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이영애 역, 「대표성에 관한 그리고 대표성에 따른 판단」,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판단』
이전 연구
(i) 사람들은 표본이 모집단과 매우 비슷하며 표집 과정의 무선성(randomness)도 잘 반영하기를 기대한다.
- 작은 표본이라도 모집단을 잘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ii) 사람들은 판단과 예언에 대표성 추단을 자주 사용한다.
대표성 관계
대표성은 <M이라는 과정이나 모형> 그리고 <이 모형과 연합된 X라는 어떤 범례나 사건> 간의 관계이다.
대표성은 유사성과 마찬가지로 경험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표성은 방향을 띤다. 대체로 X가 M을 대표한다. 그러나 반대인 경우도 있다.
- 일반적인 경우: 어떤 사람 X가 사서라는 직업 M을 대표한다.
- 역방향인 경우: 사서라는 직업 M이 그 사람 X를 대표한다.
대표성 개념이 유발되는 네 가지 유형들[대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굵은 글씨로 표시함]
(1) M은 한 유목(class)이고, X는 이 유목에서 정의되는 한 변수의 값이다.
e. g. 대학 교수 M의 수입 X.
- 대표성 결정 요소: 상대적 빈도나 통계적 연합
- 대표적인 값은 M 유목에 속한 변수의 분포에서 평균치, 중앙치 또는 최빈치에 근사적이다.
- 이 경우 대표성의 관계는 주로 주어진 변수의 빈도 분포에 관한 판단자의 지식에 의해 결정된다.
(2) M은 한 유목이고 X는 그 범례이다.
- 대표성 결정 요소: 한 범례와 다른 범례 간의 유사성
- 범례에 대한 판단은 빈도를 근거로 하지 않는다.
- 범례는 개체라기보다는 유목에 해당한다. e. g. 울새가 닭보다 더 전형적인 새지만, 울새는 흔치 않다.
- 한 범례가 그 범주 구성원과 공유하는 기본 특징들을 많이 갖고 있으면서 같은 범주의 구성원들이 공유하지 않는 특징을 많이 갖고 있지 않으면 그 범례는 그 범주를 대표한다.
- 대표성에는 전형성과 원형성에 대응되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 전형성 e. g. 전형적인 프랑스 여인은 지방 출신의 살찐 중년 여인
- 원형성 e. g. 젊고 우아한 파리 여성
(3) M은 유목이고 X는 M의 부분집합이다.
e. g. 천문학 전공생이라는 집합보다는 심리학 전공생이라는 집합이 대학생을 더 잘 대표한다.
- 대표성 결정 요소: 표본 통계치와 해당 전집 모수치 간의 유사성
- 대표성의 기준이 범례의 경우와 다르다.
- 범례는 속성들의 집중 경향을 나타낼 뿐이다.
- 부분집합은 [속성들의] 범위와 변산을 나타낼 수 있다.
- M이 뚜렷이 구분되는 군집들로 구성되어 있고, 군집 내의 변산이 군집 간의 변산에 비해 매우 작으면, 각 군집을 부분집합보다는 그 범주의 범례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 일반적으로 말해, (2)는 (3)의 특수한 경우이고, (1)은 (2)의 단일 차원상의 변형이다.
(4) M은 인과적 체계이며 X는 가능한 결과이다.
e. g. 고열 X는 폐렴 M의 대표이다.
- 대표성 결정 요소: 인과에 대한 신념
대표성과 확률
ㅇ 대표성을 통해 사람들의 확률 판단과 직관적 예언을 설명할 때,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한다.
(1) 판단자들은 X가 M을 대표한다는 관계를 의미있게 평가할 수 있다.
(2) 그러한 평가는 확률이나 빈도에 대한 인상이 아니라 대표성에 의해 설명되어야 한다.
(3) 대표성 관계는 확률 논리와 체계적으로 다른 그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
ㅇ 불확실한 사건의 확률 평가, 알지 못하는 양의 예언 등은 '문제의 해석 → 적절한 정보의 탐색 → 적절한 정보의 선택'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 대표성이 직관적 예언과 확률 판단을 완전히 지배하지는 않지만, 대표성에 상당히 민감하다. 따라서 주관적 확률은 대표성에 영향을 주는 부적절한 요인들의 강향 영향을 받는다[편향].
- 판단에서 대표성에 의존하는 일이 체계적 오류를 일으키는데도 사람들이 대표성을 판단의 근거로 사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대표성은 [확률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고 평가하기 쉽다.
- 그럴듯한 사건이 그렇지 않은 사건들보다 보통 더 대표적이다.
