지적 침투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은 두 가지가 있다.

i) 인지적 침투 사례에서도 인식적 향상이 일어난다는 점이 어느 정도 설득력 있다고 주장한다.

ii) 인식적 향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되, 그것이 인지적 침투 때문이라기보다는 파기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4.1절에서 i), 4.2절에서 ii)를 검토한다.

4.1. 인식적으로 향상된다는 예측이 설득력 있는가?

독단론자의 가능한 입장:

인지적 침투는 취해서(getting zapped) 환시 경험을 한 경우와 유사하다.

 

사례 (zap): 인식 주체가 술이나 마약에 취해서, <눈앞에 빨간 정육면체가 있다>는 시각 경험을 한다. 그 경험은 <눈앞에 빨간 정육면체가 있다>는 믿음을 정당화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례에서 시각 경험이 믿음을 정당화할 수 있다면, 이와 유사한 인지적으로 침투된 경험도 믿음을 정당화할 수 있다.

이 아이디어는 인식적 정당화를 인식적 결백함(epistemic blamelessness)과 동일시하는 입장을 통해 뒷받침될 수 있다. 인식 주체가 인지적으로 침투된 경험을 갖는 일에 대해 결백하다면, 그리고 그것에 기반을 두고 믿음을 형성하는 일이 결백하다면, 침투하는 상태 그 자체는 정당화되지 않더라도 인식적 향상은 일어날 수 있다.

 

저자의 반론:

정당화가 인식적 결백함과 동일시될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는 점은 제쳐두더라도, 모든 인지적으로 침투된 경험의 사례들이 zap 사례들과의 유비가 성립하는지는 의심스럽다. 어떤 인지적 침투는 인식 주체가 합리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례 (성격 특성): 어떤 공연자가 자기 공연이 훌륭했다고 자만한다. 그래서 그는 관객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는 시각 경험을 한다.

 

사례 A (혼란): 전성론자가 전성론에 대한 중립성-요인들에 대해 혼란을 겪고, 그것들이 전성론을 지지한다고 잘못 받아들인다.

 

사례 B (독단): 전성론자가 전성론에 대한 중립성-요인들에 대해 알지만, 어쨌든 전성론을 계속 지지한다.

 

위와 같이 혼란, 독단, 성격 특성이 침투하는 사례들은 [합리적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zap과의 비교가 성립하지 않으며 따라서 인식적 향상이 일어난다고 보기 어렵다.

 

 

 

독단론자의 가능한 입장:

접근 내재론(access internalism)을 받아들이면 인지적 침투 사례에서도 인식적 향상이 일어났다는 점을 옹호할 수 있다. 접근 내재론에 따르면, 한 믿음이 어떻게 정당화되는지를 결정하는 요인들은 주체에게 접근 가능한 요인들에 한정된다. 접근 내재론자는 다음과 같은 논제를 받아들인다.

 

접근 수반(access supervenience): 한 주체의 경험이 어떤 명제를 정당화하는지는, 그 주체가 접근 가능한 사실들에 수반한다.

 

일반적으로, 접근 요인들은 주체의 경험 등 주체의 현상적 상태에 포함되는 것으로 간주된다. 다음과 같은 두 사례를 생각해보자.

 

사례 1: Jill<Jack이 화났다>라는 시각 경험을 갖는데, 이 경험은 <Jack이 화났다>라는 선행적이고 정당화되지 않은 믿음에 의해 인지적으로 침투된 것이다.

 

사례 2: Jill<Jack이 화가 나 보인다>라는 시각 경험을 갖는데, 이 경험은 Jack의 실제 화난 표정을 Jill이 보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위의 두 사례에서 Jill이 접근 가능한 다른 요인들이 모두 같다고 하자. 만약 접근 수반이 참이고 사례 2에서 Jill의 믿음이 정돵화된다면, 사례 1에서도 마찬가지로 Jill의 믿음이 정당화된다.

 

 

저자의 반론 1:

사례 2는 접근 수반의 전형적인 사례가 아니다. 이 사례는 피드백 루프(<Jack이 화가 났다>Jill의 사전 믿음, Jill의 경험, <Jack이 화났다>Jill의 결과적인 확신)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반론 2:

접근 수반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접근 수반에 대한 불가지론자들은 이런 논증에 설득되지 않을 것이다.

