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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9일 일요일

[요약정리] Prinz, Jesse. (2004). Furnishing the Mind 2장: “Traditional Philosophical Accounts”

※ 2019년 1학기 서울대 철학과 "과학철학연구" 수업(담당교수: 천현득, 주제: 인지과학철학)에서 작성한 발제문이다.



2.1 심상주의(imagism)
심상주의 개념 이론은 심상(image)에 중심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입장이다. 우리가 대상을 마주치면 감각체계를 통해 그 대상에 대한 심상이 생긴다. 심상은 나중에 그 대상이나 그 대상이 속한 범주를 표상할 때 필요하다. 또한 심상주의자들은 우리가 우리 심적 상태에 대해 반성(reflection)함으로써 개념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감각이나 반성을 통해 얻은 개념들을 조합함으로써 새로운 개념을 만들 수도 있다.
 
심상주의의 장점들
- 심상주의는 개념에 대한 개체발생 이론을 포용할 수 있다. 개념은 기억 안에 지각적 상태들을 저장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 만약 대부분의 개념들이 복잡한 지각적 경험 혹은 저장된 지각에 대한 조합이라면, 대부분의 개념들은 이런 식으로 배워질 수 있을 것이다.
- 또한 심상주의는 계통발생적 습득을 설명하는 데에도 장점이 있다. 만약 우리가 어떻게 지각 체계들이 진화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만들 수 있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지각적 상태들이 기억에 저장되고 개념으로 쓰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뿐이다. 반면 개념이 지각적 상태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 지각 체계의 진화와 별개로 개념의 진화에 대한 설명을 따로 제공해야 한다.
- 심상주의는 인지적 내용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샛별개밥바라기의 동일성이 정보적이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두 구분되는 기술에 대해서 사람들이 두 서로 다른 심상을 형성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반대로 나와 쌍둥이 지구의 내 쌍둥이의 개념의 공통점은 둘 다 가지고 있는 공통의 심상에 의거해 설명할 수 있다.
- 심상주의는 특정 종류의 범주화를 설명하는 데에도 쓰일 수 있다. 범주 확인은 지각을 통해 마주친 대상에 대한 인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심상주의는 개념이 지각된 것(percepts)과 질적으로 유사하다고 함으로써 이 작업을 쉽게 설명한다. 범주 생산은 심상에서 정보를 읽어낼 수 있는 우리 능력으로 설명할 수 있다. (: 우리는 개를 털이 있고 꼬리가 있는 것으로 묘사하는데 왜냐하면 그런 특징들이 우리 개 심상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형성 효과는 한 범주 내의 몇몇 대상들이 지각적으로 더 생생하고(salient) 따라서 심상에서 더 잘 표상될 수 있다는 점에 의해 설명된다.
 
심상주의의 문제점들
- 범위 문제: 어떤 개념들은 지각 불가능한 존재자나 속성을 지시하기 때문에 심상이 되기 어렵다. 어떤 개념들은 지각적 차이가 제거되면서 추상화됐기 때문에 심상이 되기 어렵다(: 삼각형임).
- 기본 수준 문제: 개념의 추상성 위계에서 중간에 놓인 기본 수준을 예측하지 못한다. 심상주의에 따르면 더 구체적인 심상을 더 생생하게 떠올려야 할 것이다.
- 공공성 문제: 만약 내 개념이 내가 경험했던 대상들에 대한 심상에 의해 구성됐다면, 다른 사람들은 또 다른 대상에서 개념을 구성했기 때문에 우리 개념들은 다를 것이다.
-지향적 내용 문제1: 심상주의자들은 심상이 닮음(resemblance)을 통해 지시한다고 상정한다. 그런데 심상은 애매하므로 개념보다 덜 구체적으로 지시한다.
- 지향적 내용 문제2: 심상과 마음-(extramental) 세계는 매우 다르므로 닮았다고 하기 어렵다.
- 지향적 내용 문제3: 지시와 달리 닮음은 대칭적이다. 이는 닮음이 지시를 위한 충분조건이 아님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강규태는 강규태의 초상화와 닮았고 그 초상화도 강규태와 닮았다. 그러나 강규태는 그 초상화를 지시하지 않는다.
- 합성성 문제: 단순 심상에서 복합 심상을 구성하는 체계적인 방식이 없다. 복합적 대상들에 대한 심상이 명백한 구성요소들로 분해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2.2 정의주의
정의주의에 따르면, 개념들은 각각 필요조건이고 합쳐서 충분조건이 되는 특성들이나 조건들의 집합으로 개념이 규정될(identified) 수 있다.
 
정의주의의 장점들
- 지향성 설명: 정의를 만족하는 것은 지시에 충분하고, 정의는 대상을 매우 정밀하게 골라내기 때문에 정의주의는 심상주의의 문제점들을 피해갈 수 있다.
- 지향적 합성성 설명: 사고나 복합 개념의 지향적 내용은 그것의 구성 개념들의 지향적 내용과 조합 규칙에 따라 결정된다. : 나무의자의 정의는 나무로 만들어짐 의자의 정의를 조합하면 된다.
- 인지적 내용 요구사항 만족: 지향적 내용이 같은데 다른 인지적 내용을 가지는 경우를 설명할 수 있다(: 개밥바라기의 정의와 샛별의 정의는 다를 수 있다). 지향적 내용이 다른데 비슷한 인지적 내용을 가지는 경우도 설명할 수 있다(: 개념은 우리 지구와 쌍둥이 지구에서 똑같이 '강과 시내를 채우는 투명한 액체'와 같이 정의될 수 있다).
- 공공성 요구사항 만족: 여기서 정의주의는 분석/종합 구분에 도움을 받는다. 이 구분은 개념을 정의하는 특성과 그렇지 않는 특성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구분이 가능하다면, 한 범주의 대상들과 연관되는 여러 속성들 중 일부만으로 정의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속성들을 몰라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 강규태는 총각이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데, 생명과학을 잘 모르는 김성제는 이를 부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강규태와 김성제가 서로 다른 총각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총각은 결혼하지 않은 남자로 정의되기 때문이다.
 