- 표본이 보통 전집을 대표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빈도와 대표성 간의 상관관계를 과대평가한다.
- 대표성의 논리와 확률의 논리는 다르다.
- 따라서 대표성에 의존하면 판단 오류를 일으킨다.
- 한편으로, 대표성도 그 나름대로의 논리를 따르기 때문에 판단 오류를 예측 가능하다.
ㅇ 대표성과 확률이 특히 대비되는 경우
- 증거가 틀릴 때
- 표적 사건이 매우 특수할 때(구체적일 때)
e. g. <61kg 이하의 몸무게>는 중년 남자에게 비전형적이고, <70.65kg>은 전형적이다. 후자가 더 잘 대표하지만, 전자의 확률이 더 높다.
- 일반적으로 말해서, 구체성의 증가가 대표성의 감소를 초래하지는 않는다. [70.65kg은 구체적이어서 확률이 낮아지지만 대표성을 낮추지는 않는다.]
복합 사건들의 평가 - '결합 효과'
ㅇ 복합 사건들을 평가할 때 확률과 대표성이 뚜렷하게 대비된다.
- 'P(A&B) ≤ P(B)'는 유사성이나 대표성에 적용되지 않는다.
ㅇ 연구 1
빌은 34세이다. 지적이지만 상상력이 별로 없고, 충동적이[이지 않으?]며 생기가 없다. 학교 다닐 때 수학을 매우 잘 했으나 인문, 사회 과목은 잘하지 못했다.
(A) 빌은 회계사이다. - 묘사와 관련 있는 특징
(J) 빌은 취미로 재즈를 연주한다. - 묘사와 관련 없는 특징
(A&J) 빌은 취미로 재즈를 연주하는 회계사이다.
확률만 고려하면 P(A)>P(J)>P(A&J)가 되어야겠지만 사람들은 확률뿐만 아니라 대표성까지 고려해 P(A)>P(A&J)>P(J)라고 판단했다.
ㅇ 연구2
린다는 31세로 독신이고 자기 표현을 잘 하며 머리가 매우 좋다. 철학을 전공했는데, 학생 시절 차별과 사회 정의 문제에 깊이 관여하였고, 반핵 시위에도 참여하였다.
(F) 린다는 여성 운동에 적극적이다 - 묘사와 관련 있는 특징
(T) 린다는 은행 창구 직원이다 - 묘사와 관련 없는 특징
(F&T) 린다는 은행 창구 직원이면서 여성 운동에 적극적이다.
확률만 고려하면 P(F)>P(T)>P(F&T)가 되어야겠지만 사람들은 확률뿐만 아니라 대표성까지 고려해 P(F)>P(F&T)>P(T)라고 판단했다.
피험자들에게 P(T)≥P(F&T)임을 설명하자 자신들의 답이 틀렸음을 인정했다. ("통계 과목을 몇 개 수강한 스탠포드 심리학과, 교육학과 대학원생 혹은 스탠포드 의대 학부생" 중 두 명은 자신들이 틀렸다는 점을 끝까지 인정 안 했다고 한다. 멍청이들...)
가능한 반론: '린다는 은행 창구 직원이다'라는 선택지와 '린다는 은행 창구 직원이면서 여성 운동에 적극적이다'라는 선택지가 있으면, 피험자들은 '린다는 은행 창구 직원이다'라는 선택지가 린다가 여성 운동에 적극적이라는 점을 배제하는 것 아닌가?
→ 연구 3
ㅇ 연구 3
비욘 보그(매우 유명한 테니스 선수)가 테니스 대회 결승전에 올랐다.
(1) 보그는 시합에서 이길 것이다.
(2) 보그는 첫 세트에서 질 것이다.
(3) 보그는 첫 세트에서 이기지만 시합에서 질 것이다.
(4) 보그는 첫 세트는 지지만 시합에서 이길 것이다.
사람들은 (1)>(4)>(2)>(3) 순서대로 그럴듯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실제 확률은 (2)>(4)인데 사람들의 평가에서는 역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논의
앞의 연구들은 사람들이 사건들의 확률을 평가할 때 [엄격한 확률 법칙이 아니라] 대표성에 따라 평가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P(A&B) ≤ P(B)'는 어렵지 않은 확률 법칙이고 실제로 사람들은 추상적으로는 이 법칙을 이해하지만, 구체적으로 사용할 때는 적용하지 못했다. 사건의 세부 내용이 늘어날수록 확률은 줄어들지만, 대표성과 그에 따른 우도는 증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의 판단에서 대표성의 논리와 확률의 논리의 불일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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