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의 의미
롱기노는 객관성의 두 가지 의미를 구분하면서 논의를 시작한다.
- 첫째는 과학적 탐구의 결과, 즉 과학적 지식과 관련된다. 과학은 세계를 있는 그대로 기술한다는 점에서 객관적이다.
- 둘째는 그런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 즉 과학적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과학은 그 방법(특히 이론 평가)이 임의적이거나 주관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객관적이다.
과학은 둘째 의미에서 객관적이기 때문에 첫째 의미에서 객관적이라고 흔히 받아들여진다. 롱기노가 논문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은 둘째 의미의 객관성이 과학의 논리와 어떻게 연관되는지이다.
과학적 방법에 대한 논리실증주의자의 설명 대 맥락주의자의 설명
ㅇ 논리실증주의
- 논리실증주의자들은 과학적 활동을 두 가지 단계, 즉 발견의 맥락과 정당화의 맥락으로 나누었다.
- 논리실증주의자들에 따르면, 정당화의 맥락에서 심리적이고 주관적인 요인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또는, 하지 않아야 한다). 특정 증거가 있을 때 가설이 어느 정도로 입증되는지, 어떤 이론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그 증거에 적절한 규칙을 적용하기만 하면 명확한 결론이 나온다. 여러 과학자들이 같은 이론을 같은 증거에 의거해 평가한다면 같은 결론을 내야 한다.
- 과학적 방법이 이와 같다면 주관적 요소가 발견의 맥락에 영향을 끼치더라도, 정당화의 맥락에서 제거된다.
ㅇ 맥락주의
- 논리실증주의 관점은 쿤과 파이어아벤트 등의 비판에 직면했다.
- 한 가지 비판은 논리실증주의 관점이 실제 과학사에서 일어난 일과 잘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 다른 한 가지 비판은 논리실증주의자들이 입증 과정을 너무 단순하게 다뤘다는 것이다. 입증은 규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이 아니며, 과학자의 배경 믿음과 가정들에 의존한다.
- 논리실증주의에 대한 비판은 증거에 대한 맥락주의적 분석으로 이어진다. 맥락주의에 따르면 주어진 증거가 어떤 가설을 입증하는지는 배경 믿음에 의존하고, 해당 증거가 어떻게 기술되는지에도 의존한다.
ㅇ 롱기노가 과학에서 맥락의 중요성을 강조하긴 하지만, 과학이 객관적이라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맥락주의를 받아들이더라도 주관주의나 비합리주의를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 과학 활동은 사회적 성격을 가지며, 이로 인해 객관적일 수 있다. 맥락적 가치들이 과학자 개개인의 판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더라도, 과학 지식은 과학자 공동체에 의한 비판적 평가를 거쳐서 생산된다. 피어 리뷰(peer review) 등.
ㅇ 가설 수용의 사회적 성격은 과학의 공공성을 강조한다. 이 공공성은 사회적 차원과 논리적 차원을 모두 가진다.
- 사회적 차원: 과학에는 공적인 자본이 투입된다.
- 논리적 차원: 첫째, 이론적 주장, 가설, 배경 믿음 등이 모두 원칙적으로는 공적이며, 누구나 적절한 교육과 흥미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다. 둘째, 이론적 설명이 기반을 두고 있는 사태들은 상호주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비판을 위한 기준들
ㅇ 롱기노는 과학자 사회에서 비판이 잘 작동하기 위한 네 가지 기준들을 제시한다. 과학의 객관성은 정도의 문제이며, 이 기준들이 잘 만족될수록 과학은 더 객관적이게 된다.
- 비판을 위한 방안들: 비판을 위한 알려진 방안들(학술지나 학회 등)이 있어야 한다. 과학자들은 그들의 독창적인 연구에 대해 보상받는 것과 마찬가지로 비판적 활동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 공유된 기준: 비판의 기준이 존재하고, 그 기준들이 공유되어야 한다. 이런 공유된 기준들은 맥락적 가치들의 영향을 제한하고 수정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 공동체의 대응: 전체로서의 공동체는 이런 비판에 책임이 있어야 한다. 과학자 개개인이 비판을 받자마자 의견을 수정할 필요는 없고 자신의 이론을 어느 정도 옹호할 수는 있지만, 길게 보아 과학자 공동체 전체는 비판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 지적 권위의 동등성: 지적인 권위는 자격이 있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동등하게 공유되어야 한다. 롱기노는 여기서 하버마스의 아이디어를 가져온다. 하버마스는 한 이해집단이 사회를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공적인 토론과 합리적 합의를 강조했다. 롱기노는 미국에서 여성과 소수 인종을 과학에서 배제한 일은 이 기준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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