정의주의의 문제점들
- 원초적인 것에 대한 문제: 심상적 정의주의자들은 원초적인 것은 감각적인 것이라고 말하는데, 심상적 정의주의는 현재 설득력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 정의주의자의 가능한 대응은 개념들을 더 이상 정의할 수 없을 때까지 분석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정의할 수 없을 때까지 분석해서 나온 개념들이 생득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정의를 할 때 사용되는 개념들은 피정의 개념들만큼이나 복합적인 것으로 드러날 때가 많다.
- 지향성 문제: 정의주의에 따르면 개념은 그것의 정의 조건을 만족하는 대상들을 지시한다. 그런데 그 정의 조건도 개념이므로 다른 정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원초적 개념들에 다다를 것이다. 그런데 원초적 개념이 무언가를 만족한다는 사실을 그 무언가를 지시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더 해명해주는 것이 없다. 따라서 만족을 통한 지향성 설명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뒤로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
- 가족 유사성에 의거한 개념 문제: 한 범주에 속하는 모든 대상들에 공통되는 특성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 분석/종합 구분 문제: 콰인에 따르면 분석성에 대한 정의는 순환적이다. 또한 분석적 참은 경험적으로 수정되지 않는다고 상정되는데, 입증은 전체론적 과정이므로 이러한 지위를 갖는 참은 없다.
- 범위 문제: 어떤 개념을 정확하게 정의내리는 일은 극도로 어렵고 반례에 취약하다.
- 이해 문제: 지시체-기반 의미론 옹호자들은 일상 언어 사용자들이 고유명이나 자연종 용어를 이해할 때 정의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신, 사람들은 우연적 특성들에 호소하여 지시체를 고정할 뿐인 기술들(descriptions)를 이용한다. ) 우리는 플라톤을 국가의 저자로 이해하지만, 그가 국가를 쓰기 전에도 그는 플라톤이었고 죽을 때까지 쓰지 않았어도 플라톤이었을 것이다.
- 개념 습득 문제: 실험에 따르면 정의는 관찰에 의해 얻어지기 쉽지 않다.
- 범주화 문제 1: 범주화의 기본 수준이 추상성의 중간 수준에 해당한다는 점을 예측하지 못한다. 그 수준에서의 정의가 다른 수준에서의 정의와 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 범주화 문제 2: 전형성 효과를 설명하거나 예측하지 못한다. 정의하는 특성들 각각은 모두 그 피정의 개념의 필요조건들이므로 동등하게 취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형성 효과는 그 범주 의 필요조건이 아닌 특성들에 대해서도 자주 일어난다.
- 여러 증거들에 따르면 정의는 심리학적 실재가 아니다.
 
정의의 심리학적 실재 여부에 대한 논의
정의주의자들은 정의가 심리학적으로 실재한다는 주장을 다음과 같이 옹호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정의가 그럴 듯하고 어떤 정의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강한 직관을 가지고 있다. 그런 직관이 있다는 것은 머릿속 깊은 곳에서 우리가 정의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정의가 철학적 분석을 통해 얻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이미 머릿속 깊은 곳에 있는 정의를 끌어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 정의가 좋은 정의라고 판단하는 것은 정의 없이 단순히 내가 대상들을 분류해 놓은 것에 잘 맞는 경우에 불과할 수도 있다.
 
Rey의 형이상학적 정의주의
- Rey는 개념은 정의라고 믿지만, 개념을 구성하는 정의는 그 개념의 소유자에게 알려지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한다. 대신 Rey는 개념들이 외재적 정의(external definitions), 즉 형이상학적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개념의 정의는 세계에 대한 사실이지, 개념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심적 상태와 관련 있는 것이 아니다.
- 사람들은 대상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확인함에도 여전히 공공성이 성립할 수 있는 것은 그 대상을 바로 그 대상으로 만드는 형이상학적 조건이 일정하기 때문이다.
- 개념 소유는 우리가 그 대상을 탐지(detect)하여 지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우리는 개가 짖거나 꼬리를 흔드는 것과 같은 우연적 속성들을 이용하여 개를 탐지하고 개념을 갖는다.
 
Rey에 대한 비판
- 적절한 개념 이론은 인지적으로 매개된 행동을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Rey의 주장대로 개념이 외재적 정의로 이루어져 있다면 개념은 우리가 범주화에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조건이라고 할 수 없다.
- Rey는 개념 소유가 대상의 우연적 속성을 탐지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공공성도 같은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왜 개념 소유와 공공성을 다르게 설명하는가?
- 우연적 속성들은 Rey가 가정하는 것보다 더 광범위하게 공유되므로 공공성을 만족할 수 있다.
- 속성들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은 개념도 공유하지 않을 것이다. ) 내가 개가 짖는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과 완전히 의사소통할 수 있겠는가?
- 우연적 속성들뿐만 아니라 정의들도 다양할 수 있다. '영혼', '자유의지', '괴물' 같은 것들의 정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합의하는 것은 어렵다. 이런 개념들을 공유하는 것은 a few 수의 공통 속성에 동의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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