 

 

독단론자의 가능한 입장:

인식적 정당화는 이분법적(정당화됨/정당화되지 않음)이지 않고 정도차가 있을 수 있다. 파기자가 없을 때, <p>라는 경험은 <p>라는 믿음을 정당화하긴 한다. 그러나 다른 요인들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p>라는 경험 자체가 <p>라는 믿음을 정당화하는 정도는 작다.

 

저자의 반론:

두 가지 경우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다.

- 경험 그 자체에 의한 정당화 정도가 모든 경우에 같다면: 인지적 침투의 사례들은 경험에 의해 제공되는 정당화를 약화시킬 것이다. 경험의 정당화 역할은 경험 혼자서만 수행하는 것이 아닐 것이고, 직접적이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경험 그 자체에 의한 정당화 정도가 배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면: 피드백 루프나 gossip circle과의 비교는 최소한 몇몇 인식적으로 나쁜 인지적 침투 사례에서, 정당화가 있다고 해도 매우 작을 것임을 시사한다.

 

 

 

4.2. 파기자가 있는가?

독단론자들은 문제가 되는 사례들에서 인식적 향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것이 인지적 침투 때문이라기보다는 파기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믿음의 정당성에 영향을 끼치는 방식에 따라, 파기자는 다음과 같이 구분 가능하다.

- 밑동 자르는 파기자(undercutting defeater): p의 정당화의 원천을 부정하는 파기자

- 논박적 파기자(rebutting defeater): p의 부정을 지지하는 파기자

 

우리 논의에서 논박적 파기자가 있는지는 별 상관이 없다. 인지적 침투가 믿음을 직접적으로 파기하는지가 아니라, 그 믿음을 정당화하는 경험을 파기하는지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파기자가 인식 주체의 인식 범위 내에 있는지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 있다.

- 명제적 파기자(propositional defeater): 인식 주체의 인식 범위 밖에 있을 수도 있는 파기자

- 증거적 파기자(evidential defeater): 인식 주체의 인식 범위 내에 있는 파기자

 

 

독단론자의 가능한 입장:

몇몇 인지적 침투 사례들에는 증거적 파기자가 있다.

예를 들어, 인식 주체의 <p>라는 경험에 대한 밑동 자르는 증거적 파기자는 만약 다음 조건들을 만족하는 몇몇 경우에 존재한다.

- (i) 인식 주체는 만약 자신이 선행적으로 <p>라는 믿음을 갖지 않았다면, <p>라는 경험을 갖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었다.

- (ii) 인식 주체가 <p>라는 경험을 가지기 전에, <p>는 정당화되지 않았다고 믿었다.

이와 같은 증거적 파기자는 독단론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표준적으로 독단론은 증거적 파기자가 없을 때만 경험이 믿음을 직접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명제적 파기자를 이용하는 버전의 독단론은 broadly 외재론적 정당화 개념으로 이어진다, broadly 내재론적이기보다는. - 각주 보면 HuemerPryor가 다 internalist.

 

 

저자의 반론:

문제가 되는 사례들에 증거적 파기자가 항상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위의 사례 A(혼동)B(독단)에도 없고, 다음과 같은 사례에도 없다.

 

사례 C (희망): 전성론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 전성론이 참이라고 희망한다. 그 사람은 그것을 위한/반대되는 증거에 대한 환영 하에 있지 않다. 그는 단지 그것이 참이기를 희망한다.

 

위의 사례들에 (i)(ii)가 적용되지 않는 (그래서 증거적 파기자가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식 주체가 자신의 경험이 희망, 혼동, 독단에 의존한다는 점을 알 수 있을지라도,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인지적으로 침투하는 상태들 중, 기분(불안함, 우울함 등)과 성격 특성(자만 등)은 명제에 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식의 파기자와 관련짓기가 어렵다.

 


 

문제적인 사례에서 다른 가능한 증거적 파기자들

독단론자의 가능한 입장: 인식적 향상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인식 주체가 인지적 침투가 일어났음을 알거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 때문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위의 사례들 A-D에서, Jill은 자신의 경험이 자신의 믿음을 따른다는 점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는 다음 원리로 정식화될 수 있다.

