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케팔로스: 올바름이란 남에게 받은 것을 갚는 것
- 노년이 되었을 때 불안해하는 사람과 평온한 사람이 있다. 불안해하는 사람은 과거에 올바르지 못한 일을 한 사람인데, 구체적으로는 남을 속이거나, 신께 제물을 빚지거나, 남에게 재물을 빚진 사람들이다. 평온한 사람은 그런 일이 없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올바른 일이란 정직하고 남에게 받은 것을 갚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노년이 되면 불안해하거나 그렇지 않는 것이 재산의 유무 때문이라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부자여도 올바르게 살지 않았으면 쉽게 자족하지 못한다. 이로부터 재산 외에도 올바름이 노년의 평온함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 소크라테스의 반론: 친구의 무기를 맡아주었는데, 친구가 미친 상태로 와서 무기를 되돌려주기를 요구하는 경우, 되돌려 주는 것이 올바른 일이 아닐 것이다. 따라서 남에게 받은 것을 갚는 것이 항상 올바른 일은 아니다.
→ 케팔로스는 올바름에 대한 자신의 규정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한다. 대신 폴레마르코스가 케팔로스의 규정을 수정하여 제시한다.
ㅇ 폴레마르코스: 올바름이란 친구에게 이로움을 주고 적에게 해를 주는 것
- 올바름은 무조건 남에게 받은 것을 갚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친구에게는 이로움을 주고 적에게는 해를 주어야 한다.
- 친구가 미친 상태로 와서 무기를 되돌려주기를 요구하는 경우, 되돌려 주면 친구에게 해가 되므로 되돌려 주는 것이 올바른 일이 아니다.
- 구체적인 행위와 관련해서 올바름이란 전쟁에서는 친구를 도와 싸우고 적을 물리치는 것, 평화로울 때는 금전을 맡아 놓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다.
- 소크라테스의 반론 1: 그렇다면 돈을 사용하지 않고 그냥 보관해둬야 할 때만 올바름이 필요하고, 돈을 사용할 때는 올바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 소크라테스의 반론 2: 무언가를 잘 하는 사람은 상대가 그것을 잘 하지 못하게 하는 데에도 능하다. 따라서 돈을 잘 보관하는 사람은 훔치는 일도 잘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름을 친구에게 이로움을 주고 적에게 해를 주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적의 돈을 도둑질하는 것도 올바른 일이 된다.
→ 폴레마르코스는 이 반론을 듣고 혼란스러워하지만, 여전히 자기 입장을 유지한다.
- 소크라테스의 (일반적인) 반론: 사람이 해를 입으면 인간적 훌륭함의 측면에서 더 나빠진다. 만약 올바름이 적에게 해를 주는 것이라면, 올바름을 통해 다른 사람을 인간적으로 훌륭하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모순이다.
ㅇ 트라시코마스: 올바름이란 강자의 편익
- 나라마다 각 정권은 자신의 편익을 목적으로 법률을 제정한다. 그리고 그 법률이 올바른 것이라고 피지배자들에게 공표한다. 정권이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 올바름이란 강한 자의 편익이다.
ㅇ 글라우콘: 올바름은 이로움과 해 사이의 타협점
- 좋은 것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1) 그것 자체로 좋은 것
(2) 그것 자체로 좋으면서 그 결과도 좋은 것.
(3) 그 결과 때문에 좋은 것
글라우콘은 올바름이 (3)에 속한다고 주장하고, 소크라테스는 (2)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 올바름의 기원: 어떤 사람이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르는 것은 그 사람에게 좋은 것이고 올바르지 못한 짓을 당하는 것은 나쁜 것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르면 모두가 올바르지 못한 짓을 당하므로 전체적으로 볼 때 나쁘다. 그래서 사람들은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르면 안 된다고 약정하고, 이를 따르는 것이 올바르다고 하는 것이다. 올바른 것이 만족스러운 것으로 대접받는 것은 좋은 것으로서가 아니라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를 수 없는 허약함 때문이다.
- 올바름의 비자발성: 올바름을 실천하는 모든 사람은 올바름의 실천이 불가피한 것이어서 마지못해서 하는 것이지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에게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나 할 수 있는 자유를 주면, 올바른 사람도 그 탐욕 때문에 올바르지 못한 사람과 똑같은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다.
- 올바르지 않은 일의 정당성: 올바르지 않은 사람의 삶이 올바른 사람의 삶보다 낫다. 극단적인 경우로, 가장 올바르지 않은 사람과 가장 올바른 사람을 비교해보자. 가장 올바르지 않은 사람은 올바르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올바른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고, 가장 올바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올바르지 않아 보이면서도 올바른 사람이다. 분명히 전자가 후자보다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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