 

이중-확인-1: 만약 인식 주체가 <p>를 선행적으로 믿거나 <p>를 가설로서 선호할 때 자신이 <p>라는 경험을 가진다는 점을 알거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p>라는 경험 그 자체만으로는 그 믿음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저자의 반론 1:

이중-확인-1 원리는 독단론자가 의존하기에 좋은 원리가 아니다. 회의적 가설을 고려하지 않을 때, 인식 주체는 <나는 손을 가지고 있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중-확인 1 원리가 참이라면, 경험은 인식 주체의 믿음에 대한 직접적 정당화를 제공하지 못한다.

 

회의적 가설을 고려하지 않을 때.

- 인식 주체는 <나는 손을 가지고 있다>라는 경험을 한다.

- 그 경험은 인식 주체의 <나는 손을 가지고 있다>라는 믿음을 직접적으로 정당화한다.

 

회의적 가설을 고려할 때

- 인식 주체는 <나는 손을 가지고 있다>라는 경험을 한다.

- 인식 주체는 자신이 <나는 손을 가지고 있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을 때 <나는 손을 가지고 있다>라는 경험을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 이중-확인-1 원리에 의해, 인식 주체의 <나는 손을 가지고 있다>라는 경험은 그 믿음을 직접적으로 정당화하지 못한다.

 

저자의 반론 2:

회의적 가설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중-확인-1 원리는 지각적 정당화를 너무 드문 일로 만든다. 우리는 거의 항상 우리가 보게 될 것에 대해 기대를 갖는다. 그런데 이중-확인-1 원리에 따라, 이 기대가 경험의 정당화 힘을 약화시킨다면, 경험이 정당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너무 적어진다.

 

 

 

 

 


 

독단론자의 가능한 입장:

이중-확인-1 원리를 수정한 이중-확인-2 원리를 따를 수 있다.

 

이중-확인-2: 만약 인식 주체가 <p>를 선행적으로 믿거나 <p>를 가설로서 선호할 때, 그리고 그 때문에 자신이 <p>라는 경험을 가진다는 점을 알거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p>라는 경험 그 자체만으로는 그 믿음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저자의 반론 1:

이중-확인-2 원리는 인식적으로 좋거나 중립적인 인지적 침투 사례들에서도 경험이 믿음을 정당화하지 못하게 한다.


사례: 유칼립투스 나무를 구분하는 법을 배우기 전과 배운 후에 유칼립투스 나무는 다르게 보인다. 그런데 구분하는 법을 배운 후에, 유칼립투스를 보는 경험이 인지적으로 침투됐다는 점을 안다고 해서 유칼립투스에 대한 믿음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저자의 반론 2:

이중-확인-2 원리를 받아들여도, 문제적인 모든 사례에서 파기자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중-확인-2는 증거적 파기자의 조건 (i)과 유사한 방식으로 제한되어 있다.

주체가 자신의 경험이 침투하는 상태에 의존한다는 점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위치에 있는 사례에 적용되지 않는다. 성격 특성의 경우, 사람들은 그 특성이 자신의 경험에 침투한다는 것을 모를 때가 자주 있고, 따라서 그들의 경험에 그 특성이 영향을 준다고 자각하지 못한다.

인지적 침투의 정도는 경험적 문제로서, 많은 인식 주체들은 인지적 침투가 언제 일어나는지 알아차릴 위치에 있지 않다.


결론적으로, 문제적인 사례들에서 파기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이런 사례들을 파기자에 의거해 분석하려면 증거적 파기자가 아니라 명제적 파기자에 의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문제적 사례에서 인지적 침투의 원인론을 반영하는 명제적 파기자를 찾을 수 있다고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접근은 독단론의 일반적 정신에서 너무 멀어진 것이다. 독단론자들은 경험 그 자체에 원인론과는 독립적인 정당화 역할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5. 어떻게 문제가 일반화될 수 있는지

지금까지 독단론의 단순한 버전만 논의했는데, 이 문제는 더 넓게 적용될 수 있다.

- 이 문제는 인식적 과정에서 경험의 역할을 제거한다고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 이 문제는 독단론뿐만 아니라 정합론에도 적용된다.

- 지금까지 인식적 향상이 믿음 정당화의 문턱값(threshold)을 넘도록 해주는 경우만 고려했는데, 인지적 침투 문제는 그런 사례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 <p>라는 경험이 <p>에 대해 직접적 정당화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부정하거나 수정하는 이론들에도 적용된다.

- 이분법적(binary)이 아니라 정도차 개념으로 정당화를 보는 버전의 독단론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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